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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요약본

에디슨은 메모광이었다

이종수 | 2008.06.23 17:53
에디슨은 메모광이었다
우메마에 준이치로 지음/강민, 정인영 옮김
사람과책/2000년/229쪽/7,500원

▣ 저자         우에마에 준이치로
동경 외국어대학 영미과를 졸업하고 아사히신문사 기자를 거쳐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다. 1977년에 『태평양 생환자』로 제8회 오야소이치 논픽션상을 수상하였으며, 저서로는 『광기의 피아노 살인사건』 『부드러운 불』 『세계 명품 기행』 등이 있다.

▣ 역자  강민, 정인영
강민은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에서 수학하고 국제 PEN클럽 한국본부이사를 역임하였으며 지금은 한국민인협회 이사로 있다. 시집 『물은 하나되어 흐르네』를 펴냈고, 고미가와 준페이의 『인간의 조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외 다수를 번역하였다.

정인영은 소설가로, 1956년 현대문학으로 문단에 등단한 뒤 창작활동을 하는 한편 문학작품과 경영서 다수를 번역하였다. 저서에 『나갈 길 없는 지평』 『소설 손자』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인간은 누구나 성공을 원한다. 그러나 성공하려면 마음의 경제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는 '마음의 경제' 시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경제란 스스로 좋아서 일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경제, 깨끗한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경제, 나아가 고객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기업이 성공하는 경제를 말한다. 이런 마음의 경제가 나타나게 된 이유는 20세기 경제가 물질만능주의, 황금만능주의를 가져오면서 물질적 풍요가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더 고통스럽게 했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게다가 통제 지향적인 경영이 한계에 도달한 것을 깨닫게 된 것도 한 원인이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 성공이며 노동은 인간에게 만족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미래의 직장은 마음껏 일하고 마음껏 노는 곳이 될 것이다. 재미있는 직장이 일류기업이다.”

실제로 최근에 성공하는 벤처기업들은 자율성과 창의성 그리고 짜릿한 도전정신을 고취시키고 있다. 또한 이제는 어지간한 식당에서도 음식이 아니라 ‘만족’을 판다는 자세로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마음을 잘 다스리고 나아가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악착같이 일하고, 악착같이 절약하고, 악착같이 경쟁에서 이기려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다.

▣ 차 례
1. 비즈니스를 위하여
2. 발상을 위하여
3. 시작을 위하여
4. 건강을 위하여

에디슨은 메모광이었다
우메마에 준이치로 지음/강민, 정인영 옮김
사람과책/2000년/229쪽/7,500원

1. 비즈니스를 위하여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라
일본 전역에 ‘옐로 하트’라는 자동차 부품점을 내고 있는 회사가 있다. 어느 날 사가현 이마리점에 40대의 신사가 찾아왔다. “타이어 한 개에 상처가 났는데 나가사키로 돌아가야 하니까 새 걸로 교환해 주지 않겠나?” 가게의 젊은 종업원이 살펴보니 분명 타이어가 긁힌 자국이 있기는 하지만 상처라기보다는 약간 더렵혀진 정도여서 그대로 사용해도 지장은 없겠다 싶었다. “손님, 이 타이어는 아직 충분히 더 쓸 수 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시면 스페어타이어와 바꿔 끼워 드리죠.” 젊은이가 말했다. “하지만 스페어타이어로는...”

스페어타이어란 자동차의 트렁크에 들어 있는 예비 타이어인데, 흔히 제조회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가벼운 바퀴덮개를 사용하곤 한다. 어디까지나 응급용으로, 그다지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장거리 고속 드라이브에는 맞지 않다. 게다가 타이어 한 개만 바퀴덮개가 다르면 보기에도 좋지 않다. 손님은 이런 이유로 스페어타이어로 갈아 끼우는 것을 꺼려했다. 그래도 젊은이는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그 문제라면 간단합니다. 고무 부분은 같으니까 덮개만 빼서 바꿔 끼워 드리죠.”

