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을 위해 올 겨울 성서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해 볼 수 있는 박람회가 열려 관심을 끈다. 오늘(28일)부터 다음해 2월 28일까지 MBC아카데미와 국민일보 공동 주최로 열리는 ‘성서문화체험박람회’가 그것이다.
▲국내에 성서고고학을 처음 소개한 원용국 교수는 이번 '성서문화체험박람회'에 자신이 직접 발굴, 소장한 유물 550여 점을 전시한다.©뉴스미션 |
특히 이번 박람회에 자신이 직접 발굴ㆍ소장하고 있는 신구약 시대의 진품 유물을 전시하는 원용국 교수(한국성서고고학회 회장)는 이 행사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유물 및 유적지 발굴을 통해 성서문화를 고증하는 성서고고학 연구를 국내에서 처음 시작한 인물이기도 한 그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성서문화를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성서고고학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서문화체험박람회, 유물 통한 성서문화의 생생한 고증될 것
‘성서문화체험박람회’는 성서문화체험조직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6층 MBC 아카데미 특별전시관에서 오늘부터 석 달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마음의 눈으로 보는 성서이야기’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에는 총 9개의 체험관에 주제별로 다양한 유물 및 성화, 사진 등이 전시된다.
각각의 체험관은 △원용국 교수의 신구약 시대 진품 유물 550여 점을 볼 수 있는 ‘유물관’을 비롯해 △사진작가 제임스 티소의 작품 ‘예수 그리스도 최후의 6일’을 전시한 ‘제임스 티소관’, △관람객이 직접 모형 십자가에 매달려 봄으로써 예수님의 고난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한 ‘십자가 체험관’, △성서 속에 나오는 각종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 체험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원 교수는 “이번 박람회에 오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의 역사를 한 눈에 훑어볼 수 있음은 물론,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이 유물을 통해 어떻게 고증되는지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크리스천들이 신앙의 도전을 받게 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 그의 바람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성서고고학’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성서고고학은 성서에 근거한 유적지와 유물을 바탕으로 성경 시대의 문화를 밝혀내는 학문으로, 쉽게 말해 성경이 기록된 배경을 알아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번 박람회가 일반인들에게 성서고고학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한국교회 성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국내에 처음으로 성서고고학 소개…한국성서고고학회 설립으로 이어져
원 교수가 성서고고학을 공부하게 된 건 우리나라에 최초로 기독교박물관을 세운 고(故) 김양선 목사와의 특별한 만남 때문이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김 목사님이 남산에 세운 기독교박물관을 곧잘 들락거리면서 고고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됐다”며 “그래서 숭실대 철학과에 진학했는데, 마침 김 목사님이 그 학교 사학과 교수님이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김 목사의 적극적인 권유로 성서고고학을 공부해 보기로 결심은 했으나 당시 국내에 성서고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자리를 잡기 전이었기 때문에 심층적인 연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원용국 교수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성서고고학에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뉴스미션 |
이 기간 동안 원 교수는 “이론과 실제가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싶어 너무 놀랐다”며 “이때의 경험은 나로 하여금 성서고고학의 매력을 느끼게 해 줬고, 순간순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 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예를 들어, 성지의 언덕을 파헤쳐 보면 많게는 34개가량의 층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하나의 층은 곧 한 시대의 흔적을 파악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즉 언덕 하나를 통해 수십 개에 달하는 시대의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성지를 방문해 발굴 작업과 연구를 계속해 온 그는 1993년 한국성서고고학회(이하 학회)를 세웠다. 현재 학회에서는 △‘성경유물전’ 개최를 비롯해 △<성경과 고고학>이라는 계간지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성서고고학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교회, 유물 현장 보존에 소홀한 것 같아 안타까워”
성서고고학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이 남다른 원 교수는 한국교회가 역사적 유물과 유적지를 관리ㆍ보존하는 데 있어 소홀한 것 같다며, ‘현장 보존’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교회를 세운 것이 120년 전인데, 한국 기독교의 120년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유물과 유적지가 국내에 얼마나 남아 있느냐”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원 교수는 “이는 결국 성서고고학과 일반고고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교육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성서고고학박물관 건립도 이러한 교육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성서고고학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키워가는 원 교수의 꿈과 비전이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귀한 열매를 맺어, 한국교회에 신선한 자극을 넘어 유익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