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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례는 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감의 시작이다

정현욱 | 2020.04.21 23:06
세례는 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감의 시작이다 기억하라 네가 누구인지를/윌리엄 윌리몬/정다운/비아/정현욱 편집인

매력적 필체의 저자는 누구일까? 몇 페이지를 읽지 않았는데 얼마 되지 않은 문장으로 설레게 한 저자가 궁금했다. 탁월한 안목과 매력적인 필체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저자를 만나는 것은 독자로서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윌리엄 윌리몬이 그렇다. 아마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저자가 낯설어 검색을 해보니 스탠리 하우어워스와 공저하여 <십계명><주여,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 <성령>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 등을 저술했을 뿐 아니라 <예배가 목회다> <목회자> 등의 수많은 저술을 남긴 저자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2주 전에 구입하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 <십계명>의 저자라니. 한 번도 저자를 경험해 본적이 없기에 저자의 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 년에 150권 이상을 읽어내는 잡식성이 강한 다독가인 필자의 눈에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너무나 늦게 알게 되어 아쉬운 저자이다.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아 저자에 대한 공평한 평가는 내리기 힘들겠지만 그동안 출간한 책들과 본 책의 내용을 감안한다면 저자는 목회적 글쓰기의 대가다. 실용적일뿐 아니라 성경에 대한 깊은 조예와 더불어 삶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

 

“1996년 베일러 대학교에서 선정한 영어권에서 가장 탁월한 설교자 12명 중 한 명이며 유진 피터슨, 헨리 나우웬과 더불어 미국 개신교 목회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그리스도교 저술가 중 한 사람으로 꼽는다.”

 

필자는 출판사의 저자소개에 놀랍지만 기꺼이 동의한다. 단 한 권으로 나머지 책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례에 대한 신학적 통찰로 가득 차있다. 원제는 ‘Remember Who You Are’인데 한글 제목은 이것을 직역했다. 심지어 문장을 만들지 않고 도치형으로 그대로 두었다. 이것은 매우 잘한 것이다. 부제로 세례를 받는 모든 이에게라고 작게 적어 두었으니 책의 의도와 목적도 충분히 드러내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단지 제목으로 책을 평가하기엔 아쉬운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이제 이 책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세례에 대한 10가지 주제의 묵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책의 제목을 마지막 10장의 제목이기도 하다. 먼저 10장부터 시작해 보자. 세례는 세례를 받는 당사자에게 네가 누구인지 기억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어떤 이들은 사람을 성욕을 쫓는 존재’(200)로 정의한다. 학교는 당신은 지적 존재’(201)라고 답한다. 상품을 팔아야 하는 이들은 당신이 가진 돈이 곧 당신입니다’(201)라고 답할 것이다. 사람에 대한 수많은 정의는 수단화된 정의이며, 왜곡된 정의이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을 절박하며 긴요하다. 교회는 우리에게 세례를 주고 공동체로 받아들인다. 그럼 그것으로 완벽하게 정의될 것일까? 저자는 이렇게 들려준다.

 

교회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우리가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세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세례는 세례 받은 아이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주며 그 정체성이 선물’, 주님께서 교회 공동체를 통해 은총으로 주신 선물이라고 이야기합니다”(205).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렇다! 그리스도인이란 이름은 선물이다. 우리는 나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의해 인식되어지고, 나 또한 그들과 관계를 맺음으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익혀’(205) 간다. 세례는 우리에게 새 이름을 부여하고, 새 존재로서의 생명을 갖게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소유가 되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며, 그리스도이 지체가 된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망각해왔던 인간의 기억을 되찾는 것이다. 구원은 하나님께서 잃어버린 자신의 사람들을 되찾는 사건이다.

 

세례는 사건이다. 죽음의 사건이며, 다시 태어남의 사건이다. 땅에서 물에서 솟아오르듯 생명은 물에서 솟아오른다. 세례는 죽음인 동시에 탄생이다. 저자는 세례를 시작하면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죽음의 악취가 나는 곳에서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교육을 받고 시험을 통과해 세례를 받았던 초대교회로 이끈다. 초대교회에서 교회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입교할 수 있는 금지된 성역이었다. 특히 1세기 후반이 되면서 로마의 핍박으로 인해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사지로 끌려 나갔다. 그런데도 세례 받는 이들은 점점 불어났고, 기꺼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버리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초대교회가 생각했던 세례의 특징은 이렇다.

 

1. 회심하지 않고, 배우지 않고, 삶의 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이 될 수는 없다고 교회는 확신했습니다.

 

2. 세례를 그 자체로 회심과 성장이라는 긴 과정의 정점이자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이라는 또 다른 긴 과정의 시작이었습니다.

