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고경태조선대학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일반대학원(Ph. D), 그리고 동신대학교에서 한국어교육(M. A)을 공부했다. 한국성경연구원에서 성경과 신학을 연구하고 있고, ‘크리스찬타임스’로 복음 증진과 교회와 선교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한국에서 신학하기”란 제목으로 유투브 동영상 강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광주시(망월동) 무등산 아래 ‘주님의 교회’를 담임목회하고 있다. 한국 교회와 사회가 책을 읽는 문화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경주 양동마을 고택 라면박스에서 나온 한 권 책 가격은

고경태 | 2021.01.25 11:05
이 글은 에포크타임의 "경주의 한 고택에서 버려진 라면 박스를 열었더니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을 보면서 작성한 것입니다. 

경주 양동 마을은 우리 역사를 담고 있는 지역입니다. 문화재청에 의해 건물들이 보물로 지정되어 수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수리하는 과정에 고택에서 라면박스에 보관되었던 다량의 고서가 나왔고, 고택의 주인인 손성훈씨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탁하기로 하였습니다. 라면박스에 대한 수준에 대해서 주인과 논의할 때에 단순한 중국책으로 여겨 연구원으로 이관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박스 안에 "지정조격(至正條格)"이라는 고서가 나왔습니다. 지정조격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중국 원(元)나라 순종(順宗) 지정 연간(至正年間)에 만든 법규. 고려 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적용되었음"입니다. 고서의 연령은 600년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지정조격이 중국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정조격>으로 몽골 대통령이 방한할 정도로 위력이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은 600년의 세월을 지낸 한 권의 힘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즐겨하며, 독서 증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결실의 한 모습은 세대에 남을 책이 우리 출판계에서 산출시키는 것입니다. 수 많이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어떤 책이 세대를 지나면서도 버티면서 남아 후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일어난 매로우 논쟁(marrow controversy)도 토마스 보스턴 목사(Thomas Boston, 1676-1732)가 심방 중에 성도 가정의 서가에 놓인 한 권의 책, The Marrow of Modern Divinity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The Marrow of Modern Divinity는 1645년과 1649년에 출판되었고, 저자의 이름도 이니셜 E. F. 만 있는 저술입니다. 만약 토마스 보스턴 목사가 그 책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역사에 묻힐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손에 한 책이 들어가니, 그 책이 그 사람을 바꾸었고, 스코틀랜드 교회를 움직였습니다. 토마스 보스턴 목사님은 스코틀랜드에서 The Marrow of Modern Divinity을 출판해서 함께 읽으며 한 신학 공동체를 형성하였습니다. E. F.에 적합한 사람이 에드워드 피셔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저자로 추측하기도 합니다. E.F 라는 저자가 어떤 목적으로 저술을 집필했을까요? 이러한 것을 "역사에 나타난 우연",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크리스찬북뉴스도 수 많은 서평들이 의미없이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한 사람이 매칭되어 그 한 권이 한 사람을 바꾸고 교회와 국가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책 한 권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 기적과 영광이 우리에게 돌려지지 않은다고 해도, 하나님의 섭리의 한 시점에 우리의 사역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흥분이 되기는 합니다. 그 실체가 한 번 이상 다수가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경주 양동 마을에서 발견된 한 권, "지정조격(至正條格)"은 역사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몽골 대통령은 그 책을 몽골에 기증해주길 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KTX 사업을 프랑스와 계약을 맺었는데, 그 때 한 조건이 "외규장각 도서 - 의궤 - 반환"이 있었다고 하고, 도서 사서 때문에 결렬되었다고 뉴스를 들었습니다. "의궤"가 우리나라에 있지만 임대 형식이라고 합니다.   

크리스찬북뉴스는 고서가 아닌 신간 도서, 독서할 도서를 추천하는 독서 증진 운동입니다. 고서를 보아도 흥분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독서를 하면서 내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도 독서를 하면서 선한 변화가 발생하기를 기대합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의 감정가가 1조원이라고 합니다(다른 의견으로 10억원도 있음). "지정조격(至正條格)"은 그 보다 가치가 더 높을 것 같은데, 가격이 얼마일까요? 한 권 책의 가격은 정가가 있고, 평가 금액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을 보이지 않게 변화시키는 가격은 지구 상의 평가로 가격을 부여할 수가 없습니다.

전자책으로 스마트폰 액정으로 문자 정보를 습득하지만, 종이책을 만지면서 느껴오는 종이의 질감과 책장넘기는 소리, 여백에 낙서하는 즐거움으로 독서하면서, 점차 변화되는 인간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가득한 지하철 안에 종이책 가득한 지하철을 보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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