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숭늉에서 커피까지

고경태 | 2017.06.16 23:43

옛날 가마솥에 밥에 먹던 시절, 식후 숭늉으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우물가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러 마셨다. 산업화가 정착되고 도시화가 이루어진 대한민국은 커피가 식후 음료로 정착했다. 가마솥을 걸을 수 없기 때문에, 우물가가 사라졌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은 식후 음료가 커피이다. 식사 후에 아메리카노 테이크 아웃이나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은 기본이다. 식후 음료를 넘어서 생활 음료까지 되었다. 커피 생산지, 종류에 따라 분위기와 커피 맛을 느끼는 마니아들이 있다.

 

커피의 열풍은 커피콩이 열대산 열매인데, 한국에서 재배해서 커피 열매를 생산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커피콩 생두를 구입해서 직접 로스팅해서 음용하는 마니아들도 있다. 커피 맛의 세계는 무한무궁하다. 그 커피가 맛을 떠나 생활이 되었다. 방송에서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커피 음용은 377잔이라고 보도했다. 나는 하루에 한 잔도 마시지 않을 때도 있는데, 누군가는 400잔을 넘어서 음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커피가 좋은 음료라고 혹은 해로운 음료라는 호불호가 있다. 분명한 것은 커피가 각성 효과는 있는 거 같다. 단기간에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커피는 분위기 전환용이 아니라, 맛으로 생활로 음용하는 세태이다.

 

필자는 커피 생활에서 염려하는 것은 찬물 음용 문화이다. 여름이 되면 냉커피가 불티나게 팔릴 것 같다. 필자도 달달하고 시원한 냉커피를 좋아한다. 그러나 차()에서 냉차는 찾기 쉽지 않다. 차 문화에서는 항상 따뜻한 음료를 취한다. 숭늉도 항상 따뜻하고 미지근한 상태에서 음용을 한다. 정수기에 장착된 냉수 기능은 얼마나 쉽게 냉수를 음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냉수를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을 거 같다.

 

책을 읽은 사람에게 커피는 멋있는 생각과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그 그림은 서양 사고에 의한 것이다. 동양 사고에서 책은 항상 다례(茶禮)와 함께 한다. 차 한 잔에 책 한 줄을 읽는 독서를 해보자.

 

커피는 물이 아니고, 차는 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커피는 많이 마실수록 탈수가 되고, 차는 많이 마셔도 무방하다. 커피와 차를 동일한 카페인 음료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차를 하루종일 마셔본 사람으로 커피와 차는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커피는 하루 종일 마실 수 없지만 차는 하루 종일 마셔도 괜찮다. 커피는 맛과 향이 강할수록 좋지만, 차는 맛과 향이 없는 것처럼 은은할수록 좋다. 커피는 간편하게 들고 단시간에 음용이 가능하지만, 차는 3-4시간 음용하면서 대화할 수 있다.

 

이제 숭늉은 누룽지를 사서 만들어 먹어야 하는 시대이다. 식후에 숭늉 한사발은 돌솥밥 음식점에서 기대할 수 있다. 집에서 식후에 숭늉은 아니더라도 따뜻한 물을 마셔보자. 찬물은 찬 맛이 있지만, 따뜻한 물이 굉장히 맛이 없다. 그래서 맛이 있는 커피를 마신다. 그러나 물보다 맛있고 커피보다 맛이 없는 차를 마셔보자. 책을 볼 때도 차를 마셔보자.

 

거리에 차집을 찾을 수 없다. 그 이유는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상품성이 없기 때문이다. 커피는 빠른 시간에 음용하고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그러나 차를 마시려면 다지고 천천히 마셔야 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거든 찻잎을 갖고 다니며 차병(보틀)에 따뜻한 물로 우려서 먹어보자. 그럼에도 커피 중에서 더치(Dutch coffee)는 선호하기는 한다.

 

우리나라에 커피 문화가 정착되고 세계 커피 소비 강국이 된 것에 아쉬움이 있다. 수 많은 커피숍이 개점하고 더 확산될 거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중국도 커피 상승세를 꺾을 수 없을 거 같다. 커피를 마신 뒤에 수분을 어떻게 보충할 것인가? 차병을 들고 다니면서 하루종일 우려먹는 실용을 누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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