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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

'리셋' 출간한 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

북뉴스 | 2016.08.22 12:06

일제의 신사참배를 반대한 주기철 목사, 물산장려운동을 이끈 조만식 장로, 한국의 슈바이처인 장기려 장로 등을 배출한 역사 깊은 교회인 산정현교회의 담임이신 김관선 목사님을 만났다. 김목사님은 최근에 리셋’(두란노)이란 책을 출간했다. 컴퓨터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을 때 다시 리셋하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김목사님은 지금 한국교회가 리셋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김목사님으로부터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김관선 목사님과 산정현교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199511일부터 시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39살에 부임했는데 부목사 경력 1년의 목사가 부임해 보니 1906년 평양에서 설립되어 89년 된 역사적인 교회의 무게가 대단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기철 목사님의 이름이 주는 그 중압감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목사 안수 받은 지 1년여 된 목사이기에 아무런 정치적인 생각이나 욕심 없이 순수하게 말씀으로만 교회를 바르게 세워 가는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계산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요?

1922년에 장로로 세움 받은 민족 지도자 고당 조만식, 부임한 첫해 성탄절에 천국에 가신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던 성산 장기려 장로님 등 자랑스러운 역사의 흔적을 과거가 아닌 현재에 구체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부임 22년째 맞은 올해 돌아보니 한국교회 안에 큰교회가 아닌 큰일 하는 교회, 비대한 교회가 아닌 건강한교회로 인식되어진 것은 매우 감사한 일입니다.

 

리셋을 출간하게 된 동기와 리셋 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산정현교회 부임 이후 계속 말씀에만 집중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것만 설교하겠다는 자세로 본문과 씨름하면서 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교회 안에 너무 많은 복음과 말씀의 왜곡이 자리 잡고, 또 그것이 말씀에서 벗어낫다는 인식조차 없이 교회가 방향을 바르게 잡지 못한 채 흐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성경에 기록된 대로 선포하는데도 처음 듣는 것처럼 또는 의아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심각하게 잘못된 의식과 가치를 바로 잡기 위해 말씀 사역을 계속했습니다. 타교회 집회나 교단 행사에서 말씀을 전할 때 더욱 이런 부분에 집중하고, 글쓰기 등에서도 그것에 집중했습니다.

 

설교집이나 책을 내자는 제안이 그 동안도 많이 있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글 쓰고 한참 후에 다시 읽으면 책으로 펴내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었던 것이 만60세가 되었고 교회도 올해로 110주년을 맞으면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고민하던 것들, 강단에서 강조하던 것들, 그러나 한국 교회에서 많이 말하지 않던 것들을 활자로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몇 개의 원고를 본 두란노서원에서 격려해준 것이 용기를 내는 힘이었습니다.

 

고민 중에 리셋 RESET’이라는 표제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말씀에서 어느새 멀어진 교회를 말씀으로 원위치 시키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 것이지요. 왜곡된 복음과 교회관, 예배관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가정에 대한 성경적 고민을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 본문이 정말 의도하는 것이 이 시대에 제대로 해석되고 선포되는지를 스스로 묻는 작업이었습니다. 삶과 신앙이 너무 벌어진 현실에 아파하면서 분문 말씀 속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인도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나만이 바르고 모두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고민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 책에 담겼습니다.

 

목사님의 책에서 비유적으로 버그라는 말이 나옵니다. 버그라고 할 수 있는 것들 즉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버그라고 표현하면 오해할 분들이 계실 것이지만 오늘날 복의 개념은 이미 세상의 흐름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좋다고 평가되는 학교, 회사 그리고 그런 자리에 올라가야 복이라고 믿고 축하하는 이 세상의 가치관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 그런 것 중 하나겠지요.

 

교회와 성전의 혼동으로 인해 진정한 교회관이 혼란에 빠졌지만 건져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성전건축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정을 위해 교회가 건강한 성도들의 삶을 세워줘야 하는데 교회를 위해 가정도 가족도 뒤로해버리는 그런 모습을 열심 있는 신앙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그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가정과 내 삶의 현장을 소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구체적인 삶이어야 한다고 성경이 말씀하는데 놓치고 있는 것이지요.

