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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믿음의 성숙의 정체기를 넘어서길 소망하며
자기 깨어짐/김남준/생명의 말씀사/[조영민]
저자의 초기의 글들은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한 문장 한 문장에서 그리스도의 보혈에 대한 강조를 보았고, 그가 한 성경 강해에서 살아 있는 깊은 주님의 형상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부분에서 피와 십자가 눈물을 강조했던 저자의 글들은 당시 차가움으로 신앙생활을 유지해오던 내가 대단한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거의 10년의 시간이 지났다. 대부분의 글을 쓰는 분들은 자신의 글의 색을 가지고 있고 평생을 통해 만들어진 글의 색은 거의 변함이 없다. 10년 전의 글과 10년 후의 글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통념이고, 대부분의 경우 그 통념은 사실로 드러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분명한 선을 그으며 그 글의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그의 최초의 강조와 이후의 강조가 달라지거나 신앙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청교도적인 설교와 목회의 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의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근래에 나오고 있는 ‘삶의 신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들은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저자는 신자의 지성을 깨우치기로 했고, 삶 속의 중요한 신앙적 주제에 대해 성경적이고 실천적인 답안을 제시하려고 하고 있다. 다분히 이성적 사고를 요구하면서 교부들과 청교도 신학자들의 역사적 신학과 삶의 통찰에서 찾아낸 교리들을 가지고 삶에 어떻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실천적 변화를 추구하는 삶의 자리의 변화를 위한 실천적 신학을 쓰고 있다. 온통 감성을 움직이려고 하는 이 세대, 그 세대의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교회들과 목회자들의 설교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반하며 ‘생각하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를 2부로 나누고, 1부에 세 개의 장, 1부에 여섯 개의 장으로 총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의 전체적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부는 이 책에서 다루게 될 ‘자기 깨어짐’이라는 주제에 대한 정의와 이러한 자기 깨어짐을 막는 세력인 ‘죄’에 대한 연구를 담고 있는다. 저자는 여기서 “‘자기 깨어짐’이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저자의 자기 고백적 서론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내적 성숙의 과정 속에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어떤 사건 또는 경향에 대해서 말한다. 저자는 그 것에 대해 체계를 세워야 했고 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가 된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자기 깨어짐’은 ‘신자 안의 부패한 자기 사랑과 죄에 대한 사랑에 기반을 둔 자기의(自己義)에 대한 신뢰의 파괴’를 의미하며 성화와 그 성화의 기초로서 이 ‘자기 깨어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1부를 통해 이렇게 ‘자기 깨어짐’을 정의한 후 그 안에서 그 자기 깨어짐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죄’ 즉 ‘자기 사랑’과 ‘자기의’에 대해서 2장과 3장을 통해 하나하나 탐구해 나가며 인간이 그것들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서(죄를 사랑하는 인간의 이유)까지 하나하나 분석함으로 죄의 본질을 좀 더 깊은 차원에서 말하게 만들어 준다.
2부는 이제 이 죄의 문제를 넘어서서 ‘자기 깨어짐’을 실제적으로 삶 속에서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자기 깨어짐’을 통해 성화의 길 위를 걸을 수 있겠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측면에서의 질문과 답변들을 채워져 있다. 이러한 실천적 주제들은 각장의 주제 안에서 어느정도 독립적인 글의 통일성을 갖추고 있지만 그것이 일어나는 방식에 있어 어느 정도 순차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논리적 연관성을 가지고 각각의 장을 연관하여서 읽어야 하도록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이것은 순차적으로 사람 안에 일어나는 ‘성화’의 과정으로 제시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나씩 말하면 저자는 먼저 ‘성령의 조명’을 통해 성도가 영광의 빛 가운데 자신의 영혼을 돌아보게 되고 결국 죄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고, 그 결과 ‘죄를 확신’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죄와 죄의 원천과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고 고백하게 되는 일이 일어나며, 결국 이전의 자기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자기 부인’의 단계를 밟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후의 7장부터 9장까지의 내용은 어느 정도 동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항이었는데 ‘자기부인’을 하게 된 인간 안에 나타나는 자기에 대한 심판, 처벌과 같은 부분이며 신자가 스스로에게 비친 하나님의 조명 아래서 자신을 돌아보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심판하며 자신 스스로에게 처벌하게 되는 ‘자기 깨어짐’의 한 과정을 다루고 있고, 결국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사는 것’, ‘그리스도를 주로 따르는 삶을 살게 되는 것’으로 8장과 9장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을 두 가지 정도 말한다면 하나는 한 주제를 향한 바른 의미의 천착(穿鑿)이고, 청교도와 교부의 생각, 특별히 알려지지 않았던 어거스틴의 신앙의 흐름에 서게 한다는 부분이었다. 첫 번째 특징인 천착에 관해서 이 책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바른 의미의 천착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자기 깨어짐’이라는 신자들 안에 일어나는 특정한 현상이며 하나님을 추구하는 우리네 신앙의 선배들의 고백 속에 자주 등장했던 한 인간의 신앙의 성숙 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성경해석과 교부들의 글들에 대한 연구와 저자의 깊은 신학적 사유를 통해서 하나하나 천착해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잘 짜여진 구성과 그 구성 안에 한 치의 사족도 달지 않은채 꼭 먹어야 할 것들로만 알알이 채워놓은 듯한 내용들, 읽는 이의 반론과 읽는 이가 질문할만한 것들에 대해서까지 미리 고민해서 친절하게 그것들에 설명하고 있는 소주제들, 수많은 각주들과 뒷부분에 포함된 부록들을 통한 더 깊은 연구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부분들을 보며 그 천착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충분히 가치 있는 책, 충분한 가치를 지닌 책 앞에 선 감사가 있었다.
