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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의 균등을 생각하며

크리스찬북뉴스 | 2017.10.01 14:42

82년생 김지영/조남주/민음사/강도헌 편집위원 

 

존엄의 균등을 생각하며

 

어려서부터 내 주위에는 여자들이 있었다. 굳이 엄마와 여동생 둘을 제외하고서도 어린 유년 시절을 백제의 의자왕처럼 살았다. 아버지가 시골 교회 목회자였던 터라 1970년 초반 당시 교회에 출석하는 중학생 이상의 미혼 여성들은 내 꽁무니만 따라 다녔다(가족들의 증언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여전히 교회에는 여자 친구들이 많이 있었고, 청년시절도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목회자가 되니 여성도들 속에서 심방을 다녔고 다니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나의 성향이 여성스럽거나, 여성을 더 잘 이해하는 남자는 절대로 아니다(눈치는 있다). 물론 오랜 훈련으로 다져진 끝에 여성들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여자 VS 엄마

 

여성이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남자가 아이를 낳을 수 없고, 젖을 줄 수도 없다. 또한 가정의 경제를 남편이 책임지기 위해서는 아내가 양육을 맡아 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 누군가는 아이를 낳고 양육을 해야 하며, 또한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남자와 여자가 해야 하는 일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데 충분히 동의한다.

 

본서는 출판이 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상위로 바로 진입했다(지금도 여전히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독자들의 공감적 피드백이 여기저기서 넘쳐 난다. 본서를 읽은 여성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이야기라고 공감하며, 이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한 사회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 본서를 읽다보면 여성들의 삶이 참 소외되고, 남성들의 횡포와 남성 중심의 사회 안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불공정함을 공감하게 된다. 더욱이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여성의 인권이 82년생 김지영씨가 김지영씨의 엄마세대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 본서는 여성의 현 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고민과 딜레마에 빠진다. , 결혼 후 변화된 역할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여전히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 여성’, ‘과거의 자기그대로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들은 공감과 반감이 공존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저자가 말하고 여성들이 공감하는 육아가 어렵고, 자신의 재능과 직업의 단절을 가져오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 이 시대가 귀담아 들어야 하지만, 여성만의 희생으로 차별 되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남성이 가사와 양육을 맡는 가정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때 남성들도 경력 단절을 각오해야 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육아를 맡으면 희생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과 반감이 함께 섞여 버린다. 그러므로 역할의 결혼이나 환경의 변화를 전제하지 않은 여성주의가 100% 공감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인간의 존엄

 

전통과 관습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이, 시대가 변화되었다고 하여 기존의 전통과 관습이 하루아침에 바꾸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물리적 약탈과 폭행이 난무하는 고대사회가 아니다. 더욱이 남성이 무조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수렵사회도 아니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여겨지던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시대도 이미 저물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여전히 현재의 한국은 남성 중심의 사회이다. , 이 사회는 여성의 특성을 고려하거나 인정하고 존중하기보다는 모든 것이 남성의 기준과 요구에 여성이 맞출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가 아니라 자연스럽다. 이러한 점에서 여전히 한국사회는 여성의 자리가 없고, 현재의 여성들이 여전히 이 사회에서 소외와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가장 가깝게는 유급 육아휴직과 어린이 보육정책, 남성들의 잘못된 성적 행위들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국가 정책과 사회제도의 변화가 시급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 직장에서의 남녀 차별 문제, 취업에 있어서조차 남성 선호의 문제,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맘충이라는 단어는 처음 듣는 말이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보편적 단어로 사용되는 듯한데, 매우 충격적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와 국가는 다름 아닌 약자들이 소외되지 않는 사회이지 않을까? 여기서 소외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현재 한국사회는 철저히 자본 중심적 사회가 되어 있고, 이 자본 중심적 사회는 돈과 권력이 있는 자들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주는 사회를 말한다. , 이익(, 생산)을 위해 인간이 수단화 되는 비인간적인 사회를 만드는 시스템이다. 이익과 생산을 그리고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을 인정하되 최우선은 인간의 존엄이 동등(평등이 아니다)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 과연 사치일까?

 

본서는 현재 여성의 현 주소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장애인 등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 지금의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살짝 비춰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감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여성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남성, 정치, 사회와 제도들..... 그래서 본서가 여성들의 카타르시스의 베스트셀러를 넘어 불균등한 사회적 담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도록 여성들이 힘을 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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