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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헤세드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사람들

정현욱 | 2018.11.22 20:14
헤세드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사람들 소외된 이들의 하나님 : 룻기/캐롤린 커스티스 제임스/이여진/이레서원/정현욱 편집위원

헤세드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사람들


여담(餘談)이다. 룻기에 대한 자료를 찾다 2010년에 서울신문에 이수영의 결혼식 기사가 올라와 찾아 들어갔다. 그런데 제목이 이상하다. 이수영이 “남편 보아스 난 롯”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룻’을 ‘롯’으로 잘못 적은 탓이리라. 그런데 팔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오타가 수정되지 않았다니 그게 더 궁금하다. 제목뿐 아니라 기사 내용에도 ‘룻’이 아닌 ‘롯’으로 기재된 것을 보니 기자가 성경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문득, 그럼 우리는 얼마나 룻기를 알고 있을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룻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룻기를 읽었음에도 왠지 잘못 알고 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내친김에 독하게 마음먹고 룻기를 주해하기로 작정했다룻기를 프린트해 읽고 또 읽었다다양한 종류의 주석을 참고하며 주해하기 시작했다히브리어 본문은 BHS(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 성경을 이용했다두 달 가까이 원문과 비교하며 주석을 참고하여 한 자 한 자 찍어내듯 주해했다마지막 주해를 끝내고 <룻기 묵상>이란 제목으로 전자책을 출간했다룻기 주해를 끝내고 마지막 남겨진 단어는 헤세드였다그 흔한 헤세드너무 많이 들어 식상해져버린 헤세드가 룻기의 주제였던 것이다룻기를 시작하기 전으로 되돌아와 버린 것이다무엇 때문에 공을 들여 룻기를 읽고 주해했던가.


난 다시 질문했다룻기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다윗의 조상헤세드의 희생을 통한 구속사의 완성뭘까그리고 이 책을 집어 들었다. 1장 서론을 다 읽기도 전에 경악할만한 몇 개의 단어가 들어왔다폭발물디즈니 영화고대의 서사빈곤과 절망그러나 이러한 단어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끌고 가는 전조에 불과하다저자는 헤세드가 룻기의 주제가 맞다고 말한다그러나 그 단어는 행동을 실행하는 원동력’(15)라는 점을 강조한다나아가 하나님께 항의하지만 하나님은 침묵하시고하나님은 욥에게처럼 나오미에게도 그들의 상실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으신다아니응답하지 않으신다.


룻기를 욥 이야기의 틀에 넣으면이 고대의 서사가 21세기로 쑥 들어온다갑작스럽게 룻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되는데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은 문제와 자주 맞닥뜨리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슬픔에서 보호하실 권능이 있으신데도 그 문제를 막지 않으신다.”(p.16)


침묵 또는 방치하시는 하나님이시다하나님은 나오미가 처절하게 망가지고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어가는데도 내버려 두신다바울은 로마서를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내버려 두심을 저주받은 자들에게 사용한다그렇다면 나오미는 하나님께 저주받은 자인가룻기 1장은 내용의 흐름상 분명히 하나님의 저주가 나오미의 삶을 강타하고 있은 것 같다그녀는 기근을 피해 약속의 땅을 피했고여호와를 알지도 못하는 두 며느리를 들였다하나님은 남편과 두 아들을 모두 데려가셨다그것도 후손은 단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후손이 없다는 말이 무엇인가하나님께서 그들의 태를 닫으신 것이 아닌가저자의 말대로 폐경기가 지난 과부 나오미는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p.14) 나오미는 여자 욥이지만동시에 여자이기에 욥보다 더한 상황에 처한 것이 확실하다.

