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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경은 맥락적으로 읽혀야 한다.
성경 왜곡의 역사/바트 에르만/청림출판/[김정완]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시대 배경에 관한 두 가지 정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하나는 초기 기독교사에서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책을 읽지 못했다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하지 훨씬 전이었으므로 책을 여러 권 내기 위해서는 일일이 베껴야 했다는 것이다.
낭독자와 필사자가 필요한 시기였다는 얘기. 필사자와의 관계에서 낭독자는 만들어진 책을 읽어주는 역할 이상을 요구받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필사자의 경우엔 조금 달랐다.
기독교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성경에 대한 요구가 커졌던 건 당연한 일. 따라서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필사자들은 쉴새없이 책을 베끼고 또 베껴야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산술급수적으로 대응하는 구조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되자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한 수많은 필사자들이 시장에 흘러 들어왔다. 당시로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것이 성경 왜곡의 빌미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원문을 옮겨 적다보면 아무래도 실수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필사 전문가조차 피해갈 수 없는 과제였다. 그런데 경험이 전무한 초기 기독교인들이 필사자로 나서면서부터 의도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유사한 단어가 원문의 본래 단어를 대체하고 비슷한 구문은 동일한 구문인 줄 알고 아예 빼버렸던 것. 그러다 보니 원문과 사뭇 다른 사본들이 활개를 쳤다. 여기에 사본을 제대로 베끼지 못한 사본을 원문 삼아 필사한 또 다른 사본들이 유통되는 등 부정확한 사본이 확대 재생산되었다. 후대 사본 중에는 앞선 사본의 오류를 잡으려고 구문의 위치를 바꾼다든지, 잘못된 단어를 교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적으로 부정확한 필사를 부추기고 말았다.
오류가 반복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했다. 관심은 원문을 찾는 데로 모아졌다. 그리고 그것마저 여의치 않자 원독법 탐구라는 본문 비평의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시대 상황을 고려한 내외적 판단 잣대를 가지고 성경에 나타난 단어 또는 구문 상 오류를 원문에 가깝도록 유추 해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원문이 없는 상태에서는 이마저도 또 다른 해석상 오류를 남길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오늘날 성경이란 이런 저런 오류가 집적된 불완전한 책이란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과연 믿을 만한 책인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듯 불완전한 성경을 정경으로 믿고 있는 크리스천들을 한심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존 밀이 3만 군데가 넘는 오류를 찾아냈다는 부분에 이르러선 성경의 가치를 송두리째 부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다고 큰소리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 3만개 이상의 오류가 있다해서 그것에 비할 때 정확한 구문이 수천 또는 수십만 배에 달할 성경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리고 그 오류가 대부분 구문과 단어에 해당하는 한 본래 성경이 맥락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히 부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부터 단견이 아닐까? 그것은 특정상황을 일반화하려는 심리학적 오류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오류는 수정하라고 있는 것이지 그 오류가 속한 전체를 간단없이 부정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가치 또한 ‘그러니까 성경은 없어져야 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원문에 가깝게 복원하려는 노력을 통해 성경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는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데 있다.
원문을 찾으려는 노력과 원독법을 동원해 성경을 해석하려는 시도 모두 성경을 보다 올바르게 이해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이 땅의 크리스천에게 먼저 권한다. 아울러 기독교에 비판적인 이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저자 바트 D. 에르만 (Bart D. Ehrman)
2006년 현재 채플 힐에 소재한 노스 캐롤라이나대 종교학과 학장으로 재직중이다. 초기 교회와 예수의 생애에 대한 연구로 A&E, 히스토리 채널, CNN을 비롯하여 다양한 텔레비전과 라디오 쇼에 출연했다. 지은 책으로 <잃어버린 기독교>, <잃어버린 성경> 등이 있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시대 배경에 관한 두 가지 정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하나는 초기 기독교사에서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책을 읽지 못했다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하지 훨씬 전이었으므로 책을 여러 권 내기 위해서는 일일이 베껴야 했다는 것이다.
낭독자와 필사자가 필요한 시기였다는 얘기. 필사자와의 관계에서 낭독자는 만들어진 책을 읽어주는 역할 이상을 요구받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필사자의 경우엔 조금 달랐다.
기독교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성경에 대한 요구가 커졌던 건 당연한 일. 따라서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필사자들은 쉴새없이 책을 베끼고 또 베껴야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산술급수적으로 대응하는 구조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되자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한 수많은 필사자들이 시장에 흘러 들어왔다. 당시로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것이 성경 왜곡의 빌미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원문을 옮겨 적다보면 아무래도 실수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필사 전문가조차 피해갈 수 없는 과제였다. 그런데 경험이 전무한 초기 기독교인들이 필사자로 나서면서부터 의도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유사한 단어가 원문의 본래 단어를 대체하고 비슷한 구문은 동일한 구문인 줄 알고 아예 빼버렸던 것. 그러다 보니 원문과 사뭇 다른 사본들이 활개를 쳤다. 여기에 사본을 제대로 베끼지 못한 사본을 원문 삼아 필사한 또 다른 사본들이 유통되는 등 부정확한 사본이 확대 재생산되었다. 후대 사본 중에는 앞선 사본의 오류를 잡으려고 구문의 위치를 바꾼다든지, 잘못된 단어를 교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적으로 부정확한 필사를 부추기고 말았다.
오류가 반복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했다. 관심은 원문을 찾는 데로 모아졌다. 그리고 그것마저 여의치 않자 원독법 탐구라는 본문 비평의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시대 상황을 고려한 내외적 판단 잣대를 가지고 성경에 나타난 단어 또는 구문 상 오류를 원문에 가깝도록 유추 해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원문이 없는 상태에서는 이마저도 또 다른 해석상 오류를 남길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오늘날 성경이란 이런 저런 오류가 집적된 불완전한 책이란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과연 믿을 만한 책인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듯 불완전한 성경을 정경으로 믿고 있는 크리스천들을 한심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존 밀이 3만 군데가 넘는 오류를 찾아냈다는 부분에 이르러선 성경의 가치를 송두리째 부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다고 큰소리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 3만개 이상의 오류가 있다해서 그것에 비할 때 정확한 구문이 수천 또는 수십만 배에 달할 성경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리고 그 오류가 대부분 구문과 단어에 해당하는 한 본래 성경이 맥락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히 부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부터 단견이 아닐까? 그것은 특정상황을 일반화하려는 심리학적 오류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오류는 수정하라고 있는 것이지 그 오류가 속한 전체를 간단없이 부정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가치 또한 ‘그러니까 성경은 없어져야 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원문에 가깝게 복원하려는 노력을 통해 성경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는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데 있다.
원문을 찾으려는 노력과 원독법을 동원해 성경을 해석하려는 시도 모두 성경을 보다 올바르게 이해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이 땅의 크리스천에게 먼저 권한다. 아울러 기독교에 비판적인 이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저자 바트 D. 에르만 (Bart D. Ehrman)
2006년 현재 채플 힐에 소재한 노스 캐롤라이나대 종교학과 학장으로 재직중이다. 초기 교회와 예수의 생애에 대한 연구로 A&E, 히스토리 채널, CNN을 비롯하여 다양한 텔레비전과 라디오 쇼에 출연했다. 지은 책으로 <잃어버린 기독교>, <잃어버린 성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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