두 번째, 청교도와 교부들의 계보 위에 서게 해준다는 것은 저자의 ‘자기 깨어짐’의 신학의 정립과 표현의 과정에 있어서 저자가 홀로 생각한 내용을 쓴 것이 아니라 청교도 특별히 존 오웬과 교부 가운데 개신교와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어거스틴의 신학과 사유에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가장 신앙적으로 성숙했다고 말하여지던 시대의 가장 탁월했던 신학자들이 가졌던 경건한 신학의 계보 위에서 저자가 풀어내 가는 깨어짐의 교리는 강력한 힘으로 다가왔다.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말하여지지만 실제로 그들의 신학 사상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위대한 두 명의 거인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그늘에서 이 주제를 함께 탐구하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기 깨어짐’의 과정 속에 나타난 여러 개념들이 이미 내 삶 속에 이미 존재했던 개념들이었음에 놀랐고, 그러한 개념들에 대해 너무도 막연한 감만을 가지고 있었음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리고 최근의 나의 삶 속에 너무도 오래된 기억이 된 ‘자기 깨어짐’의 경험을 돌아보게 되었다. 신학의 길에 들어선 이후에 급격하게 은혜에서 멀어지고, 점점 더 프로가 되어가는 나의 사역과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갈 수록 점점 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성령의 조명 앞에 서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묵은 숙제를 하듯 그렇게 해왔던 나의 경건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많은 일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없었는지에 대해서 보게 되었고 결국, 나의 모든 삶 속에서 피상적이 되어버린 성화에 대해 이 책은 다시 시작점에 서서 온전한 성화의 길을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가슴이 아파졌고, 맘이 무거워졌지만, 여러 곳에서 마음이 찔림을 경험했지만, 결국 그 시작점에 돌아서지 않고서 다시 시작할 수 없음을 보게 했다.
말랑말랑 한 것, 쉽게 감성을 터치하는 것들, 감각적이고 시각적인 것들, 마음을 흥분시키는 것들, 기독교의 모든 코드가 변화되어 가고 있고, 교회와 목회자들의 입에서 가장 먼저 이러한 흐름을 따라갈 것을 요구하는 지금, 거꾸로 이전 세대의 거장들과 만날 것을 말하며, 생각하기 싫어하는 시대에 ‘지성의 회심’을 말하는 저자의 선지자적 목소리를 듣는다. 이 책의 ‘자기 깨어짐’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할 ‘삶의 신학’이다. 찬찬히 시간을 내서 저자가 이 글을 쓸 때 보였던 천착 같은 천착으로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을 다시 읽고 싶다.
저자 김남준
총신대에서 목회학석사, 신학석사 학위를 받고, 신학박사 과정에서 공부했으며, 안양대학교 신학부와 천안대학교 신학부에서 전임 강사와 조교수를 지냈다. 2006년 현재 열린교회(www.yullin.org)를 담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1997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규장)와 2003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거룩한 삶의 실천을 위한 마음지킴>, 2005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죄와 은혜의 지배>(생명의말씀사)를 비롯하여 <새벽기도>,<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 게으름>,<성화와 기도>,<하나님과 동행함>,<이름 없이 빛도 없이>,<자기 깨어짐>,<교리묵상 마음지킴>,<묵상 사랑>,<교리묵상 하나님의 용서>,<교리묵상 영적 전투>,<교리묵상 성찬과 언약>(생명의말씀사),<구원과 하나님의 계획>,<가족 구원>(부흥과개혁사),<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두란노) 등이 있다.