 

저자는 서론에서 룻기의 메시지를 푸는 열쇠를 네 가지로 제시한다앞의 두 부분을 살펴보면 하나는 하나님이 언제나 이 이야기의 영웅이시라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룻기가 하나님의 더 위대한 이야기라는 틀 안에 있다는 것이다하나님의 거대한 서사 속에 룻기가 있다는 말이다그러나 이러한 신학적 해석이 고난과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얼마나 위로가 될까책 속으로 더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룻기보다 특이하고 실존적이다룻기는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남편과 아들을 잃은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다나오미가 절대적 절망으로 내 던져진 이유나오미의 상실이 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한 이유는 그 사회가 과부로서 생존이 척박한 시대였기 때문이다나오미의 모든 것이 끝난 후하나님은 베들레헴을 축복하신다나오미는 일어나 베들레헴으로 돌아간다이 대목은 누가복음 15장에서 그려낸 탕자가 아버지를 생각하고 돌아가는 장면처럼 보인다그러나 저자는 가부장제라는 문화 배경을 통해 나오미가 다시 살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죽으려고 가는 것’(47)이라고 정확하게 통찰한다그렇다그녀는 죽으러 가는 것이다차마 우상의 나라와 낯선 이방의 땅에서 죽기 싫기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기 직전룻기의 첫 번째 헤세드가 등장한다며느리들의 미래를 절망으로 채울 수 없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가라고 명한다아버지의 집이 상속과 권위의 의미라면 어머니의 집은 여성들의 결혼과 관련된다집으로 돌아가는 명령은 텅 빈 나오미가 며느리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헤세드인 셈이다오르바는 돌아간다그러나 룻의 입술에서 나오미의 헤세드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어머니와 함께 돌아갈 것이며어머니가 계신 곳에 함께 거할 것이며어머니의 백성들이 나의 백성이 되고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며어머니가 죽는 곳에서 나도 죽을 것이라고 고백한다절망과 죽음미래 없음과 고통만 남겨진 체 회의적 존재가 되어버린 나오미의 믿음에 일침을 가한다룻의 헤세드는 나오미의 헤세드를 능가한다룻은 나오미와 죽기를 각오한다.


그 후우리는 잘 알고 있다또 다른 헤세드가 기다린다나오미는 보아스의 헤세드를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을 감지한다그리고 그 위험한 음모?를 진행한다룻을 보아스의 침대에 들이는 것이다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고보아스가 절대 그럴 수 없는 사람인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룻이 몰랐을까알았다그럼에도 룻은 자신을 깨뜨렸다.(p.110) 나오미를 위해서함께 죽을 것이라는 룻의 다짐은 삶으로 드러난다요즘처럼 불임검사를 통해 자신이 아닌 남편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그러나 당시에 그런 기술은 존재하지 않았다어쩌면 룻은 불임의 여인일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아스의 처소에 침투한다룻은 이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했는가저자는 말한다룻은 자신을 깨뜨렸다.’ 혹시 모를 보아스의 헤세드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이다저자는 이 부분을 이렇게 평가한다.


헤세드가 법적 측면을 희생적인 사랑으로 바꾸었고절망 한복판에 생기를 불어넣었으며여호와의 마음속으로 더 깊이 이끌려 들어가게 했다룻과 보아스의 공동 노력 덕분에 비탄에 잠긴 나오미에게 새로운 희망과 생명의 숨결이 들어갔다.”(p.118)


이쯤 되면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보아스는 누구인가저자는 말한다. “룻기는 온통 남자에 대한 책이다.”(124) 무슨 말인가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보아스는 얼마든지 과부의 재산을 약탈할 수 있고룻을 붙잡아 자신의 첩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나오미가 룻을 보아스의 침대로 떠밀 때 절호의 기회일 수 있었다그런데 보아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나오미는 그때 무엇인가를 발견한다보아스를 통해서 자신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다저자는 보아스의 위대함을 이렇게 평가한다.


보아스는 어떻게 하면 남성의 권력과 특권이 선을 위하는 강한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보아스는 법이 요구하는 바를 자발적으로 넘어서는 보기 드문 희생을 하나그런데 바로 그 모습이 헤세드다.”(p.134)


이 놀라운 남성을 보라저자는 세상이 가진 가치 체계와 관습을 무너뜨리고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자로서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길을 알려 준다.’(24)고 말한다그렇다그는 하나님께서 처음 계획하신 남자인 것이다룻은 바로 그 여자이다히브리 원어를 보면 보아스는 깁보르 하일이며룻은 에세트 하일이다룻기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정확하게 두 가지라 확신한다하나는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사람이 되라문자적 율법에 얽매여 살아가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 그대로 살아가려는 진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다른 하나는 그렇게 할 때 헤세드를 통해 타락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갈 수 있다는 것을.


