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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정신

이 책의 저자인 칼 트루만 교수는 실력 있는 영향력 있는 교수이다. 종교 개혁에 대한 해박한 그의 지식이 이 책에 잘 스며들어 있다. 이 책은 2000년 7월에 웨일스 복음주의신학교에서 열린 ‘말씀과 성령 컨퍼런스’에서 강연된 내용들이다.
이 책에는 오늘날의 교회가 성공주의 및 승리주의에만 도취된 나머지 종교개혁가들이 했던 만큼 인간의 고통과 슬픔에 대해 민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저자의 한탄이 표현되어 있다.
또 오늘날의 설교자들이 강단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려줄 뿐 하나님의 이야기를 선포하는 데에는 게을러졌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아울러 오늘날의 사람들이 점점 더 새로운 것만을 추구할 뿐 역사와 전통을 통하여 축적된 과거의 지혜를 소흘히 여긴다는 저자의 비판은 한국 교회가 새겨 들어야 할 교훈이다.
게할더스 보스에 대한 저자의 견해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보스는 탁월한 성경 신학자였으며, 우리는 그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저자는 언제나 설교는 그리스도 중심적이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참으로 적절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설교들이 정작 그리스도 없는 설교인가?
개혁된 교회는 언제나 개혁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통해 저자는 종교 개혁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들도 우리가 섬기는 교회가 성경 말씀에 의해 날마다 개혁되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
저자는 루터가 선택한 방식은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마음과 생각을 바꾸는 개혁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변화시킨 후 구조를 바꾸는 개혁이었다고 바르게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는 종교개혁가들을 우상화할 것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칼빈을 우상화하면서도 정작 그에게서 배우지 않는 모습을 본다.
이 책에서 종교 개혁 자체에 대해서 좀더 심도 있게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저자는 종교개혁은 말씀의 운동이었다고 조명한다. 오늘날도 강단의 회복 없이 교회의 개혁은 요원하다.
저자는 복음주의권 학생들과 일할 때마다, 그들이 복음을 얼마나 조금밖에 모르고 있는지로 인해 항상 놀란다고 말한다. 오늘날 교회 청년들이 교제에는 힘쓰면서도 교리와 성경 지식에는 무지한 것이 사실인데, 크게 우려할 일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좋은 신앙 서적들, 특히 고전들을 읽어야 한다.
저자에 의하면 복음주의권 학생들이 다니는 교회는 생명력 있고, 생동감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해 교제를 매우 강조하면서도 오히려 설교는 소흘히 여긴다고 바르게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교리문답의 사용을 촉구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도 꼭 필요한 것이 교리 교육이며 교리 문답에 대한 교육이다. 장로교인이면서도 소요리문답이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도 무지한 것이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저자는 목회자의 지적 능력을 강조한다. 목회자는 연구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목회자의 지적 능력을 필수적인 것이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율법주의적인 측면을 비판한 저자에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내가 경험한 스코틀랜드 교인들은 결코 율법주의자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무분별한 성찬 참여가 경계되어야 할 것이다.
감정주의자들에 대한 저자의 적절한 경계는 타당한 것이다. 오늘날에는 교리나 지식보다는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가 중요하게 되었고, 설교자들도 감정을 부추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설교를 구성하는 요소는 첫째,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이며, 둘째, 성경 역사에 집중하고, 마지막 세 번째로 그리스도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모범적인 설교의 위험성을 적절히 지적하면서 하나님 중심적인 설교를 지향하는 저자의 태도는 크게 배울만하다.
자기 자신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개인적인 경험을 묘사하는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는 찬송가나 복음성가는 기본적으로 성경적인 찬양이 아니라고 하는 저자의 지적은 참으로 타당한 것이다.
한국 교회도 복음성가보다는 시편 찬송을 더욱더 불러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유익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잘 훈련된 교사임을 느끼게 된다. 종교 개혁의 정신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