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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죽으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소망이시다

조정의 | 2020.09.14 18:05
태어남에 관하여, 죽음에 관하여/팀 켈러/윤종석/두란노/조정의 편집위원 서평

인류가 오랜 시간 답하기 위해 노력했던 질문, ‘우리는 왜 태어난 것일까?’ ‘죽음은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가?’ 등이 사상 초유의 코로나 19사태를 오랜 시간 겪으며 많은 사람이 갖는 질문이 되었다. 발달한 의학과 충분한 영양분 섭취, 꾸준한 건강 관리 등으로 백 세 인생을 자랑하는 현대인에게 순식간에 퍼져 생명을 위협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인간이 얼마나 유약한 존재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인생의 참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은 무엇일까? 그리스도인은 지금 사태 가운데 태어남과 죽음에 관하여 어떤 위로와 소망을 가질 수 있을까?

팀 켈러는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국내 잘 알려진 목사이자 저자이다. 뉴욕에 있는 리디머 교회의 설립 목사로 도시 사역 기관인 City to City에서 섬기고 있고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강단에서 설교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국내 소개된 책만 20여권이 넘는다. 그의 책은 대부분 복음주의적이면서 한 주제에 관하여 다양한 생각을 잘 정리하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진리를 강요하고 주입하기보다는 잘 설득하고 회유하여 진리로 인도하는 변증에 있어 탁월하다.

<태어남에 관하여>, <죽음에 관하여> 그리고 <결혼에 관하여>는 팀 켈러가 “인생 베이직” 시리즈로 낸 책들이다. 저자는 서론에 말하기를 “시리즈 전체 흐름은 세상에 태어남과 세례로 시작해 결혼으로 넘어가 죽음으로 맺으려 한다. 이 작은 책들이 길잡이가 되어 당신에게 위로와 지혜를 더해 주고, 무엇보다 평생 하나님을 찾고 아는 길을 가리켜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란다”(9페이지)라고 밝혔다. 그리스도께서 주실 수 있는 위로와 지혜가 독자의 인생 가운데 임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 또 그렇게 되기 위해 하나님을 찾고 아는 길, 곧 그리스도를 통한 영생의 길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잘 담겨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변증의 목적, 전도의 목적을 가진다.

먼저 팀 켈러는 <태어남에 관하여>에서 두 가지 출생(육신의 출생, 영적인 출생-구원)을 다룬다. 그는 모든 사람이 남녀의 성적 연합으로 이 땅에 출생하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하면서(창 1:28), 모든 자녀는 하나님의 상급이라고 말한다(시 127:3). 하지만 현대인들은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자녀를 양육하는 의무에서 해방되도록 끊임 없이 요구받는다. ‘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해야지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떠밀려 그 일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각자가 믿는 진리대로 살면 된다’(29페이지). 하지만 죄, 은혜, 하나님, 영원한 생명 등을 가르치는 성경은 지금 세상이 말하는 인생의 의미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리스도인 부모는 자녀에게 삶으로 그리고 입술로 무엇이 옳은지 제대로 가르칠 의무가 있다.

켈러는 “한 번 태어나면 두 번 죽고 두 번 태어나면 한 번 죽는다”고 말했다(114페이지). 모든 사람은 두 번째 출생,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자의 말대로 둘째 사망 곧 불못을 영원히 경험하게 될 것이다. 거듭남에 대한 저자의 설명 중 신선했던 것은 ‘장래의 은혜’를 말하며 현재의 구원의 효력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거듭남은 미래에서 시간 여행을 하듯 온다고 말한다. 우리가 미래로 이동하지 않고 미래가 우리 속으로 들어온다. 그리스도 안에서 장성한 분량으로 자라게 하신다는 하나님의 미래의 약속과 능력이 지금 거듭난 자의 삶 속으로 들어와 확실하게 신자를 아들의 형상으로 변화시켜 나가신다는 것이다(55페이지).

<죽음에 관하여>에서 켈러는 오늘날 현대인이 왜 죽음을 덜 생각하는지 논한다. 과거엔 사람의 수명이 짧았고 질병과 사고에도 쉽게 목숨을 잃었다. 존 오웬도 열 한 자녀와 아내를 모두 생전에 잃었다. 과거엔 그만큼 죽음을 눈으로 목격하기 쉬웠다는 것이다. 죽음에 관해 그만큼 많이 생각할 기회가 있었다. 이교도 사상이든 기독교 세계관이든 죽음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늘 내세에 대한 소망을 제시했다. 켈러는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로 죽음을 바르게 해석하는 도구의 부재라고 말한다. 현대 무신론 사상에서 죽음은 그저 소멸이거나 생각할 필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켈러는 죽음이 가져오는 충격과 공포는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람이 죽으면 소멸한다고 믿는 이들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극복하기 힘든 슬픔을 주고 자신의 죽음은 생각하기 싫은 공포를 가져온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 죽음에 관하여 모든 사람은 합당한 설명이 필요하다.

저자는 오직 그리스도인만이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라고 담대히 말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전 15:55). 그리스도께서 육체의 죽음 너머 영원한 죽음으로 나아가는 우리 인생의 길을 바꾸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에게서 영원히 단절된 죽음에서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하는 생명으로, 영벌에서 영생으로 바꾸셨다. 모든 죄인이 죄로 인해 타고난 운명을 그리스도께서 그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바꾸신 것이다.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믿으면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아나 육체의 죽음에서 부활하고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을 받아 영생을 누리게 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확실히 알고 기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슬프지 않은가? 켈러는 예수님도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앞에 눈물을 흘리신 것을 말하며 슬퍼하는 마음은 정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슬퍼하되 소망을 갖자고 권면한다. “소금에 절이면 고기가 썩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슬픔도 소망이라는 소금을 치지 않으면 고기처럼 상한다”라고 말했다(55페이지). <죽음에 관하여> 마지막 장에 자신의 죽음 앞에 매일 묵상할 수 있는 말씀과 짧은 묵상 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 매일 묵상할 수 있는 말씀과 짧은 묵상의 글이 실려 있다. 죽음 앞에 연약한 인간에게 하나님은 생명의 말씀으로 소망을 가지고 슬픔을 감당할 수 있게 하셨다. 실제로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는 이에게 도움이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시리즈는 그의 사랑하는 가족 장례식장에서 그가 설교한 내용을 글로 정리한 것이다. 육신의 출생을 지켜본 가족들, 영혼의 거듭남을 함께 경험한 가족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지켜보는 가족들, 그리고 팀 켈러 자신도 암 선고를 받았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소망이 되는 메시지, 삶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가장 큰 위로가 되는 지혜의 메시지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그리스도 예수의 메시지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유한하고 일시적인 인생 중에 영원한 소망과 위로가 되시는 하나님을 찾고 그분을 아는 길로 걷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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