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뉴스

귀뚜라미 우는 밤의 눈물

크리스찬북뉴스 | 2016.10.14 22:13

어느 방송사의 앵커브리핑이 연일 화제입니다. 거창하거나 엄청난 특종 때문이 아닙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드러난 사실 그대로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어느 날, 그 앵커브리핑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 '나는 흙수저라는 말이 싫다.' 이른바 흙수저 담론이 불거졌을 때. 한 청년의 글이 있었습니다. 더 잘해주지 못해 늘 자식에게 미안해하는 우리 부모님이 흙수저라는 말을 몰랐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알게 되면 자식에게 그 흙수저를 쥐어준 것은 아닐지, 자책하실 것만 같아 그 단어가 싫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청년은 거꾸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부모님께 좋은 흙을 받았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좋은 흙."

 

그러나 이 청년의 소망과는 달리 세상은 흙수저, 금수저 논란을 더욱 무성하게 만들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초등학교 입학과정에서부터 출신 유치원과 부모의 직업이 거론된다는 기막힌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아버지 뭐하시노?" 1980년대 영화에나 등장했던 그따위 질문이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습니다. 가정 통신문에는 버젓이 생활수준 상 중 하 극빈, 이런 문항들이 있었습니다.

 

실세 정치인의 말 한 마디에 서류전형에서 2299등이었던 그 정치인의 인턴사원이 면접에도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1251의 경쟁률을 뚫어냈다면, 그 인턴에게는 동화 같은 이야기이되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잔혹사에 틀림이 없습니다. "아르바이트 끝나고 새벽에 들어오는 아이의 추운 발소리를 듣는 애비는 잠결에 귀로 운다."

 

나의 부모님만큼은 흙수저라는 말을 몰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던 그 청년. 그러나 이미 그 말을 들어버린 부모님, 이 땅의 힘없는 부모들은 모두가 잠이든 깊은 밤, 소리 죽여 울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통곡의 소리는 교회 안에도 들려옵니다. 많은 교회들이 덩치를 키우고 재정을 불리기 위해 가진 자를 반겼으며, 있는 자들을 환대했고, 부한 자들의 친구를 자청했습니다. 한 지역의 가장 큰 건물이 교회라면 자랑스러울까요? 저는 그렇게 여기지 않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누가 큰 자인지 겨누던 제자들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제살기 위해 마침내 예수를 배신하던 그 참담한 베드로와 같은 이들이 교회 안에 너무 많습니다. 지금도 유명한(?) 교회들은 권력과 재벌의 입을 대신하면서 음지에서 희생되고 신음하는 이들과는 거리를 둡니다. 이른바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초대형교회가 즐비한 부흥의 역사를 이뤘다는 한국 교회의 수준입니다.

 

약자의 서러움을 이해하고 예수께서 흘린 눈물을 공감하며 나누려는 사람들이 오히려 교회를 등지는 현실을 맞고 있습니다. 건강한 교회를 찾지 못하여 등을 돌리는 이들의 뒷모습을 보는 일은 슬프고도 욕됩니다. 우리가 전도한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 교회 나오세요. 예수 믿고 복 받으세요, 부자 되세요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가치관과는 확연히 다른 예수님의 복음을 전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모든 것이 거저 주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예수께서 보이시고 가르치신 대로 사람답게 사는, 하나님이 사랑하는 이웃의 아픔에 참여하여 사랑의 발걸음을 옮기는 것, 그것이 이른바 예수쟁이들이 할 일이고 교회가 보여야 할 일인 줄로 믿습니다. 주일마다 교회마다 이런 분들이 가을 햇살처럼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이성호 편집위원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398개(15/20페이지)
북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초기 교회 아이들의 얘기를 통해 다음세대를 준비한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5.01 14:37
공지 삶에 남기신 하나님의 흔적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5.01 14:28
공지 신학적 진리의 기원과 본질과 발전과정과 연구에 관한 논의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4.21 15:14
115 영웅이 필요한가?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24 22:03
114 남자가 용감해야 할 곳은 세상만이 아니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21 09:59
113 하나님의 인도를 어떻게 받을 것인가 - 신간소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17 11:06
112 무슬림,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한 스터디 교재 <우리의 친구 무슬림>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13 18:45
111 예수로 읽는 연대기 성경공부 - 가스펠 프로젝트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10 22:55
110 주님이 들려주시는 '나를 따르라'는 무엇인가?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09 21:07
109 나는 지금 왜 시위대에 참여하고 있는가?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09 20:51
108 기독교 초기 시대에 관한 소중한 일차 자료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07 22:09
107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1.04 14:16
106 1517-2017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 만감(萬感)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31 22:30
105 보듬어주는 환경(holding environment)을 만드는 리더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31 15:37
104 삶으로 어떻게 예배드릴까?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31 15:29
103 개혁신학의 영성은 성경적 영성, 종합과 균형의 영성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29 10:43
102 단순한 돌봄 목회의 철학이나 이론서가 아닌 이론과 현장의 실제적 경험이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28 15:57
101 루터와 칼빈이 사랑했던 중세신학의 꽃, 버나드 끌레르보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28 15:33
100 균형잡힌 안경테라야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24 11:44
99 재미에서 의미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24 10:34
98 아마추어를 벗어 버려야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21 23:48
97 여성 리더십의 회복이 교회의 회복으로 이어진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21 23:27
96 인간의 탐욕의 결정체인 전쟁을 통해서 인류를 인도하는 하나님의 섭리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10.21 11:4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