그렇게 하면 네 개의 바퀴가 같은 모양을 하고 달릴 수 있다. 젊은이는 재빠르게 교환을 끝내고 상처가 난 타이어를 트렁크에 넣었다. 손님에게 청구한 금액은 교환 공임뿐이었다. 신사는 나가사키에 돌아갔다. 바로 그날 이마리 점포의 경영자에게 전화가 왔다. 그 신사는 나가사키에서 대규모로 식품을 취급하는 회사의 사장이었다.

“나는 오늘 댁의 점포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의 행동에 감동, 아니 감격했소.” 그러면서 새 타이어를 사겠다고 손님이 원하면 잠자코 한 개 팔면 그게 남는 장사일 텐데 젊은 종업원이 수고까지 해가면서 손님의 부담을 덜어주었다며 칭찬하는 것이다. “이런 훌륭한 종업원이 있다는 것은 당신 회사의 경영방침이나 교육이 정말 잘 돼 있다는 증거겠지요. 이런 좋은 점포가 번성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소. 그런 생각에서 부탁하고 싶은데, 우리 회사 영업용 차량에 쓸 타이어를 104개만 파시오.”

회사의 영업용 차량은 26대이고 그것들에 필요한 타이어는 104개인 셈이다. 영업용 차의 타이어는 쉽게 소모되므로 자주 갈아줄 필요가 있는데, 그것을 한꺼번에 사겠다는 것이었다. 타이어 하나 팔지 않았다는 정직함 때문에 뜻밖의 대량 주문이 들어온 것이다. 옛날에는 이런 일을 일컬어 ‘정직한 머리에 신이 머문다.’고 했다. 정직한 사람에게 신의 가호가 있다는 말이다.

옐로 하트의 사장은 말한다. “그 나가사키의 사장님도 굉장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100개를 넘게 주문하면 10% 깍아 달라든가 하는 얘기가 나오기 마련인데 그 사장님은 한 마디도 없이 전액 현금으로 구입을 했으니까요.” 정직한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교활한 상법이 횡행하는 세상에 동화같은 얘기다.

시장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고객만족 경영을 부르짖는 회사가 최근에 확실히 많아졌다. “그러나 고객의 의견을 듣는 것도 좋지만, 뜻밖의 함정이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고베 대학의 교수인 가고노 교수는 말한다.

이를테면 물건만 팔지 말고 고객으로부터 정보를 얻어 오라는 지시를 내리면, 영업사원은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고객의 의견을 듣는다. 그런데 대다수의 영업 사원들은 평소에 물건을 많이 사는 손님, 즉 하이볼륨 유저(High Volume User)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런 곳만 찾아가기 십상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하이볼륨 유저는 이 회사의 제품에 만족하고 있는 터라 좋지 않은 의견이 있을 리가 없다. 영업 사원들이 가져오는 정보에 변변한 것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많이 사지는 않아도 언제나 진지하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찾아야죠.”

이런 사람을 리드 유저라고 한다. 숨어 있는 사용자지만 끊임없이 그 제품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기 때문에 제품 개선의 방향을 보여줄 귀중한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가고노 교수는 샴푸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매일 샴푸를 사용하는 머리카락이 긴 여성이나 미용실 직원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것보다는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한 남성을 만나야 해요. 이 사람들은 샴푸를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사용할 때는 아주 진지해지니까요.” 이들은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머리칼을 어떻게든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 샴푸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를 잔뜩 가지고 있다.

“그 안에 기업에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 겁니다. 하이볼륨 유저 이외의 자리에 리드 유저가 있다고 지적한 사람은 매사추세츠 공대 교수인 E. 힛펠입니다. 그에 의하면 리드 유저는 기업이 알아차리기 몇 년 전부터 제품을 스스로 개선해서 사용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리드 유저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보다 몇 발자국이나 앞서가고 있다.

