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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폭풍 속의 가정이 안전한 건 하나님이 동행하시기 때문이다

조정의 | 2019.05.11 12:27
폭풍 속의 가정이 안전한 건 하나님이 동행하시기 때문이다 폭풍 속의 가정/러셀 무어/김주성/두란노/조정의 편집위원

폭풍 속의 가정이 안전한 건 하나님이 동행하시기 때문이다


러셀 무어의 책은 언제나 새롭고 감동이 있습니다. 그는 현재 서던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윤리학 교수, 사우스이스턴침례신학대학원과 뉴올리언즈침례교신학대학원에서 초빙교수로 섬기고 있으며 미국 남침례교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는 그를 "활기차고 쾌활하며 더없이 명쾌한" 신학자라고 평가했고, 2017<폴리티코 매거진>에서는 "워싱턴 정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으로 선정했습니다.

 

"복 있는 사람"에서 출간된 "왜 우리는 유혹을 이길 수 없는가"(2012)"입양의 마음"(2018)은 저자로서 러셀 무어의 매력과 탁월함을 충분히 맛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무어가 쓴 2019년 크리스채너티 투데이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폭풍 속의 가정”(The Storm-Tossed Family)의 겉표지에는 폭풍 가운데 심하게 요동치고 홍수에 떠밀려 다니는 위태로운 집이 그려있습니다.

 

많은 어려움과 고난을 겪고 있는 특수한 상황의 가정을 다루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펼쳐보았지만, 무어는 첫 장부터 누구도 이 폭풍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큰 글씨로 똑똑히 말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가족은 예측할 수 없고, 가족은 우리를 취약하게 하며, 가족은 우리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를 드러냅니다. 사랑과 헌신으로 하나 된 가정 안에서 우리는 세상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평안과 안정을 느끼지만 동시에 세상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수치와 상처를 입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나의 민낯을 드러내는 십자가로 데려가고 내가 죽어야 할 자리에 오르게 합니다.

 

실제로 목회를 하면서 가정을 돌아보면 그늘진 구석이 없는 가정이 없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관계가 하나도 없는 친척이 없으며 가장 희생적인 사랑이 빛나야 할 그곳에서 도리어 지독하게 이기적인 모습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가족사를 돌아봐도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과 함께 어렵고 힘들었던 기억 역시 존재합니다. 가정은 무어의 말대로 정말 폭풍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는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을 죄에서 찾는 올바른 진단에 있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가정의 문제를 심리적, 사회적으로 풀어내어 진짜 궁극적인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지 못하고 겉핥기식으로 행동의 변화만 이끌어내려는 경우가 많은데(혹은 감정적인 동정), 러셀 무어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가정이 겪는 거대한 폭풍이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정확히 설명합니다. 바로 최초의 가정 아담과 하와의 집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형상을 따라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여 가정을 이루게 하시고 그들로 땅을 정복하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죄는 가정을 차례로 무너뜨리는데, 부부 관계에서의 권력 싸움, 살인, 강간, 근친상간, 성적 위협 등 수많은 역기능을 가져왔습니다. 저자 러셀 무어는 우리 모두가 이와 같은 가족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마귀는 항상 가족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한 가지 저자가 독자를 사로잡는 것은 싱글 그리스도인을 가족 안으로 초대한다는 것입니다. 가정의 개념을 교회로 확장시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가족인 교회의 지체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하늘 아버지에 속한 가정이 육신의 가정보다 우선한다고 담대히 밝힙니다. 그래서 가정을 우상으로 삼지 말고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라고 권면합니다. “교회라는 새 피조물 안에서자리를 찾고 거기서 가족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족은 축복이다. 그러나 가족이 최우선이 아닐 때 축복이 된다(95페이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철저히 십자가 중심의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남성성과 여성성, 이혼, 임신과 육아, 자녀양육, , 결혼이라는 언약에 대하여 논의하면서 무어는 끊임없이 십자가에서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완벽한 본을 보여줍니다. 올바른 남성성과 여성성은 문화나 나의 주관이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과 온유로 죽기까지 순종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정의합니다. 결혼은 대중문화가 강조하는 감정과 완벽함을 서로에게 약속하는 계약이 아니라 도리어 취약함과 불완전함을 감싸안은 십자가의 언약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가정 안에 매섭게 불고 있는 폭풍에 맞서 싸우기 위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억할 것을 여러 모양으로 상기시킵니다. 우리가 죄로 인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나 세상 문화에 젖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긴 부분을 무어는 십자가 신학으로 하나하나 새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거기에서 오는 참된 감동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어는 교회 안에서 가족이 해야 할 일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는 교회 사람들에게 '나는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말해야 할 때 창피하다고 느낀다. 젊고 가난한 부부였던 우리가 입양을 위해 목돈이 필요했을 때도 친구들에게 재정적 도움을 요청하기는커녕 도움을 받는 것조차 주저했다. 내 사역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친구들을 향해 '무너질 것 같아. 도와줄래?'라고 말해야 했을 때도 창피했다. 지금 그 사실을 적으면서도 주저하는 마음이 생긴다. 당신이 그 사실을 알게 될까봐 부끄럽고 두렵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나의 행동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하나님이 내게 교회를 허락하셨을 때 그 공동체는, 정의상, 우리가 다른 사람의 짐을 지는 곳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하에서, 나의 짐을 져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곳이다. 짐에 눌려 쓰러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것 역시 은혜다. 의존은 약함이 아니다. 약함은 실패가 아니다. 실패는 치명적이지 않다(412페이지).