 

3. 세례를 교회에 가입하는 것을 뜻했습니다. 초대교회는 분명하게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가 된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라는 몸을 이루는 지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회 없이 그리스도인은 있을 수 없습니다.

 

4. 세례란 머리로, 몸으로 가슴으로 주님이 통치하는 나라에 참여하는 활동, 주님의 낯설지만 영광스러운 일에 참여하는 활동입니다.

 

세례는 과연 자신의 생명과 맞바꿀만한 가치를 지녔을까? 저자는 그렇다!’라고 말한다. 세상은 가치 없는 자로 낙인찍는다. 그러나 우리는 세례 받음으로 왕족이 된다. 세례가 우리의 손이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구원의 표를 받고 믿음을 고백할 때 교회가 주는 선물이다. 즉 하나님의 일 또는 주님께서 하시는 일’(49)이다. 세례는 결코 인간의 일이 아니다. 계몽주의와 경건주의는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큰 실수를 하나 하는데 그것은 세례 행위와 의미를 순전히 인간 편에서만 다룬다’(51)는 것이다. 실로 세례는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세례는 우리의 주의 보혈로 씻는 상징적 행위이다. 보혈은 죽음이며, 세례도 죽음이다. 보혈을 통해 하얗게 되고, 세례를 통해 죄가 씻겨 진다.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자각(自覺)이 일어나야 한다. 첫 번째는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 두 번째는 주님이 필요함으로 주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C. S. 루이스는 인간이 비참한 죄인인 이유를 스스로 그러한 상태를 자각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 다는 데’(93) 있다고 했다. 세례식은 너는 죽어 마땅하다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리고 그것을 알기에 자신을 물속 곧 죽음에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물속에서 나올 때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

 

세례를 받을 때 주님의 거룩한 형상은 재발견되고, 회복되며, 새롭게 됩니다. 세례를 받은 다음 물 밖으로 나올 때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이 됩니다”(105).

 

세례는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이다. 배움의 기나긴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며, 새롭게 거듭났기 때문에 계속하여 죄를 씻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연속이다. 세례는 씨앗의 발화와 같다. 저자는 이것을 새로운 공동체 안으로 들어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풀이한다. 교만은 본질적으로 소외이며 관계의 죽음이다. 회개는 관계 안으로 들어가는 시작점이다. 저자는 통찰력 있는 문장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은 일련의 고결한 생각이나 고매한 제안, 올바르고 선한 행동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윤리 체계가 아니라 그리스도 아래 거룩한 성도들과 함께 살아가고 일치를 이루려 애쓰는 삶의 방식’(112)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독립적 존재인 동시에 관계적 존재이다. 이제 혼자서 뭔가를 이룩하려 하지 않는다. ‘함께한다. 그가 교회이며, 교회의 일부이며, 교회 안에 있기 때문이다.

 