“하이볼륨 유저가 하는 말은 현실의 요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까운 미래의 고객을 개척하는 데는 리드 유저의 의견이 훨씬 소중하지요. 회사가 고객만족의 첨단을 걷고 있고, 유저의 의견을 잘 듣고 있다고 판단하고 느긋하게 있으면 오히려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가고노 교수는 주장한다.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건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자료입니다.” 불쑥 내민 설문지를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바쁘고 귀찮아 죽겠다고 생각하면서 적당히 답을 적게 마련이다. “그런 설문지가 몇 장 모였다 해서 가치 있는 결과가 되겠습니까? 반드시 여러 사람의 말을 듣는 것만이 좋은 건 아닙니다.”


2. 발상을 위하여
창조와 제조는 다르다
“같은 물건을 만들더라도 창조와 제조는 전혀 다릅니다.” 메이지가쿠인 대학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는 조교수 사이토 씨의 말이다. 제조란 상품화를 전제로 같은 것을 수천, 수만 개씩 만드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든 텔레비전이든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설계도와 같아야 하며 설계도대로만 하면 누구라도 같은 물건을 얼마든지 제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미술과 음악에서는 이것을 모방이라고 해서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을 만드는 창조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가 레너드 번스타인이 베를린 필과 협연하였던 말러의 〈교향곡 9번〉입니다. 1990년에 작고한 번스타인은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지휘자였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작곡가로도 유명한 그는 여기에 쓰인 곡들의 저작권 수입만으로도 평생을 먹고 살 만큼 넉넉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지휘자에게 절대로 지휘봉을 주지 않는 오케스트라가 있었으니... “베를린 필입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필을 꽉 잡고 있어서 라이벌인 번스타인을 부르려 하지 않은 거지요.”

카라얀이 젊었을 때 나치스와 관계했기 때문에 유태계인 번스타인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보다는 역시 세계 최고의 자리를 두고 생긴 두 사람의 경쟁의식이 숨겨진 이유였을 것이다. “그러나 ‘베를린 예술주간’이라는 행사를 앞두고 주최측은 카라얀을 설득했고, 마침내 번스타인은 베를린 필의 지휘자로 초청을 받게 되었지요. 1979년 10월의 일입니다.”

세계 제일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영예를 잡은 번스타인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베를린으로 갔다. 그리고 세계의 음악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말러의 〈교향곡 9번〉의 전설적인 연주를 남기게 된다.

“원래 정열적인 지위로 정평이 난 사람이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한 흔적이 그대로 음반에 전해집니다.” 당시의 연주를 녹음한 음반에는 연주 도중 그가 낸 감탄사들이 삭제되지 않은 채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바이올린과 첼로에 맞추어 흥얼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절정은 그의 발자국 소리입니다. 4악장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부분에서는 ‘쿵쿵’하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리지요. 온몸으로 음을 표현하려고 서슬이 퍼렇게 지휘대를 울렸던 것이에요.” 작곡자의 악보를 그대로 따른다 해도 연주나 지휘라는 것은 일종의 창조 행위로 연주자 나름의 음, 지휘자 나름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특히, 이날 번스타인은 뭔가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던 만큼, 자신의 개성에 강하게 호소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것에 자극을 받은 탓인지 오케스트라 전원이 타오르는 듯한 연주를 전개해 나갔다.

스튜디오 녹음은 지휘자의 신음 소리나 발소리는 잘라내고 녹음을 다시 해서 깨끗하게 다듬는 것이 보통이다. 상품으로서의 음반은 제조이니까 본래의 음 이외의 것은 섞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일평생 꼭 한 번 있었던 번스타인의 베를린 필과의 연주는 현지 녹음으로 진행되어 모든 음이 그대로 남게 되었다. “이 녹음 음반은 아주 감동적입니다. 창조란 개성의 표현이란 것을 가르쳐준 셈이지요.” 창조와 제조, 어느 쪽이 더 좋거나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유난히 제조만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이런 에피소드와 더불어 화제가 되는 창조의 세계는 눈에 띄게 적어진 것 같다.

