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일곱살 아들의 회심 이야기

조영민 | 2016.04.17 17:08

일곱살 아들의 회심


하루 종일 아들은 참 열심히 놀았습니다. 쉬지 않고 노는 일곱 살짜리 아들을 보면서 그 아들과 함께 놀아줄 수 없는 체력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저녁이 되었습니다. 씻겨야 하는데 ... 아들이 혼자서 거실 한 구석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아들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습니다. 아내는 옆에서 아들에게 왜 우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아들은 대답이 없습니다.


얼마간 아내의 기다림과 아들의 묵묵무답이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잠깐 다른 일을 하고는 다시 아들 옆에 갔습니다. 아들이 아내에게 했던 말은 ... "내 마음 속에 죄가 너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무서워요" 이었습니다. 아내는 아들에게 "그건 네가 기도해야 하는 거란다."라고 말하며 아들의 기도방석을 가져다 아들 앞에 두었습니다.


저는 아들 곁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들이 왜 갑자기 그렇게 우는지를 차근차근 묻고 , 아빠가 목사니까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물어보면 잘 대답해 줄 수 있다는 말로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그냥 갑자기 제 마음에 수많은 죄가 있는 것 같아요. 갑자기 가슴인지 머리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죄인이라는) 생각이 나요. 저는 정말 죄인이에요. 4살 때부터인가 저는 알고 있었어요." 아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습니다. 저는 기도방석에 앉아 있는 아들을 안고 함께 기도하자고 했습니다. 아들은 자기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며 기도해 달라 했고요. 저는 아들을 껴안고 '우리의 죄를 용서해 달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은혜의 손을 구했고요... 아들은 기도하는 내내 울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죄들이 생각나니?" "아빠, 사천 가지가 넘어요. 그런데 그런 죄들 때문에 우는 게 아니에요. 제가 죄인이어서에요." 아들은 죄악들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울고 있었던 것입니다. 작은 기도회를 마친 후 아내와 함께 아들은 잠자리에 들어가서 함께 성경을 읽어 달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이하게도 .. 평소에 읽는 순서대로 읽고 있지 않습니다. 아들이 엄마에게 생각나는 구절들을 말하고 엄마가 그 본문을 읽어주고 있습니다. 작은 부흥회 같습니다.


방금 전 작은 부흥회가 끝나고 아들이 잠깐 제 서재로 왔습니다. 그리고 물 한잔만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물을 컵에 담아 주며 "이제 괜찮니?" 물었습니다. 아들은 웃으며 이제는 좀 괜찮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거실에서 안방으로 돌아서 가는데 ... 너무 오래 무릎을 꿇고 있어서인지 다리를 절뚝거렸습니다. 문득 얍봇나루에서 하나님과 씨름했던 야곱의 다리를 저는 뒷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도 오늘 하나님과의 씨름에서 이긴 것 같습니다.


하나님, 제 아들의 인생 위에 이렇게 찾아와 주시니 감사합니다. 제 아들은 그렇게 점점 더 성도로 자라가고 있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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