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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미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라

크리스찬북뉴스 | 2017.10.12 20:35
이미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라 예수, 성전, 인자의 재림 - 마가복음 13장 주석/로버트 H. 스타인/안철훈/새물결플러스/정현욱 편집위원

탁월함은 간단함과 명료하게 난해만 문제를 풀어내는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붙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니다. 여기 탁월한을 붙일 한 사람이 있다. 버트 H. 스타인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이름은 국내에도 낯설지 않을 만큼 잘 알려진 학자다. 번역된 책을 살펴보면 먼저 그는 2014년 부흥과개혁사에서 펴낸 'BECNT 시리즈'의 마가복음 주석을 썼다. 또한 2011년에 따뜻한 세상 출판사에서 <예수님의 비유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나왔으며, 같은 해 기독교문서선교회에서 <성경 해석학>이 출간된 바 있다. 그 외에도 적지 않은 책들이 번역되었다. 그 중에서 단연 최고는 1995년에 출간된 <공관복음서 문제>일 것이다. 이 책은 마가복음에 대한 총론에 가까운 책이다. 마가복음과 공관 복음서들과의 관계를 비롯해 문학비평, 양식 비평, 편집 비평에 관련된 신학적 난제들을 풀어냈다. 이것은 로버트 H. 스타인을 '마가복음 전문가'로 부르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난해하기로 소문난 마가복음 13장을 주석한 것이다. 단순한 주석서가 아닌 난제 해설을 위해 철저하게 학문적 비평을 동반한 주석이다. 마가복음 13장에서 가장 예민하게 다루어야 할 난제는 바로 종말이다. ‘그날그때라는 단어들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 종말에 일어날 일들을 예언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러한 종말론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어느 때를 뜻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그날들이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아니면 다른 날들을 지칭하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필자는 본서를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목차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흐름을 살펴보고 마지막에 결론을 내릴 생각이다.

 

모두 8장으로 구분했지만, 마지막 8장은 저자의 해석을 바탕으로 새롭게 번역한 것이므로 7장까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가볍게 읽으면 된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보자. 서론은 1장과 2장이다. 두 장은 마가복음 13장을 풀기 위한 그동안의 연구 과정과 전제, 그리고 목적을 담고 있다. 나머지 3장에서 7장까지는 마가복음 13장을 5부분으로 나누어 연구하고 주석한다. 자 이제 저자는 마가복음 13장을 어떻게 주석해 나가는지 살펴보자. 저자가 분석한 마가복음 13장의 구조이다. 저자는 이곳에서 예수의 예언과 성전, 그리고 종말에 대한 중요한 주제를 다룬다. 필자는 각 장에서 저자가 분석하고 주장하는 주제들을 요약하며 논지를 파악할 것이다.

 

3 예수가 성전(과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함(마가복음 13:1-4)  

4 다가올 성전(과 예루살렘)의 멸망과 그 전조(마가복음 13:5-23)  

5 인자의 재림(마가복음 13:24-27)  

6 무화과나무 비유와 다가올 성전(과 예루살렘)의 멸망(마가복음 13:28-31)  

7 파수꾼 비유와 인자의 재림에 대비하여 깨어 있으라는 권고(마가복음 13:32-37)

 

역사적 예수에 문제

 

서론의 제목은 목적 정하기인데 스타인은 역사적 예수연구에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한다. 저자의 예견대로 독자들은 막13장은 나사렛 예수가 성전과 예루살렘의 멸망 및 자신의 재림에 관해서 가르치시는 바를 알기 위해’(19) 읽는다. 즉 종말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종말이 아닌 역사적 예수를 언급한다. 그 이유는 마지막에 밝힐 것이다. ‘역사적 예수 연구를 따라가면 이렇다. 먼저 마가복음 연구는 역사적 예수 탐구와 관계’(21)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알베르트 슈바이처의 <역사적 예수 탐구>로 인해 역사적 예수 탐구는 자유주의적 정서를 침해한다는 것을’(27) 밝혀냈고, 역사적 예수는 필연적으로 종말론적 예수로 귀결될 수밖에 없’(28)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빌헬름 딜타이로 인해 객관적이고 전제가 깔려 있지 않은 역사 기술이란 것은 없음을 보여주었다.’(28)고 한다. 그후 초기의 역사적 예수는 그 후로 종말을 맞이했고, 1953년 이후 새로운 탐구가 시작되었는데, 다양하고 복합적은 양상을 띠었다. 그중에 예수 세미나를 만들었던 학자들은 정경과 정경 밖의 예수 자료들’(39)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들의 노력 또한 허사가 되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내적 정보에 의해 마가복음의 독자들의 언어는 그리스어였고’,(55) 구약을 어느 정도 알았으며, 사도들을 적지 않게 알고 있었다고 추측한다. 고대 전통이나 마가복음 자체 증언들은 독자들이 대체로 로마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게 저자는 이 모든 것들을 가정하지 않을 것이고, ‘보류’(58) 하겠다고 말한다.

 

저자의 이러한 결론에 대해 의아할 수밖에 없지만, 좀 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처럼 보인다. 2장에서 마가복음의 독자들이 유대에 살고 있지 않았던 이방인 그리스도인들’(69)을 강조하며, 예수의 종말 예언을 유대인들과는 다르게 관조적으로 읽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저자의 의도가 어떻든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왜 역사적 예수가 중요한가이다. 명백하게 드러나 보이는 결론은 역사적 예수, 즉 아람어를 사용하고 유대인으로서 살아갔던 1세기 예수의 삶으로 들어갈 때 본문이 더 명징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다시 유대에 살았던 예수가 예언한 사건들과 로마에 흩어져 살았던 이방인출신의 그리스도인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을까? 그 문제는 본문을 따라가면서 찾아갈 필요가 있다.