미국 산수에는 정답이 없다
클라레 도쿄사무소의 총무부장인 쓰지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족과 함께 뉴욕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쌍둥이 딸이 초등학교 6학년으로 편입한지 얼마 안 됐을 무렵이라, 쓰지 씨는 자주 두 딸의 산수 숙제를 도왔다.

그런데 문제는 응용문제의 풀이였다. 숫자와 기호뿐인 곱셈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영어 실력이 충분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영어 문장으로 쓰여진 응용문제를 푸는 것은 아직 무리였던 것이다. “그래서 제가 문제를 일본어로 번역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쓰여 있단다. 자아, 답은? 하는 식으로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숙제 중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 “케이크 한 개는 1달러인데, 세 개를 사면 2달러가 됩니다. 그래서 당신은 세 개를 샀습니다. 얼마의 이득을 본 걸까요?” 아버지가 일본말로 번역을 해주기가 무섭게 두 딸은 대답했다. “1달러 이득!” “정답!”

쓰지 씨는 6학년 산수가 이 정도면 너무 쉬운 걸, 하며 약간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학부모를 위한 수업 참관이 있어 쓰지 씨는 학교에 가보았다. 학부모가 참가하기 편하도록 수업은 밤에 이루어졌고, 수업 참관이 끝난 후에는 선생님과 개별 면담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선생은 쉰 살 전후의 상냥해 보이는 여성이었다. 쓰지 씨의 쌍둥이 딸 말고도 몇 명의 일본 아이들이 같이 다니고 있는 학교였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아이들에게 선생은 친절하다는 평판을 듣고 있었다. 선생은 쓰지 씨의 얼굴을 보자,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댁의 따님들은 둘 다 케이크를 좋아하더군요.” “네?” “글세 지난번 숙제에 1달러 이득이라고 둘이 똑같은 답을 썼어요. 이득이 된다고 케이크를 세 개나 사는 건 어지간히 좋아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표정으로 서 있는 쓰지 씨를 보며 선생은 말을 이었다. “이런 문제에 일본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1달러 이득이라고 기계적으로 대답한답니다.” “예에...” “물론 틀리지는 않지만 너무 획일적이에요.” “...”

“미국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해서 여러 가지로 답을 합니다.” 예를 들면, 하고 선생은 숙제 답안 중에서 실례를 들어주었다. “세 개를 사도 한 개밖에 못 먹으니까 1달러 손해다.” “한 개는 내가 먹고 남은 두 개를 동생들한테 1달러씩에 팔면 결국 나는 공짜로 먹은 셈이 된다.”

쓰지 씨는 그때 그런 답도 자기의 딸들이 한 답과 마찬가지로 맞는 답이라는 얘길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아예 말도 안 되는 대답이 아닌 한 틀린 답은 없었다. 산수문제에도 정답이 몇 개씩이나 있는 셈이다. “장단점이 있겠지요. 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그렇게 어려서부터 자기 생각을 주장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3. 시작을 위하여
모방도 경지에 이르면 예술이다
미술 골동품에는 반드시 가짜가 따라다닌다. 그런데 모조품은 의도적으로 진품을 꼭 닮게 그리거나 만들기 때문에 자유롭고 구김 없는 인상이 사라져 때로는 품성이 천박해진다. 이런 것들은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하지 않더라도 가짜라는 사실이 금방 탄로가 난다.

그러나 과거 멕시코에 세계 전문가들의 눈을 속인 대단한 모조품 제작자가 있었으니... 이야기는 19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멕시코의 베라크루스 주에 사는 ‘브리히드 라라’라는 32살의 남자가 유적에서 발굴된 것으로 보이는 토우를 가지고 있다는 죄목으로 당국에 체포되었다. 토우를 감정한 고고학자들은 그가 가지고 있는 토우 세 점이 모두 유적지에서 발굴된 진품이라고 했다.

“라라 씨는 꼼짝없이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도굴자로 간주된 거죠. 멕시코에서 도굴은 대단히 무거운 죄가 됩니다.” 그러나 라라 씨는 일관되게 도굴을 부정하고 자신이 직접 만든 토우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난 아홉 살 때부터 토우를 만들었어요. 아주 간단하다구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거든 점토를 가져와 봐요. 그 세 점하고 똑같은 것을 여기에서 만들어 보일 테니.”