짧은 글로 이 책을 평하기에 역부족이다중요한 핵심을 짚었다고는 하지만 행간 속에 조밀하게 박힌 보석 같은 통찰들과 영혼을 울리는 해석들을 어찌 표현할까몇 달 만 일찍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랬다면 필자의 <룻기 묵상>은 얼만 풍성해졌을까이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이곳에 옮김으로 이 책이 얼마나 귀한지를 대신할까 한다.


우리가 예수께 초점을 맞추고 세상을 향한 그분의 심정을 받아들인다면우리는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기독교인 형제자매들에게이웃들에게동료들에게우리와 다른 사람들에게 헤세드의 방식으로 행동하기 시작할 것이다그러한 일이 일어날 때예수께서 오셨으며그분의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나라가 아님을 세상이 알게 될 것이다.”(p.15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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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십자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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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Edgar McGrath)는 1953년생으로 21세기 복음주의 신학자 중에서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그는 잉글랜드 국교회의 사제(Anglican priest)이다. 존 스토트(John R. W. Stott, 1921-2011), 제임스 패커(J. I. Packer, 1926-2020)는 잉글랜드 국교회 사제이다. 맥그라스는 전문 신학자이지만, 그의 많은 저술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참고로 로이드 존즈는 웨일즈 회중주의자라고 위키페디아서 소개하는데, 다른 표현으로는 웨일즈 독립파이다. 웨일즈 ...
세계관을 시작한 분이 출판한 세계관 특강 세계관을 시작한 분이 출판한 세계관 특강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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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는 우리나라에 기독교 세계관을 최초로 소개한 분이다. 손봉호 교수는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고, 한국 사회에 자유대학 설립자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 세계관 운동을 전개했다. 그런 2023년에 손봉호 교수가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을 출판했다. 우리는 공동구매를 해서 읽고 독서 토론을 했다(광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 강성률 장로). 토론에서 나온 간단한 이야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손봉호 교수가 제시한 내용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 관한 부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철학이...
오리게네스, 오리겐이 우리에게 오다 오리게네스, 오리겐이 우리에게 오다
오리게네스 성경해석학 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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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계일의 <오리게네스 성경해석학 서사기>는 깊은 학문성이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신학 근본 체계를 연구한 매우 좋은 저술입니다. 이러한 작품들이 등장하게 됨으로 우리의 신학이 기독교 학문 체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글이 1차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좋은 시도입니다.   곽계일 박사는 루터파 연구자로 교부학과 유대교 랍비 문헌학 연구를 하는 전문가입니다. 교부 문헌을 연구하는 매우 귀한 자원인데,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
SNS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복음적으로 행동하라 SNS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복음적으로 행동하라
SNS에서 당신은 그리스도인인가?
폴 트립/김진선/토기장이/조정의 편집인