 

목사님은 책에서 종교개혁자의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날 한국교회가 복음에 어떤 변질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종교개혁자의 신앙이란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말씀으로 돌아가야지요. 복음이 앞에서 언급한 성공지향주의, 물량주의로 변질된 것입니다.

교회를 예배당 규모나 모이는 사람의 수, 연간 예산으로 그 규모를 말하려고 한다면 복음은 이미 병든 것입니다. 그로 인하여 곳곳에 왜곡된 복음이 사람들을 끌어가면서 스스로 실패자의 인생을 살게 합니다.

 

주기철 목사님께서 감옥에서 모진 고문에서도 살아나야 승리라고 생각한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 돌로 떡을 만들고 십자가에 달렸지만 내려오는 기적을 일으키는 것만이 복음이라고 여긴다면 주님께서도 당황할 일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바라보면서 한국교회가 추구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말씀해주시지요.

 

개혁을 말하기보다 말씀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말씀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수많은 성경공부나 교회의 여러 프로그램보다 말씀 속에 깊이 들어가 말씀에서 교회도 인생도, 가정도 바르게 세워가야지요.

 

뛰어난 효과를 내는 성경공부 교재보다 성경본문을 스스로 읽고 그것을 통해 내 삶을 바꾸고 성장시키는 힘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렇게 성경 보는 눈을 열어주고 그렇게 얻은 감동이 삶에 구체적으로 실현되면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정치인이나 교육자, 사업가, 일반 직장인들이 그 자리를 하나님께서 세우신 자리고 거기서 하는 일상이 하나님이 맡기신 일로 여기도록 바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목사가 하는 교회에서의 일이나 집사님이 출근해서 일하는 그것들이 동일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아주 건강한 교회란 어떤 교회일까요?

 

원론적으로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리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지체입니다. 그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모여 예배한다면 그런 공동체가 교회지요. 두 세 사람이라도 주의 이름으로 모였기에 주님이 거기 계시는 그런 모임이 교회입니다. 진정한 교회는 건물도 아니고 수많은 프로그램이 교회를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구원받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구원은 은총을 감격스러워하며 예배하는 공동체입니다. 교회의 본질적 정체는 예배에 있습니다. 진정으로 예배하는 곳이라면 그 곳이 길거리든 산 위든 성전의 성격을 갖는 것이고 그 예배를 통해 주신 감동을 행동으로 옮겨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기꺼이 흩어져 세상을 변화시키는 구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 사람들이 교회입니다.

 

건물에 집중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산정현교회라는 이름은 부동산으로서의 예배당이 아닙니다. 에베소나 빌립보교회처럼 산정현이라는 지명을 붙인 예배 공동체요, 구원에 은총에 감사하면 이 세상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교회의 착한 모습으로 세상에 희망을 주고 세상이 기대하는 만큼 감동을 주는 그런 공동체가 초라한 천막을 치고 모이더라도 진정한 교회입니다. 초기 교회 공동체가 사람이 많아졌어도 예배당 건물을 짓지 않고 착한 일을 했습니다. 복음을 계속 전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이 교회지요.

 

진정한 의미의 교회는 모바일적 성격을 갖습니다. 한 곳에 정지된 교회가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40년 동안 움직였습니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는 성막을 중앙에 설치했습니다. 계속 이동했습니다. 그 성막이 가나안에 정착한 후에도 솔로몬이 건물로서의 성전을 건축할 때까지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상징적입니다. 그것이 성전, 교회의 성격입니다.

 

건물로서의 성전은 무너졌고 다시 재건되었지만 결국 또 무너진 후 다시는 건축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역사적 섭리입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성전이요, 교회란 예수 믿는 모든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움직이면서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주님의 이름을 존귀하게 하는 일들을 해낸다면 거기가 성전이요 교회입니다.