저자의 초기의 글들은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한 문장 한 문장에서 그리스도의 보혈에 대한 강조를 보았고, 그가 한 성경 강해에서 살아 있는 깊은 주님의 형상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부분에서 피와 십자가 눈물을 강조했던 저자의 글들은 당시 차가움으로 신앙생활을 유지해오던 내가 대단한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거의 10년의 시간이 지났다. 대부분의 글을 쓰는 분들은 자신의 글의 색을 가지고 있고 평생을 통해 만들어진 글의 색은 거의 변함이 없다. 10년 전의 글과 10년 후의 글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통념이고, 대부분의 경우 그 통념은 사실로 드러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분명한 선을 그으며 그 글의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그의 최초의 강조와 이후의 강조가 달라지거나 신앙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청교도적인 설교와 목회의 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의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근래에 나오고 있는 ‘삶의 신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들은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저자는 신자의 지성을 깨우치기로 했고, 삶 속의 중요한 신앙적 주제에 대해 성경적이고 실천적인 답안을 제시하려고 하고 있다. 다분히 이성적 사고를 요구하면서 교부들과 청교도 신학자들의 역사적 신학과 삶의 통찰에서 찾아낸 교리들을 가지고 삶에 어떻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실천적 변화를 추구하는 삶의 자리의 변화를 위한 실천적 신학을 쓰고 있다. 온통 감성을 움직이려고 하는 이 세대, 그 세대의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교회들과 목회자들의 설교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반하며 ‘생각하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를 2부로 나누고, 1부에 세 개의 장, 1부에 여섯 개의 장으로 총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의 전체적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부는 이 책에서 다루게 될 ‘자기 깨어짐’이라는 주제에 대한 정의와 이러한 자기 깨어짐을 막는 세력인 ‘죄’에 대한 연구를 담고 있는다. 저자는 여기서 “‘자기 깨어짐’이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저자의 자기 고백적 서론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내적 성숙의 과정 속에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어떤 사건 또는 경향에 대해서 말한다. 저자는 그 것에 대해 체계를 세워야 했고 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가 된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자기 깨어짐’은 ‘신자 안의 부패한 자기 사랑과 죄에 대한 사랑에 기반을 둔 자기의(自己義)에 대한 신뢰의 파괴’를 의미하며 성화와 그 성화의 기초로서 이 ‘자기 깨어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1부를 통해 이렇게 ‘자기 깨어짐’을 정의한 후 그 안에서 그 자기 깨어짐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죄’ 즉 ‘자기 사랑’과 ‘자기의’에 대해서 2장과 3장을 통해 하나하나 탐구해 나가며 인간이 그것들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서(죄를 사랑하는 인간의 이유)까지 하나하나 분석함으로 죄의 본질을 좀 더 깊은 차원에서 말하게 만들어 준다.
2부는 이제 이 죄의 문제를 넘어서서 ‘자기 깨어짐’을 실제적으로 삶 속에서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자기 깨어짐’을 통해 성화의 길 위를 걸을 수 있겠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측면에서의 질문과 답변들을 채워져 있다. 이러한 실천적 주제들은 각장의 주제 안에서 어느정도 독립적인 글의 통일성을 갖추고 있지만 그것이 일어나는 방식에 있어 어느 정도 순차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논리적 연관성을 가지고 각각의 장을 연관하여서 읽어야 하도록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이것은 순차적으로 사람 안에 일어나는 ‘성화’의 과정으로 제시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나씩 말하면 저자는 먼저 ‘성령의 조명’을 통해 성도가 영광의 빛 가운데 자신의 영혼을 돌아보게 되고 결국 죄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고, 그 결과 ‘죄를 확신’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죄와 죄의 원천과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고 고백하게 되는 일이 일어나며, 결국 이전의 자기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자기 부인’의 단계를 밟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후의 7장부터 9장까지의 내용은 어느 정도 동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항이었는데 ‘자기부인’을 하게 된 인간 안에 나타나는 자기에 대한 심판, 처벌과 같은 부분이며 신자가 스스로에게 비친 하나님의 조명 아래서 자신을 돌아보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심판하며 자신 스스로에게 처벌하게 되는 ‘자기 깨어짐’의 한 과정을 다루고 있고, 결국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사는 것’, ‘그리스도를 주로 따르는 삶을 살게 되는 것’으로 8장과 9장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을 두 가지 정도 말한다면 하나는 한 주제를 향한 바른 의미의 천착(穿鑿)이고, 청교도와 교부의 생각, 특별히 알려지지 않았던 어거스틴의 신앙의 흐름에 서게 한다는 부분이었다. 첫 번째 특징인 천착에 관해서 이 책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바른 의미의 천착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자기 깨어짐’이라는 신자들 안에 일어나는 특정한 현상이며 하나님을 추구하는 우리네 신앙의 선배들의 고백 속에 자주 등장했던 한 인간의 신앙의 성숙 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성경해석과 교부들의 글들에 대한 연구와 저자의 깊은 신학적 사유를 통해서 하나하나 천착해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잘 짜여진 구성과 그 구성 안에 한 치의 사족도 달지 않은채 꼭 먹어야 할 것들로만 알알이 채워놓은 듯한 내용들, 읽는 이의 반론과 읽는 이가 질문할만한 것들에 대해서까지 미리 고민해서 친절하게 그것들에 설명하고 있는 소주제들, 수많은 각주들과 뒷부분에 포함된 부록들을 통한 더 깊은 연구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부분들을 보며 그 천착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충분히 가치 있는 책, 충분한 가치를 지닌 책 앞에 선 감사가 있었다.