성경적 상담학에서 일반적인 원칙으로 가르치는 변화된 삶의 원칙은 ‘반응하지 말고 행동(순종)하라’이다. 죄인은 자연스럽게 육신의 욕구대로 반응할 때가 많기 때문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식대로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행동하려면 반드시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롬 12:2). 이 복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은 거의 대부분 어그러지고 이기적이며 악한 특성을 갖는다. 이 세대에 만연한 ‘반응성’의 특징이 바로 이 악한 반응성이...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성경적인 방법
성경적 교회 살리기
브라이언 크로프트/신지철/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지난 20년 동안, 북미에서 해마다 평균 약 3,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고, 지금 남아 있는 교회 중 약 88-91퍼센트의 교회가 점차 죽고있다는 통계 자료는 참으로 충격적이다. 대략 10퍼센트 정도의 교회만 건강한 교회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10퍼센트도 성도의 숫자만 계산한 결과라서, 교리의 건전성, 성도의 삶의 거룩함, 교회의 건강한 기능 등을 모두 고려하면, 극히 적은 숫자만이 건강한 교회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인구 대비 기독교 인구 비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거의 대부분의 교회가...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복음이 제시하는 유일한 기쁨의 길, 겸손
겸손: 나를 내려놓는 기쁨
개빈 오틀런드/이지혜/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빌립보서 1장 27절에서 2장 3절의 내용을 바탕으로 복음에 합당하게, 연합하여, 용기 있고, 겸손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복음의 가치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부합하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개빈 오틀런드로 개혁된실천사에서 2023년에 출간된 <목숨 걸 교리 분별하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참고로 <온유하고 겸손하니>, <더 깊게>를 쓴 데인 오틀런드와 헛갈리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개빈은 데...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대로 삶: 그리스도인이 추구할 최우선 가치
싱클레어 B. 퍼거슨/구지원/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시리즈 기획자인 마이클 리브스는 복음과 복음에 합당한 삶이 심한 간극을 보이는 작금의 사태를 경계하며 “복음대로 사는 삶은 오늘날의 교회엑 가장 중요한 필수 요건이다. 이 온전함은 복음에 우리의 머리와 가슴과 삶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으로, 도덕이나 정통 교리보다 더 필요하다”라고 시리즈 서문에서 그 취지를 밝혔다(11p). 빌립보서 1장 27절-2장 3절에서 네 가지 ‘복음대로 삶’의 특징을 찾았는데, 첫째로는 “합당함”이고 퍼거슨을 통해 <복음대로 삶: 원제는 “Worth...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대한 반응은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용서를 선택하라
낸시 드모스 월게머스/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용서는 선택이지만,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용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나아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용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반역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지극히 합당한 일은 심판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용서를 선택하셨다. 그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고 가볍게 던지는 말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용서는 가해자의 죄책을 피해자가 갚겠다는 의지적인 선택이다. 상식에서 벗어나고 당위성도 떨어진다. 죄를 선택하여 남에게 손해를 끼친 자를 완전히 압도하...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존재의 변화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인
태도, 믿음을 말하다
조명신/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목소리 높여 오랫동안 기도하는 사람의 영성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큰 목소리로 장시간 타인을 비난한다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믿음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확실합니다. 말과 행동, 태도에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의 신앙은 겉치레에 불과합니다.저는 설교나 강의에서 강조합니다. 인격과 존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은 속 사람부터가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우리 주님도 겉만 번드르르한 사람들에게 여러 번 책망을 하셨습니다.멋들어지...
전도서의 지혜 전도서의 지혜
더 바이블 전도서: 성숙한 신앙을 위한 지혜
송민원/감은사/모중현 편집위원


성실하고 치열하게 살았지만, 변한 것은 없는 듯 보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한 셈에 바쁩니다. 자신에게 유익이 되거나, 자신보다 강자라고 여겨지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관대합니다. 반대로 손해를 끼칠 것 같거나, 약한 사람에게는 비판적입니다.정해진 삶의 법칙대로 최선을 경주하지만, 우리의 삶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우리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악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악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광과 명예를 얻는데 말입니다.어쩌면 우리는...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을 쫓아 살아온 삶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정민교/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막막한 현실 앞에 고개를 떨굽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함이 커져갑니다. 크나큰 장벽 앞에 나의 연약함과 한계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이 상황에서 나의 힘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뒤덮습니다.빛이 비칩니다. 그 빛은 참으로 밝습니다. 한순간에 어두움을 몽땅 녹여버립니다. 언제 주위가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빛은 강렬합니다. 우리의 인생 한가운데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빛은 우리 삶에 개입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말입니다.굴곡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어둠과 ...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복음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레베카 맥클러플린(Rebecca McLaughlin)/김은홍/죠이북스/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우리는 어떤 사건을 대할 때 이미 형성된 시각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작동합니다. 관점이란 것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 품이 넓지 못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미 형성된 관점이 합리적이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힘의 논리는 객관적인 설명이나 마음 담은 요청이 아니라, 상대방을 윽박지르는 강요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많이 직면합니다. 그저 힘(나이나 직위 등)이 더 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교리 박사님의 크리스천 코믹스: #1. 성경의 이미지
프레드 샌더스/이철민/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만화는 어렵고 복잡한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래서 여러 기독교 출판사에서 만화로 풀어낸 성경, 위인전, 교리 서적을 출판했다. 한편, 만화로 교리를 담아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첫째로,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만화는 그림체가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에 맞아야 한다. 옛날 그림체는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려내는 실력이 떨어지면 잘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둘째로, 정반대의 측면에서, 그림이 아무리 훌륭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해도, 담아내는...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을 가지고 싶다면
예수가 인정한 믿음
찰스 스펄전/송용자/터치북스/조정의 편집인