세례에 대해 이렇게 매력적으로 서술한 작가를 본 적이 없다. 세례에 대해 풍성한 신학적의 의의를 끌어낸 저자들은 많다. 하지만 단순하면서도 세례의 본질을 꿰뚫는 저자는 여태껏 없었다. 지금에야 윌리엄 윌리몬을 만나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예배와 성찬이 한창인 이때, 다시 세례를 묵상하며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가려는 몸부림을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세례를 집례하는 목회자나, 세례를 받는 이에게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기억을 되찾으려는 이들에게 기꺼이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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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십자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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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Edgar McGrath)는 1953년생으로 21세기 복음주의 신학자 중에서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그는 잉글랜드 국교회의 사제(Anglican priest)이다. 존 스토트(John R. W. Stott, 1921-2011), 제임스 패커(J. I. Packer, 1926-2020)는 잉글랜드 국교회 사제이다. 맥그라스는 전문 신학자이지만, 그의 많은 저술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참고로 로이드 존즈는 웨일즈 회중주의자라고 위키페디아서 소개하는데, 다른 표현으로는 웨일즈 독립파이다. 웨일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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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는 우리나라에 기독교 세계관을 최초로 소개한 분이다. 손봉호 교수는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고, 한국 사회에 자유대학 설립자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 세계관 운동을 전개했다. 그런 2023년에 손봉호 교수가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을 출판했다. 우리는 공동구매를 해서 읽고 독서 토론을 했다(광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 강성률 장로). 토론에서 나온 간단한 이야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손봉호 교수가 제시한 내용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 관한 부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철학이...
오리게네스, 오리겐이 우리에게 오다 오리게네스, 오리겐이 우리에게 오다
오리게네스 성경해석학 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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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계일의 <오리게네스 성경해석학 서사기>는 깊은 학문성이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신학 근본 체계를 연구한 매우 좋은 저술입니다. 이러한 작품들이 등장하게 됨으로 우리의 신학이 기독교 학문 체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글이 1차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좋은 시도입니다.   곽계일 박사는 루터파 연구자로 교부학과 유대교 랍비 문헌학 연구를 하는 전문가입니다. 교부 문헌을 연구하는 매우 귀한 자원인데,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
SNS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복음적으로 행동하라 SNS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복음적으로 행동하라
SNS에서 당신은 그리스도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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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상담학에서 일반적인 원칙으로 가르치는 변화된 삶의 원칙은 ‘반응하지 말고 행동(순종)하라’이다. 죄인은 자연스럽게 육신의 욕구대로 반응할 때가 많기 때문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식대로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행동하려면 반드시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롬 12:2). 이 복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은 거의 대부분 어그러지고 이기적이며 악한 특성을 갖는다. 이 세대에 만연한 ‘반응성’의 특징이 바로 이 악한 반응성이...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성경적 교회 살리기
브라이언 크로프트/신지철/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지난 20년 동안, 북미에서 해마다 평균 약 3,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고, 지금 남아 있는 교회 중 약 88-91퍼센트의 교회가 점차 죽고있다는 통계 자료는 참으로 충격적이다. 대략 10퍼센트 정도의 교회만 건강한 교회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10퍼센트도 성도의 숫자만 계산한 결과라서, 교리의 건전성, 성도의 삶의 거룩함, 교회의 건강한 기능 등을 모두 고려하면, 극히 적은 숫자만이 건강한 교회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인구 대비 기독교 인구 비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거의 대부분의 교회가...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겸손: 나를 내려놓는 기쁨
개빈 오틀런드/이지혜/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빌립보서 1장 27절에서 2장 3절의 내용을 바탕으로 복음에 합당하게, 연합하여, 용기 있고, 겸손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복음의 가치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부합하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개빈 오틀런드로 개혁된실천사에서 2023년에 출간된 <목숨 걸 교리 분별하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참고로 <온유하고 겸손하니>, <더 깊게>를 쓴 데인 오틀런드와 헛갈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개빈은 데...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대로 삶: 그리스도인이 추구할 최우선 가치
싱클레어 B. 퍼거슨/구지원/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시리즈 기획자인 마이클 리브스는 복음과 복음에 합당한 삶이 심한 간극을 보이는 작금의 사태를 경계하며 “복음대로 사는 삶은 오늘날의 교회엑 가장 중요한 필수 요건이다. 이 온전함은 복음에 우리의 머리와 가슴과 삶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으로, 도덕이나 정통 교리보다 더 필요하다”라고 시리즈 서문에서 그 취지를 밝혔다(11p). 빌립보서 1장 27절-2장 3절에서 네 가지 ‘복음대로 삶’의 특징을 찾았는데, 첫째로는 “합당함”이고 퍼거슨을 통해 <복음대로 삶: 원제는 “Worth...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용서를 선택하라
낸시 드모스 월게머스/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용서는 선택이지만,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용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나아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용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반역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지극히 합당한 일은 심판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용서를 선택하셨다. 그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고 가볍게 던지는 말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용서는 가해자의 죄책을 피해자가 갚겠다는 의지적인 선택이다. 상식에서 벗어나고 당위성도 떨어진다. 죄를 선택하여 남에게 손해를 끼친 자를 완전히 압도하...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태도, 믿음을 말하다
조명신/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목소리 높여 오랫동안 기도하는 사람의 영성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큰 목소리로 장시간 타인을 비난한다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믿음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확실합니다. 말과 행동, 태도에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의 신앙은 겉치레에 불과합니다.저는 설교나 강의에서 강조합니다. 인격과 존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은 속 사람부터가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우리 주님도 겉만 번드르르한 사람들에게 여러 번 책망을 하셨습니다.멋들어지...
전도서의 지혜 전도서의 지혜
더 바이블 전도서: 성숙한 신앙을 위한 지혜
송민원/감은사/모중현 편집위원


