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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에 대한 동양적 믿음의 여정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책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책을 통해서 어떤 정보를 얻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에 익숙했던 나에게 있어 이 책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새로운 독서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분석보다는 종합을, 설명보다는 묘사를, 해답보다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 많은 혼란을 느꼈다. 하지만 그 혼란을 넘어서, 내가 가진 틀이 아닌 책이 말하고자 하는 틀을 가지고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할 때, 책은 말하기 시작했고, 책 속의 장면 속에서 선다싱의 모습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 저자 선다 싱
1889년 인도 편자브 주 람푸르에서 태어났으며, 부유한 시크교 집안에서 자랐다. 장로교 선교사가 세운 기독교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나 당시에는 심한 반감을 가지고 기독교를 공격했다. 1905년 신비로운 체험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고 회심했으며 집을 떠나 사두(인도의 종교 수행자)가 되어 무소유의 삶과 순례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3년 동안 적어도 네 개 대륙의 스무 나라를 순례했다. 강연과 저술은 물론 많은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깊은 영향을 미친 그는 20세기 전반 동방에서 가장 잘 알려진 영적 스승이다.
● 서평
선다싱이라는 생경한 인물에 대해 접하면서, 기독교계에 그토록 많은 영향력을 미친 인물에 대한 나의 관심이 얼마나 적었는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우찌무라 간조나 함석헌과 같은 동양인으로서 하나님에 대해 깊은 수준의 앎을 가졌던 이들에 대해 너무도 무관심하게 여겼음을 알게 되었다. 신앙이라는 것이 내 안에 생길 때부터 들어왔던 서구 사회에서 쓰여진 많은 책들의 영향과 그 서구사회에서 쓰여진 책들에 있는 분석적인 논리에 물들어 있는 나에게 있어, 동양적이라고 불리는 종합적 사고를 갑작스럽게 요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이러한 동양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신앙서적을 읽을 기회를 스스로 제한했던 것이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이 ‘선다싱을 만나다’라는 책을 구하게 되었고, 차근히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선다싱에 대해, 어린시절 목사님이 말씀하신 ‘눈 내리는 히말라야를 넘으며 쓰러진 한 사람을 업고 넘었기에 살았다는 예화’가 다였던 나에게 이 책은, 선다싱이라는 한 사람이 대다수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그래서 ‘신들의 나라’라고 불리는 인도 땅에서 하나님을 사람으로 자라가고 성장해 한사람의 성자가 되는 것을 보여주었다. 참으로 진지하게 하나님에 대해서 고민하며, 온전한 그리스도를 발견해 가려는 구도자로서의 삶과 역시 발견한 그리스도에 대해서 전하는 전도자로서의 삶을 살았간 한 성자의 모습을 살펴볼 첫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책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책을 통해서 어떤 정보를 얻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에 익숙했던 나에게 있어 이 책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새로운 독서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분석보다는 종합을, 설명보다는 묘사를, 해답보다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 많은 혼란을 느꼈다. 하지만 그 혼란을 넘어서, 내가 가진 틀이 아닌 책이 말하고자 하는 틀을 가지고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할 때, 책은 말하기 시작했고, 책 속의 장면 속에서 선다싱의 모습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그렇게 진리를 이해했고, 그렇게 진리를 위해 삶을 온전히 드렸다’는 것에 대해서 보게 되었다. 그것은 동양인의 성정에서 이해된 기독교와 그리스도의 모습이었다. 1부를 통해서 ‘선다싱의 생애’에 대해 대략적인 사실들을 알게 되고, 2부를 통해 그가 선생으로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기독교안에 있는 질문들과 그에 따른 답변을 듣게 된다. 하나님의 존재, 죄와 악의 문제, 구원, 참된 기도와 명상, 섬김의 삶에 대한 내용들을 선문답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각각의 내용에 대해서 논리적 설명과는 다른 차원의 해결책들을 삶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는 주변의 소제들과 묵상을 통한 대답들을 듣게 된다. 기독교적 문제의 해답이 동양적인 사색을 통해서 나올 수 있음에 대해서 처음 접했던 귀한 경험이었고, 그러한 선다싱의 이야기 안에서 기독교안에 있는 중요한 질문들이 해결되어져 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서구의 논리와 합리가 지배하던 시대에, 기독교마저도 합리적으로 풀어질 수 있다고 믿고 주장했던 서구인들 앞에 서서 동양의 깊은 영성을 가르쳤던 선다싱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서구인들에게 동양적 기독교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적인 사고 안에서 다른 종교 특히 힌두교 안에서 힌두교와 싸우지 않으며, 그러면서도 힌두교의 논리에 굴하거나 비굴해지지 않으며 그리스도를 전했고, 서구인 안에서 서구인들의 논리와 정서에 대해 공격하거나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동양적인 사고와 정서를 일관하며 그가 이해한 그리스도를 전하는 삶을 서구인들에게 전하고, 그 신앙을 삶으로 보여준 선다싱의 모습은 그가 왜 성자라 불리는지 수궁하게 만든다.
최근 서구적 사고의 한계와 자연에 대한 파괴 등으로 인해 동양적 사고가 서구 사회의 영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인양 소개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티벳의 달라이 라마나, 탁닛한과 같은 경우도 그러하고,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북미 인디안과 남미 인디안, 부시맨과 같은 자연친화적 종족들이 하는 삶과 자연 속에 발견되어진 지혜에 대한 많은 글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책들이 서구적 사고에 물들어 있는 이들에게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가 많은 이들이 그러한 사고들에 매료된 것 같다. 동양적이고, 종합적이며 자연친화적인 사고들이 서구의 물질주의와 실용주의라는 잘못된 가치관에 대해서 도전하도록 하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은연중 그와 더불어 들어왔던 그리스도교에 대해서마저도 사상적으로 심각한 도전을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기독교가 전해지고, 가르쳐지는 과정에서 그러한 서구의 사조들과 너무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한다면, 그렇기에 지금 이 시대의 기독교가 요구하는 것은 ‘순전한 기독교’의 핵심가치들을 찾아 그 핵심가치를 ‘새로운 틀’로 풀어내는 것이다.
서구나 동양의 어떤 특정한 사상의 흐름에 의지하고 있는 기독교가 아니라, 명확하게 그 둘을 통합할 수 있는 기독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있었던 서구의 연구와 수고를 무시하자는 것도 아니며, 새롭게 등장하는 많은 동양적인 사고의 방법들을 힘으로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을 통합할만한 역량을 갖고 있는 기독교의 포용력을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들의 나라’인 인도에서 동양적인 묵상을 통해서 동양과 서양 양쪽에서 그 깊이와 넓이에 있어 널리 인정받고 있는 ‘선다싱’이라는 인물과 그의 신앙적 조언은, 가장 크게 참고하고, 받아들여야할 소중한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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