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법보다 양심

채천석 | 2019.09.07 21:44

 

요즈음은 인터넷에 들어가봐도 텔레비전을 켜봐도 조국이란 분을 놓고 온통 말들이 많다. 나도 이분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정치와 관련한 것들에 대해서는 의사표현을 삼가왔다. 아무래도 정치와 관련된 언급은 크리스찬북뉴스편집위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될 것 같아서다. 하지만 최근에 조국이란 분의 이런저런 해명을 들으면서 조금은 화가 났다. 이분이 거짓말을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경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그와 관련된 얘기는 접고, 다만 교육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언급을 하고자 한다.

 

조국의 아버지께서 100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에서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학교에 200억원대의 부채를 안기고 본인 자신도 40억원대의 빚을 지고 있다가 단돈 6원으로 탕감받았다고 한다. 학교법인도 운영을 잘못하면 빚을 질 수는 있겠지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그 아버지가 그토록 많은 빚을 지고 학교에 부채가 쌓여가는 동안에 그분의 자식들은 50억원대의 부자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 아버지가 학교재산을 자식들에게 빼돌렸다느니 하는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겠지만, 학교운영은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는 나로서는 그저 씁쓸하기 그지없다. 설사 조국 일가가 법은 어기지 않았을지 몰라도, 양심의 법은 어긴 것이 아닐까? 한 나라의 지도자는 법보다 양심이 위에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법무부를 책임지려는 분은 더더욱 그러하다. 율법보다 복음이 위에 있는 것처럼, 법보다 양심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조국 씨의 딸을 놓고도 얘기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두 딸들을 수시전형으로 어렵게 국내대학에 진학시킨 나로서는 우리나라 대학입시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여기서는 간단한 소회만 밝히려 한다. 나의 두 딸들은 필리핀 현지의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중고 포함 4년제) 국내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부족한 학년(2-3학년)을 채우려고 다바오의 선교사 자녀학교에 편입했지만, 그 후에 교과목 이외에는 이과계통 진학과 관련된 스펙들을 전혀 쌓을 수 없어서 결국 문과계열로 진학했다. 나는 두 딸들이 국내대학 진학에 필요한 각종 스펙들을 쌓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쓸 때 무기력한 아버지밖에 되지 못했다. 당시 큰아이가 조국 씨 딸의 전공과 같은 생명공학과에 진학하고 싶어서 논문 쓰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이과 교수를 소개시켜 달라고 했는데 나는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런데 조국 씨와 같은 능력(?) 있는 아버지는 그에 합당한 노력을 다 하지 않은 자녀의 스펙들을 너무나 쉽게 만들어주었다고 하니 정말 마음이 씁쓸하다.

 

특히, 문과인 외고에서 겨우 고2가 된 학생이 병리학회 논문의 제1저자로 올랐다는 것에 나는 화가 많이 났다. 조국 씨의 해명은 딸이 영어를 잘해 논문 번역에 도움을 많이 주어서 제1저자로 등재되었을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확신한다.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해당 분야에 전문지식이 없으면 영역을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영어를 하며 선교사로 활동했던 나나,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권에서 배워서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나의 딸들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자기가 잘 아는 영역을 벗어난 전문서적을 영역해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사에서는 조국 씨가 딸이 병리학회 논문의 제1저자에 등재되는 것을 사전에 몰랐었다고도 하는데, 그 사실을 몰랐었다면 나쁜 아빠이고 알았었다면 양심이 없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이번 사태가 있기 전에는 조국 씨를 호의적으로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분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아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땐, 아무래도 조국 씨가 정치에 입문하는 길을 잘못 택한 것 같다. 아마도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를 시작했다면 성공했을지 몰라도, 모든 것에 검증이 들어가는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너무도 흠결이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이번 사태로 인해 문재인 정부가 상당한 타격을 받겠지만, 지금이라도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조국 씨에 대한 법무부 장관 지명을 철회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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