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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참 희망을 잃어버린 세대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사는게 맛있다/푸르메재단엮음/이끌리오/[권지성]
이 땅의 모든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한 나라가 선진국이라 불리울 수 있는 지표에는 해당 나라의 경제력, 군사력, 그리고 문화적인 역량등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여러 가시적인 국가의 데이터들을 볼 때, 이미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 서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유독 장애인들을 향한 복지 시스템에 있어서는 여전히 낙후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회가 장애인들을 우리와 동일한 한 명의 인간으로 대접해야 하지만, 선천적, 후천적으로 가진 질병과 불의의 사고로 인해, 더 이상 사회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고 사회의 변두리를 배회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얼마나 하고 있었는지 생각해 볼 때, 나부터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이렇게 사회에서 냉대받고 소외된 장애인들과 그들의 삶에 대한 희망과 꿈을 노래한 글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 표지를 보면 ‘사는 게 맛있다’라는 책 제목과 함께 책 전면에 ‘장애의 아픔을 이겨내고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문구를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면서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이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왔으나, 23명이 풀어놓는 소외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모두 듣고 보니, 나 역시 언제라도 겪을 수 있는 나의 고통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그 누가 이러한 고통과 아픔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들의 이야기들이 마음을 파고드는 이유는 그들이 그저 불쌍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고난을 희망과 용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으로 바꾸어 내었다. 이것은 나에게 지워진 삶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나도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 보리라는 조그마한 결심도 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프리카의 고통에 울부짖는 어린 영혼들에 대한 가슴 아픈 애기를 담은 김혜자씨의 이야기, 최고의 인기 가수에서 거짓말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반신불수의 신세가 되어 버린 강원래씨의 이야기, 평범하고 단란한 가정의 어여쁜 학생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화상으로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낸 이지선양의 이야기, 민주화 운동을 하다 감옥에서 갖은 고문을 당했던 김근태씨의 이야기등은 단순히 고통과 고난으로 끝난 인생 여정이 아니라, 끝 없는 죽음의 골짜기와 같은 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샘물과 같은 희망을 던져 주고 있다.
‘사람들은 희망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말이나 만큼 ‘희망’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는 합니다. 하지만, 막상 희망이 있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희망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다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숯덩이에게는 불덩이가 될 희망이 있고 흙덩이에게는 돌덩이가 될 희망이 있는 것처럼 모든 존재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중 장애의 고통에서 헬렌 켈러를 구해준 것처럼 ‘희망’은 이 세상을 구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P. 69)
장영희씨가 쓴 ‘콩알만큼의 희망’에서 죽을 만큼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이의 편지를 읽으며 콩알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는 어느 어머니의 가슴 뭉클한 사연은 모든 것을 가지고도 생의 의미를 포기하고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엄마, 엄마가 말씀하신 대로 열심히 콩을 삶았어요. 오래 삶아서 콩이 물렁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간장을 부었는데 형민이가 ‘형! 너무 딱딱해서 잘 못 먹겠어,’하며 안 먹었어요. 그래서 반찬도 없이 거의 맨밥만 먹고 그냥 잠들어 버렸어요. 엄마, 내일 새벽에 나가시기 전에 저 깨워서 콩 잘 삶는 법 꼭 가르쳐 주세요.”(P. 47)
입양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건만, 2명의 아이를 입영하고, 거기에 천성 뇌기형이라는 장애를 가진 ‘아영’이를 기르면서 슬픔과 고통보다는 ‘ 이 아이는 우리 가정의 축복이고 복덩이’라고 고백하는 신주련씨의 사연은 나의 모습을 참으로 부끄럽게 하였다.
장애인들과 그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오히려 정상인으로 살아가는 나의 마음을 더욱 부요하게 하고, 그래도 세상은 참 살만한 곳이고, 하나님의 은혜가 여전히 이 땅에 부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수익금과 저자 인세는 장애인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세워질 푸르메 재활 전문병원 설립에 쓰인다고 하니 더욱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해 마다 3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교통사고와 질병등으로 장애인이 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은 4000개뿐이라고 한다. 환자의 질병을 고치는 것으로 치료의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질병을 치료에서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육체와 영혼이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사회에 온전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치료라고 생각할 때, 재활병원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환자 중심의 재활 전문병원’을 꿈꾸는 푸르메 재단은 장애인들의 재활과 치료를 위한 푸르메병원을 2009년에 공식적으로 개원하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의 수입의 1%를 나누는 운동과 정부, 기업, 민간기관의 순수한 모금으로 이 일을 이루어 나가려 한다.
장애는 비단 육체적, 물질적인 장애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자살 공화국을 살아가며, 많은 이들이 극심한 우울증과 열등감속에 자살만이 자신의 유일한 살 길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주위에는 많다. 인간미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입시 지옥에서 공부하는 아이들과 약육강식의 경쟁 사회 속에 지쳐버린 직장인들과 이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과 실패 속에 포기해 버린 우리의 청년들도 있다. 우리 사회는 온통 절망과 좌절, 그리고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정신 장애아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이러한 정상인들이라 여겨지는 사람들이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생의 의미를 재 발견하게 된다면, 이것은 참으로 역설적인 이야기이다. 일독을 추천한다.
