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수많은 선택을 앞에 두고 있는 이들에게
수많은 선택을 앞에 두고 있는 이들에게
성도는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 애쓰고 기도하며 선택하는 사람이다.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본능과 본성대로 선택하며 사는 것은 성도의 자세가 아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고 싶은 소원이 있고 그것을 위해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하나님의 뜻을 찾는다는 것이 너무 어렵게 여겨지고 숨은그림찾기나 보물찾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떤 경우는 중요한 선택 앞에서 고민만 하다 기회를 놓쳐 후회하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을 할까봐 두려운 나머지 소중한 기회가 지나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뜻은 명확하다. 우선 거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인간이 다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의미에서 쓰는 말일 것이다. 또 하나는 성경에 분명하게 나와 있는 선과 악과 양심과 거짓에 관련된 말씀들이다. 그리고 진로와 결혼과 인생의 다양한 일들을 선택해야 하는 개인에게 주어진 일들이다. 이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은 각 개인이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일 것이다.
필자도 지나고 보니 얼마나 이 ‘하나님의 뜻’과 관련하여 시간을 낭비하고 무기력하게 지냈는지 후회할 정도이다. 이삭에게 리브가를 주는 것처럼 바울에게 마게도냐로 가라는 것처럼 요나에게 니느웨로 가라는 것처럼 사도들에게 맛디아를 뽑아주는 것처럼 하나님의 뜻을 초자연적인 것같이 오해하기도 했고, 하나님이 정하신 오직 한 길만 있을 것이라고 여기며 하나님의 성품을 오해하고 시간만 갉아먹은 기억도 있다.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우리로 하여금 그렇게 지치게 하고 힘겹게 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말하길 하나님의 뜻은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분명히 계시되어 있어서 명확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그 뜻 안에서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일하시는 은혜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하기 전에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그 목적이 선명해야 한다. 그 분명한 목적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선택을 하더라도 나쁜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고, 분명한 목적이 있다면 나쁜 선택 같아도 선한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 나의 존재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지 그것부터 해결되어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이웃을 섬기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삶을 살겠다는 인생의 목적이 있다면 무수한 선택사항을 만나도 걱정할 것이 없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왜 그것을 선택했느냐는 더욱 중요하다.
성품을 다듬어라
필자가 신앙생활 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에게 놀라운 자유를 주셨다는 것이다. 어떤 법과 원칙과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사람의 생각과 사고를 묶어서 노예처럼 살게 하지 않으시고 자유와 소신을 갖고 살게 해주셨다는 것이다. 물론 이 자유는 방종과 무책임을 넘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 자유는 우리의 선택에도 적용이 되는데 우리가 무슨 선택을 하든 계시된 성경을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를 존중하시고 함께하시고 보호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무슨 선택을 하는가에 관심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어떠한 사람인가에 더 관심이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얼마나 복된 선택을 하느냐를 기다리기보다 우리가 얼마나 복된 존재로 살아가느냐를 더 기다리신다. 이런 하나님의 성품을 생각하면 우리는 여전히 외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세속적인 사람 같다. 하나님은 나의 선택을 통해서 우리를 판단하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여러 선택을 하는 순간까지 우리가 성장하고 성숙하기를 원하신다.
일반적으로 하나님의 선택은 이것이라고 음성으로 들려주지 않는다. 물론 깊은 기도 중에 특별한 경우 마음에 주시는 하나님의 감동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선택보다 우리의 성품을 더 귀하게 여기신다. 왜냐하면 사람의 선택은 그 사람의 성품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인격은 이기적인 선택을 할 것이고 온유한 인격은 온유한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러니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며 낭비하지 말고 이런 선택들을 사용하셔서 나를 훈련하고 다듬어 가시는 하나님의 뜻을 알아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 기도하게 된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선택한 사람은 이제 하나님이 모든 것을 책임지라는 식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지금의 선택은 지금까지의 배움과 경험과 성숙의 결과이기에 이 훈련을 잘 받아온 사람은 더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게 될 것이다. 좋은 선택을 했다고 이후에 기도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니고 나쁜 선택을 했다고 이후에 기도가 더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무슨 선택을 했느냐보다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누가 봐도 좋은 선택을 했어도 기도 없이 방종으로 살아간다면 그 선택은 무의미 할 것이고 후회되는 선택을 했어도 이후에 기도하며 하나님 앞에서 책임감 있게 살아가는 자라면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즉 선택하는 그 순간보다 선택 이후에 내가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어리석어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지나고 나면 쓸데없어 보이는) 골몰하는데 그것보다 내가 이후에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그 선택의 의미가 담길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은 진로와 배우자 선택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도 좋은 안내를 해주고 있다. 우리는 쉽게 이해하기를 우리의 진로는 이미 결정되었고 배우자 또한 이미 짝지어진 것처럼 운명론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선택은 그렇게 닫혀 있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성품과 인격과 은사와 모든 것을 종합해서 기도하고 분별하며 결정하도록 길을 열어주셨다. 이것이면 하나님의 뜻이고 저것이면 하나님의 뜻이 아니고 그런 기준은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오해일 것이다.
나의 선택이 하나님의 뜻일까? 한치 앞도 모르고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늘 고민이고 인생의 다양한 문제 앞에 힘겨울 때가 많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이미 밝혀져 있다. 인간의 교만과 탐욕이 그 뜻을 거부하려는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지만 하나님의 뜻을 확신하고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지혜롭게 선택한다면 하나님은 그 가운데 함께 하실 것이다. 선택은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당신의 사람으로 훈련하시는 지혜를 배우고 자유를 경험하는 은혜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