라라 씨의 고집에 반신반의하며 감옥 측은 점토를 마련해주었다. 그러자 라라 씨는 자기가 말한 대로 토우 세 점을 똑같이 만들어 내놓는 것이 아닌가. 토우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당국은 라라 씨를 석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답니다.”

라라 씨는 미술이나 고고학에 대한 전문교육을 받은 일도 없고 도자기 연구를 한 적도 없었다. 초등교육을 제대로 받았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고작해야 아홉 살 무렵부터 어깨 너머로 토우를 보며 만드는 법을 배운 것이 전부였다.

“그때 본 토우들은 근처의 유적지에서 도굴자들이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부자들에게 팔기 전에 떨어져나간 부분을 복구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베라크루스 주 일대에는 마야 문명과 비슷한 시기에 번영했던 토토나카 문명의 유적이 있다. 여기서 출토되는 토우들은 베라크루스 양식이라고 불리며, 서기 6백년에서 9백년 경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라라 씨는 드디어 이 베라크루스 양식의 토우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는 새로운 도굴품이 나왔다는 말을 들으면 그것을 보러 가는 등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그는 자신은 예술가이며 베라크루스 양식의 토우를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만들어왔다고 오히려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그가 이렇게 만든 토우들은 베라크루스 양식의 일품으로 세계의 미술시장에서 다루어지고, 실제로 소더비 경매에서는 수만 달러의 가격이 매겨지기에 이르렀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하여 댈러스 미술관 등이 중요한 소장품으로 그의 모조품을 취급하기에 이르렀다.

감옥에서 석방된 라라 씨에게는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박물관의 학예원 자리를 맡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베라크루스 주의 수도인 하라파 주립박물관의 관장이 이렇게 제의해 왔다.
라라 씨는 자기 작품의 비밀을 골동품상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정식 직원이 되어 출근하기 시작한 박물관에 자기가 만든 모조품 여러 개가 진품들과 섞여 전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라 씨는 갈등하기 시작했고 어느 날 그만 박물관장에게 진실을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박물관의 전시품에 가짜가 있다는 것을 들은 관장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소동은 거기서 가라앉지 않고 세계 유명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베라크루스 양식의 토우 사진이 라라 씨의 눈앞에 펼쳐지게 되었다. “아아, 이건 내가 만든 것입니다. 이것도 내가 만든 것이고....” 그는 사진들을 차례로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이렇게 말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하여 댈러스 미술관은 그가 지적한 토우의 전시를 즉시 중단하고 철저한 감정을 하게 되었다.

“라라 씨의 작품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 호주까지 흘러가 있었습니다. 그가 만든 토우는 적어도 천박하지 않습니다. 복제품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 진품을 참고하여 자기만의 작품을 창작한다는 태도로 임했기 때문이지요.”

고인 물은 썩는다
옛날 송나라에 한 남자가 부지런히 밭을 갈고 있었다. 어느 날 토끼가 그 앞으로 뛰어 나오더니 나무 밑동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었다. “흐음, 이렇게 해서 토끼를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고기나 가죽을 팔아 쉽게 돈을 벌 수 있겠군. 밭을 가는 것보다 훨씬 편하겠어.” 그렇게 생각한 남자는 쟁기를 버리고, 토끼가 또 뛰어나오다 나무등걸에 부딪치기를 기다리며 볕을 쬐고 앉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빠진 토끼가 또 있을 까닭이 있나?

두 번 다시 그 기회를 얻지 못하고 기다리는 동안에 깨끗했던 수수밭은 잡초로 뒤덮였고, 남자는 온 나라 안에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우화는 보통 ‘한탕주의 돈벌이를 생각하기보다 성실하게 차근차근 일하라.’라는 교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기원전 3세기에 쓰인 『한비자』에 처음으로 인용되었다. ‘옛날 통치자의 정책이 뛰어나다고 해서 지금도 똑같은 정책에 의지하려고 하는 건 토끼가 다시 나무등걸에 부딪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라는 이야기가 소개된 다음에 적고 있는 것이다.