 

물론 교회가 공동의 예배를 드리고 또 영적 훈련도 받고 함께 기도하고 또 사회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역을 위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교회라고 부르지만 그 건물 자체가 아닌 그 건물에서 아름다운 섬김을 갖는 그들이 교회입니다. 건강한 교회란 건강한 예배를 드리고 말씀의 도전을 따라 건강한 사역을 감당해내는 공동체입니다.

 

목사님은 리셋이란 책에서 가정의 초기화도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가정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가정이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게 변화될 수 있을까요?

 

가정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최초의 공동체이며 세상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힘입니다. 그 가정을 성경적으로 바로 세워야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과 스토리가 가정 이야기입니다.

 

아담의 가정, 노아의 가정, 아브라함과 이삭 그리고 야곱의 가정 이야기가 창세기입니다. 역사 속에서 다윗의 가정 이야기 등 수많은 가정 이야기를 통해 건강한 가정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도전해 줍니다.

 

교회에서 중요한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은 주일성수, 십일조 잘하는 사람이 아닌 좋은 남편이고 좋은 아버지여야 한다는 것을 바울 사도가 그의 목회서신에서 잘 밝히고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한 가정을 읽어내는 통찰력입니다.

 

가정이 건강해야 교회도 건강해지고 하나님 나라도 든든히 서는 것입니다. 좋은 목사란 좋은 아버지요, 좋은 남편이어야 합니다. 교회에서는 인정받는데 아내에게 인정 못 받고 자녀들이 존경할 수 없다면 좋은 목사일까요?

이런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주일 오후 시간은 가정에 돌려주어 온 가족이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대화하고 함께 기도도 하고 서로를 든든히 세워 주어야 합니다.

 

신앙이 좋다는 것은 예배당 밖,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존중받고 인정되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좋은 목사보다 좋은 아버지이고 싶습니다라는 고백도 담았습니다.


 

김목사님의 비전과 출간계획을 말씀해 주시지요.

 

앞으로도 삶과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말씀을 활자화하는 사역을 하고 싶습니다. 이중섭의 그림을 보면 그의 삶을 화폭에 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화려하고 고급스런 캔버스는 아니었습니다. 돈이 없어 버려진 담배갑 속지 은박지를 캔버스로 삼기도 했지만 그 속에 삶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그림들이 매우 비싼 값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신앙을 삶에 담아내고 구체화할 수 있는 말씀을 책으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열심히 지금 쓰는 책이 있습니다. “입니다. 그 몸으로 어떻게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인답게 살 것인가를 쏟아놓고 싶습니다. 다섯 가지로 정리했는데 눈, , , 손 그리고 발입니다.

 

한 음절로 된 우리 몸이 어떻게 사용되어야 그리스도인다운 것인지 구체적으로 써가고 있는데 가능하면 빨리 내놓고 싶은 마음입니다. 신앙은 삶에 녹아 있어야 합니다. 결코 삶과의 괴리가 생기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몸을 이루고 여러 기능을 하는 이 한 음절의 몸의 여러 기관을 어떻게 삶에서 가치 있게 사용하면서 그 기능을 더 풍성하게 하며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인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컨셉을 잡고 작업하고 있는데 할수록 재미가 있습니다.

 

성경을 이렇게 저렇게 흐름을 잡아 이 시대에 새로운 역사를 펼치는 거룩한 도구로 사용하고 싶습니다. 리셋, 정말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 교회와 복음을 제 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초기화하는 작업을 우리가 꼭 이뤄야 합니다.

 

너무 오래된 시간 동안 고민도 하지 않고 여기 저기 또 이 사람 저 사람에 의해 떠돌아다니는 말들을 편집하는 것이 아닌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의 삶에 현장에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마음에 살아있게 만드는 역할이 설교자가 할 일이라 확신합니다.

 

리셋출판 이후 여기저기서 피드백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도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참 감사했고 그것이 희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담: 크리스찬북뉴스 대표 채천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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