우리 주변엔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는 성도가 있다. 많은 경우 교회에서 요구하는 봉사와 섬김의 기회마다 빠짐없이 참석하여 헌신하는 성도가 그런 평가를 받는다. 새벽부터 나와 기도하고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며 큰 소리로 뜨겁게 찬양하면 사람들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는 삶의 여러 가지 어려움 가운데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붙들고 우직하게 신앙을 지키는 사람에게 ‘믿음이 좋다’는 말을 한다. 믿음이 흔들릴 만한 어려움을 만났는데도 견고하게 서 있는 믿음을 가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믿음이 ...
경이로의 초대 경이로의 초대
경이라는 세계
이종태/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퍽퍽한 일상에 치여 하늘 한번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은 창을 통해서지만, 잠시 새벽하늘을 바라봅니다. 캄캄하여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신비로운 것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늘 새벽에 읽고 쓰지만, 새벽의 기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됩니다.치열함에 가려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여전히 헛헛한 마음 채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더 알기 위해 애썼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저 고요함에 몸을 맡깁니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에 잠시 나를 던집니다.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하나님의 충만함을 느껴봅...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신학은 왜 실천되지 않을까?
성찬, 배부름과 기쁨의 식사
이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필자가 태어나 자라고 지금은 목회로 섬기고 있는 유평교회는 매주 성찬을 통해 주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교회다. 처음엔 모든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매주 성찬을 집행하는 줄 알았다. 오순절 이후 예루살렘 교회는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고(행 2:46), 사도 바울이 드로아에서 “주간의 첫날에…떡을 떼려 하여 모였”던 것을 보면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떡을 떼는 성찬 예배를 드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행 20:7). 바울은 고린도 교회 편지...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종교개혁의 후예, 성경적인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는 기독교 형제단
기독교 형제단의 역사와 신앙
방기만/CLC/조정의 편집인


유평교회는 1965년 미국과 영국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뿌린 복음이 낳은 열매로 시작되었다. 선교사는 형제단(기독교 형제단, 크리스천 브레드린이라고 불린다) 출신이었는데, 그래서 교회가 행하는 많은 사역 밑바탕에 형제단의 신학과 실천이 깔려있다. 어렸을 때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보였던 교회가 자라면서 친구들이 전해주는 교회 모습과 달라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고 납득시켜야 할지 고민할 때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교회에는 막강한 리더십을 가진 담임 목사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에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 정도로 막강한 독단...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안내서
초기 교회의 성경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김기철/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오랜 시간 동안 성경만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 있을까요? 언어와 문화, 사회적 배경 등으로 인한 차이는 다양한 해석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어떠한 책으로 규정하는가에 따라 성경에 관한 관점은 더욱 상이해집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논의는 매우 복잡해집니다.『초기 교회의 성경』은 이러한 논쟁을 해결하고자 쓴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학자인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는 특유의 객관적이고 간결한 글쓰기를 통해 명쾌하게 성경의 ...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깊은 묵상으로의 초대
하나님의 날개 아래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홍종락/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주님의 본을 받아 그를 따라가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힘들고 고되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입니다. 척박한 길을 걸어갈 때 넘어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목표를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북돋아 주고, 방향을 지시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깊은 묵상과 치밀한 연구, 타인을 향한 공감이 배어있는 설교를 들으면 머리가 번쩍이고 가슴이 뜁니다. 그러한 설교는 깨달음과 더불어, 태도나 행동의 변화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그런 설교를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갑니다. 하나님 나라...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
철학자의 신학 수업
강영안/복있는사람/모중현 명예편집위원


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와 철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신학과 철학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하지만 주어진 계시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하게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것들을 내려놓고 집요하게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고 살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철학'과 '신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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