시대는 변한다. 그래서 정치가는 선례에 매여서는 안 되며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정책을 찾아내야 한다고 정치가를 꾸짖는 내용이다. 전에 없던 불황으로 세상이 어수선한데, 낡은 발상에 매달려 아무런 새로운 방침을 세우지 않는 정치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4. 건강을 위하여
늦잠꾸러기
오디오나 비디오에 재미를 붙여 늦게 잠드는 습관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자꾸 지각을 해서 꾸중을 듣다 보면 학교에 가기도 싫어진다. 밤낮을 바꾸어 생활하던 대학생은 취직을 해서도 늦게 자는 습관을 떨쳐버리지 못해 출근 시간에 늦는 경우도 많다. 웃어넘기는 것으로 그칠 수만은 없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것은 수면상지연증후군(睡眠相遲延症候群)이라고 하는 분명한 병입니다. 빠르면 중학생 때 나타나는데 보통 20세 전후에 발병합니다. 아무리 일어나려 해도 일어나지 못하는 병이지요.”

미야코신경종합과학연구소에서 행동심리학을 연구하는 다카바시 부장의 말이다. 새벽 두세 시에 잠을 자는 불규칙한 생활을 계속하는 동안 그것이 습관이 되어 자기 의지로는 고치지 못하게 되는 병이다. 병원에서도 지금까지는 불면증이라고만 생각하고 수면제로 치료하려고만 했다. “수면제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습관은 고쳐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본격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겨우 10년쯤 되었지요.”

인간은 모두 24시간 주기의 리듬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 리듬은 대양광선이나 습도 같은 자연적인 요인과 학교와 사회에 일정 시간 얽매이는 사회적인 요인, 그리고 식사시간과 지금 몇 시인가를 시계로 인지하는 능력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서 생겨난다. 이 리듬에 의하여 호르몬의 분비 등 여러 생체 기능이 효율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수면리듬 역시 이 24시간 주기 속에 배분되어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24시간이라는 하루를 23시간이나 27시간으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소에 1시간 일찍 잠을 자도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잘 수가 있고, 3시간 늦게 자도 아무렇지 않은 경우가 그것이다. 해외 여행 때 시차극복이 되지 않아 고생하는 것은 23시간에서 27시간의 조절 가능한 범위를 넘어 리듬 동조에 문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하루 24시간의 리듬 속에서 수면리듬에 이상을 일으켜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없게 된 사람입니다.”

다카바시 부장에 따르면, 늦게 잠이 들어서 아침에 못 일어나는 나쁜 습관이 하루 24시간의 리듬 속에서 자리잡히면 심한 경우 인격 파괴까지 일어나고 사회생활에도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 더욱 곤란한 것은 이 증후군에 빠지면 하루를 23시간으로 축소하는 리듬 조절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자려고 해도 잠을 자지 못한다. 당연히 아침에는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된다.

이와는 반대로 이러한 환자는 27시간으로 늘리는 리듬조절은 가능하다. 따라서 하루에 3시간씩 취침 시간을 늘려 결국 밤 11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게 되면 여기에 고정을 시키면 된다.

“끈기가 필요합니다. 힘들여 밤 11시에 고정시키는 것에 성공하더라도 단 하루라도 새벽 2시, 3시까지 일을 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니까요. 그러면 하루에 3시간씩 늦추는 치료법을 다시 해야 합니다. 직장인들에게는 월요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지 실컷 잠을 잤는데 월요일에는 몸이 무겁고 기력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이것은 오히려 실컷 잠을 잤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일주일 동안 잠이 부족했다는 핑계로 주말에는 평소보다 많이 잔다. 그러면 수면시간이 평소와 크게 어긋나고, 이렇게 어긋난 상태로 월요일 아침을 맞이하기 때문에 신체균형이 깨져 훨씬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면 부족이라고 생각하더라도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자던가 한 시간 늦게 일어나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 이상 자는 것은 피로회복에도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평소의 정상적인 리듬을 깨 컨디션이 더 나빠질 수가 있습니다.”