두 번째, 청교도와 교부들의 계보 위에 서게 해준다는 것은 저자의 ‘자기 깨어짐’의 신학의 정립과 표현의 과정에 있어서 저자가 홀로 생각한 내용을 쓴 것이 아니라 청교도 특별히 존 오웬과 교부 가운데 개신교와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어거스틴의 신학과 사유에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가장 신앙적으로 성숙했다고 말하여지던 시대의 가장 탁월했던 신학자들이 가졌던 경건한 신학의 계보 위에서 저자가 풀어내 가는 깨어짐의 교리는 강력한 힘으로 다가왔다.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말하여지지만 실제로 그들의 신학 사상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위대한 두 명의 거인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그늘에서 이 주제를 함께 탐구하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기 깨어짐’의 과정 속에 나타난 여러 개념들이 이미 내 삶 속에 이미 존재했던 개념들이었음에 놀랐고, 그러한 개념들에 대해 너무도 막연한 감만을 가지고 있었음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리고 최근의 나의 삶 속에 너무도 오래된 기억이 된 ‘자기 깨어짐’의 경험을 돌아보게 되었다. 신학의 길에 들어선 이후에 급격하게 은혜에서 멀어지고, 점점 더 프로가 되어가는 나의 사역과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갈 수록 점점 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성령의 조명 앞에 서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묵은 숙제를 하듯 그렇게 해왔던 나의 경건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많은 일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없었는지에 대해서 보게 되었고 결국, 나의 모든 삶 속에서 피상적이 되어버린 성화에 대해 이 책은 다시 시작점에 서서 온전한 성화의 길을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가슴이 아파졌고, 맘이 무거워졌지만, 여러 곳에서 마음이 찔림을 경험했지만, 결국 그 시작점에 돌아서지 않고서 다시 시작할 수 없음을 보게 했다.
말랑말랑 한 것, 쉽게 감성을 터치하는 것들, 감각적이고 시각적인 것들, 마음을 흥분시키는 것들, 기독교의 모든 코드가 변화되어 가고 있고, 교회와 목회자들의 입에서 가장 먼저 이러한 흐름을 따라갈 것을 요구하는 지금, 거꾸로 이전 세대의 거장들과 만날 것을 말하며, 생각하기 싫어하는 시대에 ‘지성의 회심’을 말하는 저자의 선지자적 목소리를 듣는다. 이 책의 ‘자기 깨어짐’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할 ‘삶의 신학’이다. 찬찬히 시간을 내서 저자가 이 글을 쓸 때 보였던 천착 같은 천착으로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을 다시 읽고 싶다.
저자 김남준
총신대에서 목회학석사, 신학석사 학위를 받고, 신학박사 과정에서 공부했으며, 안양대학교 신학부와 천안대학교 신학부에서 전임 강사와 조교수를 지냈다. 2006년 현재 열린교회(www.yullin.org)를 담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1997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규장)와 2003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거룩한 삶의 실천을 위한 마음지킴>, 2005년도 기독교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죄와 은혜의 지배>(생명의말씀사)를 비롯하여 <새벽기도>,<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 게으름>,<성화와 기도>,<하나님과 동행함>,<이름 없이 빛도 없이>,<자기 깨어짐>,<교리묵상 마음지킴>,<묵상 사랑>,<교리묵상 하나님의 용서>,<교리묵상 영적 전투>,<교리묵상 성찬과 언약>(생명의말씀사),<구원과 하나님의 계획>,<가족 구원>(부흥과개혁사),<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두란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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