 

우리는 교회가 하나님의 가정이며 각자가 겪고 있는 폭풍 가운데 서로를 의지하고 짐을 내어 맡길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체면을 생각하여 서로 짐을 지라는 가족 공동체로서 교회의 역할을 가볍게 여길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사람이 모인 교회 공동체에서도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고 마땅히 사랑 공동체가 되어야 할 교회에서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교제는 형식적이고 짊어진 짐의 무게는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보혈로 한 가족이 된 공동체의 참모습이 아닙니다. 폭풍 속의 가정이 견고하게 설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이 동행하시기 때문이며, 하나님은 가정 그리고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이 확증된 그 자리 즉 십자가로 돌아가기를 그래서 그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그리스도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배우기를 원하십니다.

 

러셀 무어는 이 책을 통해 단지 십자가 신학에 대한 교리를 늘어놓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예화와 자기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가정도 폭풍 중에 있다는 사실로 독자의 공감을 삽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 폭풍 중에 함께 계신 하나님을 보라고 권합니다. “두려워 말라라고 말씀하시며 가정을 안심시키고 그 폭풍을 잠잠케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라고 권합니다.

 

폭풍 중에 욥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처럼, 폭풍 중에 제자들을 찾아와 그들과 함께하셨던 예수님처럼 폭풍 중의 가정에 하나님이 함께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이 맞고 있는 거대한 폭풍이 그들을 결코 삼킬 수 없다는 것을 전능하신 하나님이 약속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정을 완전히 박살 내버릴 수 있는 끔찍한 폭풍을 대신 맞으셨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의 폭풍을 대신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가정과 교회의 터가 되기에 폭풍 속에 있는 가정은 오히려 그 폭풍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강력하게 경험하는 은혜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러셀 무어의 책이 처음인 사람에게 이 책은 조금 두껍고 힘든 책이 될지도 모릅니다. 무어는 체계적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작가이기보다 소설을 쓰듯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의 저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어의 글은 감동이 있습니다. 그가 삶에서 경험한 하나님을 만날 때마다 마음에 큰 울림이 있습니다.

 

가정의 달에 이 책은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폭풍 속의 모든 가정에게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이 말하는 십자가 사랑의 정수가 모든 가정이 폭풍 속에서 경험하는 끝없는 갈증을 영원히 해소해주기를, 악하고 왜곡된 크고 작은 생각이 하나님의 원대한 뜻과 지혜 앞에 바르게 교정되기를, 가족 구성원 그리고 교회의 각 지체가 그리스도의 크고 넓고 깊은 사랑으로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기를, 그리고 삼위일체 하나님을 최고의 우선순위로 삼고 가장 근본적인 토대로 삼아 그 위에 아름답고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과 교회를 세워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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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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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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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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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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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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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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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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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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