한 잔의 물로 건강을 잡아라
게이오 BRB메디칼살롱 의사인 가토 씨는 신장 180센티미터에 체중 94킬로그램의 거구로 얼른 보기에도 젊음이 넘친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건강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가토 씨는 아침 식사 후, 오전 10시, 점심 식사 때, 오후 3시, 저녁 식사 후로 시간을 정해놓고 꼭 물을 마신다. 게다가 메디칼살롱에 오는 사람들을 만날 때나 밤에 텔레비전을 볼 때는 홍차나 녹차를 많이 마신다. “그냥 물 말고 우롱차나 커피도 상관없어요. 주스류는 당분이 많아 별로 좋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건 역시 녹차입니다.”

차는 우유나 설탕을 넣을 필요가 없고 뜨겁거나 차가워도 마시기가 좋다. 살찔 염려도 없다. 비타민 C나 카페인, 불소 등도 적당히 함유되어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매우 좋다. 차를 마실 때는 위가 더부룩하지 않도록 천천히 마셔야 한다.

물은 성인남성 체중의 60%, 여성은 55%를 차지하며, 인체를 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 또 마실 때마다 효과도 다르다. “우선 아침에 한 잔은 자는 동안 진해진 혈액을 묽게 해줍니다.”

수면 중에도 피부나 폐에서 250에서 300밀리리터의 수분이 없어진다. 더구나 밤중에 화장실에 가는 것이 귀찮아 잠들기 전에는 물을 마시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혈액이 진해집니다. 그 결과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요.”

아침에 일어나 곧바로 조깅하는 사람이 있는데 혈관이 쉽게 막히기 때문에 이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적어도 물을 한 잔 마시고 혈액을 묽게 한 뒤에 뛰는 게 좋다. 덧붙여 말하자면 할아버지, 할머니의 장수 축하로 전기요를 선물하는 건 다시 고려해 봐야 할 일이다. 너무 따뜻하게 자면 땀이 많이 나와 몸 안에 수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기요를 사용한 바로 다음 날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침의 물 한 잔에는 또 한 가지 효용가치가 있다. 비어 있는 위에 물이 들어가면 반사적으로 장이 움직인다. 신진대사가 좋아져 여성의 변비 고민도 사라지고 피부가 깨끗해진다. 또 식후에 마시는 물은 입안 세정효과가 있어 구취나 충치를 예방한다. “녹차에는 불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충치예방에는 더없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어느 정도 수분을 섭취해야 하는가? 적어도 주전자 하나 정도의 양인 2리터는 마실 필요가 있다. 그럼 알코올은 어떨까. 물을 마시는 것으로 포함시켜도 되는 걸까?

“좋은 질문입니다. 내가 교수로 있는 게이오 대학 의학부에는 보트부 학생이 많은데 그들이 해본 실험이 있습니다.” 레이스 후에 뒤풀이에서 맥주를 마시고, 몸에 들어간 양과 나오는 양 가운데 어느 게 더 많은가를 조사한 것이다. “맥주 네 병을 마셨더니 다섯 병의 소변이 나왔다고 합니다.”
알코올에는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이 호르몬은 물을 아껴 오줌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그 작용이 억제되므로 수분이 그대로 오줌으로 배출되어 버리는 것이다. 알코올을 마시면 오히려 몸이 탈수상태가 된다는 이야기다. 술을 마시면 목이 마른 것도 그 때문이다. 맥주를 마셔서 오줌이 잘 나온다면 신장이 깨끗해져서 결석이 생길 걱정은 없어지는 걸까?

“그건 몰라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맥주에는 요산의 원료가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결석이 잘 생깁니다. 그러니 술은 적당히 마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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