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하나님이 먼저? 돈이 먼저?

서상진 | 2021.02.04 14:51
사람이라고 하는 존재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존재다. 그래서 공부도 하고, 그래서 대학도 좋은 곳을 가려고 하고, 그래서 돈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벌고 싶어한다. 이것이 비단 세상 속에서의 문제일까? 그렇지는 않아보인다. 교회에서도 상향지향적인 가치가 어느 순간부터 교회가 추구하는 방향이 되어 버렸고, 목적이 되어 버렸다. 큰 건물을 건축하고,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이 내는 많은 헌금으로 해외에 수 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좀더 안락하고 편안한 환경 속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비하는 것이 교회의 목적이 되어 버렸다.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를 새롭게 시작하는 분들도 이런 것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다. 한 사람을 그리스도인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하는 본질적인 교회론적 가치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의 눈으로 보아왔고, 경험했던 큰 건물의 교회,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설교를 하고, 교회의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비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경은 무엇이라고 답을 할까? 성경은 상향지향적 삶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햐향지향적 삶을 살 것을 말한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하시며, 가르치셨다. 그것은 성찬과 세족식이다. 성찬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전부를 주셨다. 세족식을 통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셨다. 발을 씻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어야 한다. 그리고 시선은 위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발로 향해야 한다. 그 시대적 문화적 상황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 당시는 계급사회였다. 노예들도 계급이 있었다. 그래서 유대인 노예는 절대로 발을 씻기는 일을 하지 않았다. 노예들조차도 발을 씻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고, 하기 싫은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스승이 제자의 발을 씻겨주는 일을 몸소 보여 주셨다. 그리고 참된 섬김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직접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것이다. 예루살렘으로 입성하기 전에 누가 더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할지를 다툰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사건은 기존의 사회적 통념과 질서를 뒤집는 일이었다. 기존의 사회적 질서에는 계급이 있다. 그리고 그 계급은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구조는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돈이 있는 자가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돈과 권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돈이 있는 곳에 권력이 있고, 권력이 있는 곳에 돈이 존재한다. 이런 돈과 권력의 관계는 에수님 당시나 오늘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왜 그렇게 돈과 권력을 쫓으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이 성공이라고 하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면 권력이 자연적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오늘날 최고의 가치는 돈이다.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돈 때문에 가족간의 의도 끊어지고, 돈 때문에 교회도 무너진다. 돈이 최고의 궁극적인 가치가 되어버린 시대를 살아간다.
예수님은 이런 가치를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우리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하나님이 먼저냐, 돈이 먼저냐" "물질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 결국 이 말은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하는 말씀이다. 돈이 먼저냐 하나님이 먼저냐는 질문에 대다수 기독교인들은 주저없이 하나님이 먼저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사는 우리의 선택은 하나님보다는 돈이 먼저다. 성경적 삶의 현실 가능성 여부라는 주제를 가지고 설문을 조사했더니 20-30대 기독교 청년들은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살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응답을 40.4%로 했다.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주위에 별로 없다는 응답도 61.7%이다. 결국 이들의 생각과 가치 속에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성경의 말씀도 버릴 수 있다고 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결국 성경의 가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우리에게 보여주신 낮아지심, 하향지향적 삶의 가치는 돈 앞에서 다 굴복되었음을 보여준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교회가 왜 이렇게 무너졌을까? 교회가 왜 이렇게 세속화 되었고, 종교화 되었고, 종교 비지니스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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