 

마가복음 13장의 메시지

 

앞서 밝힌 대로 저자는 막 13장을 다섯 파트로 구분했다. 3예수가 성전(과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함(마가복음 13:1-4)’의 결론은 이 장을 이해하는 열쇠이며, 2절에서 예수가 예언한 성전의 멸망과만 관련되는 것’(106)으로 해석한다. 성전의 멸망은 4절에서 가져온 어느 때이 모든 일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종말적 예언은 성전의 파괴와 멸망에 관한 것이다. 4다가올 성전(과 예루살렘)의 멸망과 그 전조(마가복음 13:5-23)’3장의 해석이며 구체화이다. 그러나 저자는 성전의 파괴를 예언하는 것이 비전조적인 것과 전조적인 것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4장은 비전조적인 것들에 관한 것이다. 마가가 복음서를 기록할 당시 복음이 이미 모든 나라에 알려’(132)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7절의 아직 끝이 아니니라예루살렘의 멸망을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한 인생의 끝’(135)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마가의 의도는 예수가 예언하신 성전의 멸망 시기와 그와 앞선 징조에 관한 제자들의 이중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서 예수가 그의 제가들에게 전한 구체적인 메시지와 마가 자신이 수집하고 편집한 예수 전승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르치고자 한 바와 관련’(161) 있는 것이다. 즉 스타인에 의하면 마가는 예루살렘 멸망을 예언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인생의 끝을 기억하라고 경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인은 막 13장을 24절 이전과 이후로 구분한다. 이전이 성전 파괴에 관련된 예언이었다면 24그때에 그 환난 후성전과 예루살렘의 멸망 이후 일어날 새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분명히 나타낸다’(168)고 말한다. 스타인은 이곳에서 예리하게 그때에라는 단어가 과거를 돌아보는 역사적 의미로 쓰였다는 점’(171)을 지적하는 동시에 24절의 그때에가 신의 현현(顯現)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쓰였다고 말한다. 즉 예루살렘의 멸망 사건과 예수의 재림은 순서는 상대적으로 명확했지만 그들 간의 거리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마치 먼 산을 볼 때 앞산과 뒷산의 순서는 보이지만 그들 간의 거리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것처럼 앞선 예루살렘의 종말과 뒤선 세상의 종말인 예수의 재림 사이가 갖는 시간의 공백은 알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예루살렘의 종말은 세계의 종말을 알리는 전조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가는 이러한 관점에서 유대의 사건을 확장시켜 유대가 아닌 곳에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유대 사건과 자신들의 사건이 깊이 상관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예수의 재림을 통해 스타인은 세계의 종말이 이 세상 안으로 침공해 오고 있음을 말한다. 5장의 결론에서 주기도문의 일부인 나라가 임하오시며와 마라나타에 대한 언급은 신자들의 삶이 종말론적이어야 함을 말한다. 6장에 나오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정화나 개혁이 아니라 종교 지도층과 성전에 대한 심판의 행위’(199)라고 지적함과 예수의 재림을 시간적으로 일치시킨다. 7장은 주의 재림이 언제일지 모르니 깨어 있으라는 경고가 이 장 전체의 결론 역할’(218)을 한다고 파악한다.

 

나가면서

 

마지막 장에 와서 서론에서 역사적 예수탐구가 가지는 의미가 드러난다. 예수는 종말을 예언함과 동시에 종말을 가져오는 분이다. 예수 자체가 종말인 것이다. 예수의 예언과 메시지는 유대 안에서 일어나는 성전 파괴로 예루살렘 멸망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특별한 사건을 보편적 종말을 보여주는 전조인 것이다. 스타인은 마가복음 13장을 통해 마가복음 전반에 흐르는 종말론적 긴장을 삶에 적용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 신자들은 과거의 사건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속에 미래가 숨겨져 있다. 스타인은 7장을 요약하면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남긴다.

 

조롱하는 사람들은 장래 사건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몽상가라고 멸시할 것이다. 그러나 마가는 바로 이 몽상가들이야말로 그들 눈에 허물을 벗는 사람들임을 시사한다. 반면, 세상에 이제까지 따라왔던 그 경로가 무한히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현실주의자들은 단지 꿈꾸고 있는 것이다.”(220)

 

천국장으로 알려진 마태복음 13장이 비유를 통해 세상의 나와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전복되는 것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소외도 변두리로 밀려나 있는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때가 되면 진정한 가치가 드러날 것을 암시한다. 로버트 H. 스타인은 마가복음 13장 속에서 하나님 나라에서 전복된 가치를 보여준다. 성전의 파괴로 예루살렘 멸망을 통해 그때그날그리고 그 모든 일들이 예수의 재림을 통해 이루어질 것임을 알려 준다. 그때가 되면 이 땅에서 몽상가로 살아가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현실주의자였음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미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야 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 큰 산을 넘은 느낌이었다. 200쪽이 조금 넘는 적은 분량임에도 수많은 학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며 분석한다.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라면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그러나 끈기를 가지고 읽어 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유익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각주를 미주(眉註)로 처리하지 않아 뒤쪽으로 가서 찾는 불편함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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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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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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