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이성호함경도 실향민의 아들로 서울의 유력한 산동네 돈암동 출생. 북악산과 삼각산을 닮은 작은 교회와 소박한 사람들을 가슴에 훈장처럼 여기는 포항의 작고 불편한 교회의 책임사역자. 한신대 신학대학원. 한신대 대학원 교회사 박사과정(Ph.D.Cand.)수료. 연규홍 교수와 「에큐메니칼 신학의 역사」(Vital Ecumenical Concerns) 번역, 「장공 김재준의 삶과 신학」 집필. 포항CBS라디오 5분 메시지, 포항극동방송 ‘소망의 기도’ 진행자. 책에 한(恨)이 맺혀 ‘Book Party’할 수 있는 도서관 교회를 꿈꾸다.
견득사의(見得思義)
견득사의(見得思義)
1. 견득사의, 이 말은 ‘얻을 것이 생기면 옳은지를 생각해 보라’는 뜻으로, 나에게 이득이 있을 일을 만나면, 먼저 옳은 일인가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입니다. 이익을 보거든 옳은 것인지 생각하라... 두고 두고 간직하고 지켜내고 싶은 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득이 생기는 일이 있을 때, 나에게 오는 득(得)이 의로운 것인가, 혹은 옳지 않는 지를 생각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나쁜 신학, 실제로 있을까요? 나쁜 종교인은 과연 존재할까요? 우리는 ‘아니요’ 라고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하는 현실과 역사 얘기는 빼고, 가난과 불평등이야기는 안 하고, 불의에 대한 저항은 말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하나님 찬양만 죽어라 하라는 신학, 예수님에 대한 감상문만 나열하는 신학, 그것은 나쁜 신학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종교인은 나쁩니다.
2. 고상하고 학문적인 체 하지만 욕망을 부추기는 신학, 있는 자들과 권력자들에게 시중드는 신학, 부자들이 먹다 남은 찌꺼기를 노리는 신학, 그런 신학은 나쁜 신학입니다. 이런 나쁜 신학을 전파하는 나쁜 종교인들이 적지 않은 시대에, 코로나의 직격탄까지 맞은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이 시들고 있습니다.
“하나님 일에 충성하면, 하나님이 당신의 일을 해 주신다”는 말을 악용하는 사람들에게 현혹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는 그들의 왕국을 세우는 일을 돕는 게 아니라, 당신의 일상 가운데 있습니다. 여러분의 매일의 삶 속에 하나님 나라가 있는 겁니다. 종교개혁자 루터가 그러했고, 칼빈이 그러했으며, 세례 요한과 바울이 걸어 간 길입니다.
3. 종교와 사회는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믿음과 일상은 분리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신앙 생활만 강조하면서부터, 생활신앙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니 죄된 현상을 못 읽어내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악과 거짓의 원인을 단지 개인에게로 돌리고, 신음과 탄식의 울부짖음을 그저 토닥이는, 가벼운 위로를 제공하면서 값싼 은혜를 사고 파는 곳이 되어갑니다. 그러니 오로지 눈물나고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주는 자리만을 찾아다니는, 감동 중독자가 되어 갑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 기다리는 ‘주의 날’은 어떤 날일까요? 이땅을 지배하던 악이 사라지는 해방의 날,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한 천국이 임하는 날입니다. 그날은 어떤이들에게는 희망의 말, 또 다른 이들에게는 심판의 날입니다.
4. 우리는 동시에 벌어진 일들을 기억합니다. 악과 불의의 수탈과 강포함에서 벗어난 날, 이리에게서 양이 풀려난 해방의 날, 악을 이기며 선을 지킨 이들이 기뻐하며 환호하는 그날, 이날은 주의 날이요 이날은 성령의 도우심을 따라 새힘을 얻는 주의 날입니다.
지금은 ‘오순절 성령 강림 절기’ 기간입니다. 지금까진 무엇이 이득인지를 두리번 거렸다면, 이제는 무엇이 의로운 지를 찾고 두드리는 여러분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오늘도 의로운 길을 향한 여러분들의 늠름한 걸음을 온맘다해 응원합니다.
이 한주도 주안에서 샬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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