성실하고 치열하게 살았지만, 변한 것은 없는 듯 보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한 셈에 바쁩니다. 자신에게 유익이 되거나, 자신보다 강자라고 여겨지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관대합니다. 반대로 손해를 끼칠 것 같거나, 약한 사람에게는 비판적입니다.정해진 삶의 법칙대로 최선을 경주하지만, 우리의 삶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우리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악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악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광과 명예를 얻는데 말입니다.어쩌면 우리는...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정민교/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막막한 현실 앞에 고개를 떨굽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함이 커져갑니다. 크나큰 장벽 앞에 나의 연약함과 한계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이 상황에서 나의 힘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뒤덮습니다.빛이 비칩니다. 그 빛은 참으로 밝습니다. 한순간에 어두움을 몽땅 녹여버립니다. 언제 주위가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빛은 강렬합니다. 우리의 인생 한가운데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빛은 우리 삶에 개입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말입니다.굴곡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어둠과 ...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레베카 맥클러플린(Rebecca McLaughlin)/김은홍/죠이북스/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우리는 어떤 사건을 대할 때 이미 형성된 시각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작동합니다. 관점이란 것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 품이 넓지 못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미 형성된 관점이 합리적이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힘의 논리는 객관적인 설명이나 마음 담은 요청이 아니라, 상대방을 윽박지르는 강요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많이 직면합니다. 그저 힘(나이나 직위 등)이 더 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교리 박사님의 크리스천 코믹스: #1. 성경의 이미지
프레드 샌더스/이철민/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만화는 어렵고 복잡한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래서 여러 기독교 출판사에서 만화로 풀어낸 성경, 위인전, 교리 서적을 출판했다. 한편, 만화로 교리를 담아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첫째로,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만화는 그림체가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에 맞아야 한다. 옛날 그림체는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려내는 실력이 떨어지면 잘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둘째로, 정반대의 측면에서, 그림이 아무리 훌륭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해도, 담아내는...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
찰스 스펄전/송용자/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우리 주변엔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는 성도가 있다. 많은 경우 교회에서 요구하는 봉사와 섬김의 기회마다 빠짐없이 참석하여 헌신하는 성도가 그런 평가를 받는다. 새벽부터 나와 기도하고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며 큰 소리로 뜨겁게 찬양하면 사람들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는 삶의 여러 가지 어려움 가운데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붙들고 우직하게 신앙을 지키는 사람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한다. 믿음이 흔들릴 만한 어려움을 만났는데도 견고하게 서 있는 믿음을 가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믿음이 ...
경이로의 초대 경이로의 초대
경이라는 세계
이종태/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퍽퍽한 일상에 치여 하늘 한번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은 창을 통해서지만, 잠시 새벽하늘을 바라봅니다. 캄캄하여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신비로운 것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늘 새벽에 읽고 쓰지만, 새벽의 기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됩니다.치열함에 가려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여전히 헛헛한 마음 채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더 알기 위해 애썼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저 고요함에 몸을 맡깁니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에 잠시 나를 던집니다.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하나님의 충만함을 느껴봅...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배부름과 기쁨의 식사
이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필자가 태어나 자라고 지금은 목회로 섬기고 있는 유평교회는 매주 성찬을 통해 주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교회다. 처음엔 모든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매주 성찬을 집행하는 줄 알았다. 오순절 이후 예루살렘 교회는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고(행 2:46), 사도 바울이 드로아에서 “주간의 첫날에…떡을 떼려 하여 모였”던 것을 보면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떡을 떼는 성찬 예배를 드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행 20:7). 바울은 고린도 교회 편지...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기독교 형제단의 역사와 신앙
방기만/CLC/조정의 편집인


유평교회는 1965년 미국과 영국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뿌린 복음이 낳은 열매로 시작되었다. 선교사는 형제단(기독교 형제단, 크리스천 브레드린이라고 불린다) 출신이었는데, 그래서 교회가 행하는 많은 사역 밑바탕에 형제단의 신학과 실천이 깔려있다. 어렸을 때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보였던 교회가 자라면서 친구들이 전해주는 교회 모습과 달라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고 납득시켜야 할지 고민할 때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교회에는 막강한 리더십을 가진 담임 목사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에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 정도로 막강한 독단...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초기 교회의 성경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김기철/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오랜 시간 동안 성경만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 있을까요? 언어와 문화, 사회적 배경 등으로 인한 차이는 다양한 해석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어떠한 책으로 규정하는가에 따라 성경에 관한 관점은 더욱 상이해집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논의는 매우 복잡해집니다.『초기 교회의 성경』은 이러한 논쟁을 해결하고자 쓴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학자인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는 특유의 객관적이고 간결한 글쓰기를 통해 명쾌하게 성경의 ...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하나님의 날개 아래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홍종락/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주님의 본을 받아 그를 따라가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힘들고 고되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입니다. 척박한 길을 걸어갈 때 넘어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목표를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북돋아 주고, 방향을 지시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깊은 묵상과 치밀한 연구, 타인을 향한 공감이 배어있는 설교를 들으면 머리가 번쩍이고 가슴이 뜁니다. 그러한 설교는 깨달음과 더불어, 태도나 행동의 변화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그런 설교를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갑니다. 하나님 나라...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철학자의 신학 수업
강영안/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와 철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신학과 철학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하지만 주어진 계시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하게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것들을 내려놓고 집요하게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고 살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철학'과 '신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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