이 땅의 모든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한 나라가 선진국이라 불리울 수 있는 지표에는 해당 나라의 경제력, 군사력, 그리고 문화적인 역량등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여러 가시적인 국가의 데이터들을 볼 때, 이미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 서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유독 장애인들을 향한 복지 시스템에 있어서는 여전히 낙후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회가 장애인들을 우리와 동일한 한 명의 인간으로 대접해야 하지만, 선천적, 후천적으로 가진 질병과 불의의 사고로 인해, 더 이상 사회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고 사회의 변두리를 배회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얼마나 하고 있었는지 생각해 볼 때, 나부터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이렇게 사회에서 냉대받고 소외된 장애인들과 그들의 삶에 대한 희망과 꿈을 노래한 글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 표지를 보면 ‘사는 게 맛있다’라는 책 제목과 함께 책 전면에 ‘장애의 아픔을 이겨내고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문구를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면서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이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왔으나, 23명이 풀어놓는 소외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모두 듣고 보니, 나 역시 언제라도 겪을 수 있는 나의 고통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그 누가 이러한 고통과 아픔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들의 이야기들이 마음을 파고드는 이유는 그들이 그저 불쌍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고난을 희망과 용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으로 바꾸어 내었다. 이것은 나에게 지워진 삶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나도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 보리라는 조그마한 결심도 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프리카의 고통에 울부짖는 어린 영혼들에 대한 가슴 아픈 애기를 담은 김혜자씨의 이야기, 최고의 인기 가수에서 거짓말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반신불수의 신세가 되어 버린 강원래씨의 이야기, 평범하고 단란한 가정의 어여쁜 학생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화상으로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낸 이지선양의 이야기, 민주화 운동을 하다 감옥에서 갖은 고문을 당했던 김근태씨의 이야기등은 단순히 고통과 고난으로 끝난 인생 여정이 아니라, 끝 없는 죽음의 골짜기와 같은 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샘물과 같은 희망을 던져 주고 있다.
‘사람들은 희망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말이나 만큼 ‘희망’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는 합니다. 하지만, 막상 희망이 있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희망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다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숯덩이에게는 불덩이가 될 희망이 있고 흙덩이에게는 돌덩이가 될 희망이 있는 것처럼 모든 존재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중 장애의 고통에서 헬렌 켈러를 구해준 것처럼 ‘희망’은 이 세상을 구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P. 69)
장영희씨가 쓴 ‘콩알만큼의 희망’에서 죽을 만큼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이의 편지를 읽으며 콩알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는 어느 어머니의 가슴 뭉클한 사연은 모든 것을 가지고도 생의 의미를 포기하고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엄마, 엄마가 말씀하신 대로 열심히 콩을 삶았어요. 오래 삶아서 콩이 물렁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간장을 부었는데 형민이가 ‘형! 너무 딱딱해서 잘 못 먹겠어,’하며 안 먹었어요. 그래서 반찬도 없이 거의 맨밥만 먹고 그냥 잠들어 버렸어요. 엄마, 내일 새벽에 나가시기 전에 저 깨워서 콩 잘 삶는 법 꼭 가르쳐 주세요.”(P. 47)
입양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건만, 2명의 아이를 입영하고, 거기에 천성 뇌기형이라는 장애를 가진 ‘아영’이를 기르면서 슬픔과 고통보다는 ‘ 이 아이는 우리 가정의 축복이고 복덩이’라고 고백하는 신주련씨의 사연은 나의 모습을 참으로 부끄럽게 하였다.
장애인들과 그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오히려 정상인으로 살아가는 나의 마음을 더욱 부요하게 하고, 그래도 세상은 참 살만한 곳이고, 하나님의 은혜가 여전히 이 땅에 부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수익금과 저자 인세는 장애인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세워질 푸르메 재활 전문병원 설립에 쓰인다고 하니 더욱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해 마다 3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교통사고와 질병등으로 장애인이 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은 4000개뿐이라고 한다. 환자의 질병을 고치는 것으로 치료의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질병을 치료에서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육체와 영혼이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사회에 온전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치료라고 생각할 때, 재활병원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환자 중심의 재활 전문병원’을 꿈꾸는 푸르메 재단은 장애인들의 재활과 치료를 위한 푸르메병원을 2009년에 공식적으로 개원하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의 수입의 1%를 나누는 운동과 정부, 기업, 민간기관의 순수한 모금으로 이 일을 이루어 나가려 한다.
장애는 비단 육체적, 물질적인 장애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자살 공화국을 살아가며, 많은 이들이 극심한 우울증과 열등감속에 자살만이 자신의 유일한 살 길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주위에는 많다. 인간미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입시 지옥에서 공부하는 아이들과 약육강식의 경쟁 사회 속에 지쳐버린 직장인들과 이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과 실패 속에 포기해 버린 우리의 청년들도 있다. 우리 사회는 온통 절망과 좌절, 그리고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정신 장애아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이러한 정상인들이라 여겨지는 사람들이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생의 의미를 재 발견하게 된다면, 이것은 참으로 역설적인 이야기이다.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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