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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칼럼

  • 문양호평신도 때부터 제자훈련과 평신도 신학, 기독교 세계관에 관심이 많아 관련 자료와 책이라면 모든지 모으는 편이었고 독서 취향도 잡식성이라 기독교 서적만이 아니라 소설, 사회, 정치, 미술, 영화, 대중문화(이전에 SBS드라마 [모래시계] 감상문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죠) 만화까지 책이라면 읽는 편이다.
    지금도 어떤 부분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씩 읽는 중독성을 가진 총신대학원을 졸업한 목사.

안경테

문양호 | 2016.10.22 20:00

안경테  

 

1.

요 며칠 안경테가 균형이 맞지 않는 듯 싶었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고 뒤틀림도 없는 듯 싶었다. 그런데 오늘 나의 반쪽과 같은 방향이 있어 대신 운전해 주다가 아무래도 안경테가 삐뚤어진 듯싶어 다시 들여다보니 렌즈와 코 사이를 연결해주는 접촉점에 작은 균열이 보인다. 처음엔 보이지 않았지만 이미 미세한 틈은 있었던 모양이고 이제사 그 간극이 보이게 된 듯하다.

 

작년엔가 안경테가 부러지기 직전이라 남대문 시장에 안경테 수리하는 곳을 찾아가 때운 안경테였다. 이제는 안경테를 수리해서 쓰는 이들이 별로 없어 찾기 힘든 곳이다.

 

그런데 오늘은 주말, 게다가 약속과 일이 있어 안과를 들려 안경점을 가기는 불가능할 듯하다. 더 이상 때우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아 새로 맞추어야 할 듯싶다.

 

안경점은 늦게도 열겠지만 근시가 심하기도 하고 노안과 난시도 있어 아무래도 안과를 거쳐야 할 것같기에 시간이 안 될 것 같다.

 

아무래도 그런 연유일까? 요사이 초점도 그렇고 세상바라보는 것이 영 불편했다. 균형 잡히지 않은 안경테가 세상바라보는 것도 삐뚤어지게 보게 한 걸까? 내자신 영 삐딱하고 여유가 없는 듯 싶었다.

 

2.

그런 듯 싶다. 안경이 삐뚤어져 있으면 그 바라보는 세상을 균형있게 보기 힘들다. 아마도 그런 연유일까?-핑계같지 않은 핑계임을 알지만- 요사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영 삐뚤어져 있고 애정이 없었다. 바라보는 안경이 잘못되어 있으면 거기에 비쳐지는 세상도 초점이 맞지 않거나 왜곡될 수밖에 없다. 며칠 잠을 설친 상태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짜증을 내거나 감기약에 취해 몽롱한 컨디션 속에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나 상담은 제대로 이루어지기 쉽다. 주변에 그런 사람을 종종 본다. 나름 옳은 소리는 하는 듯싶은데 편협적이고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왜곡적인 접근을 하는 이들이 있다. 기본적인 전제가 잘못되거나 상대에 대한 존중과 애정 없는 칼날만 선 비난도 자주 본다. 비판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비판을 하기 위해 내 자신의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사역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는 것이다.

 

지금 내 안경부터 돌아봐야겠다. 내 영적 체력과 평안부터 말이다. 때워야 한다면 때우고 수리해야 한다면 수리해야 한다. 정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때우는 것으로 일부 수정하고 고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제 새로 출발함이 필요하기도 하다. 기도와 말씀으로, 어느 정도 쉼으로 해결되어진다면 다행이지만 안식년 마냥 깊은 침묵의 시간마냥 쉬어야 할 때가 있다. 땜질로 될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때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어떤 때는 근본적으로 뒤집어야 할 때도 있다. 바꿀 때는 바꾸어야 한다. 미련도 두어야 할 곳에 두어야 한다. 교회사역도 그래야 할 때가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안타깝지만 한국교회도 이젠 땜질로 가는 데는 한계에 도달한 듯싶다. 진정 새출발이 필요한 듯싶다. 물론 목회자부터 새출발해야겠지.

 

3.

주말내내 조심해야 할 듯싶다. 대학 다닐 때였던 것 같다. 극장에 갔다가 예고편을 틀어주고 있을 때 안경을 닦다가 두 렌즈를 이어주는 그 테부분이 부러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영화 보는 내내 안경을 두 손으로 잡고 보아야만 했다.

 

그래서 주말 내내 더욱 조심해야 할 듯싶다. 특히 주말엔 예배드리러 오가느라 운전도 하고 설교준비와 설교, 그리고 사역도 해야 하니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중간에 안경테가 사고를 치면 방법이 없다.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말하는 것과 행동을 주의해야 한다. 내속에 쓴뿌리이던 영적 고갈이던, 죄의 문제이건 그것을 해결하거나 치유로 나아가는 상황이 아닌 이상 내가 하는 봉사나 사역에 있어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때가 있다. 나같이 근시가 심한 사람의 경우는 안경 없이 운전하는 것은 차라리 포기하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야하는 것처럼 특히나 공동체나 다른 지체들을 도와야 할이라면 자기 자신부터 돌봄이 우선이다. 그런 상태 속에서의 사역과 봉사는 내 자신을 해하는 것을 넘어 다른 지체나 공동체에도 심각한 상처와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최근 목회자들의 부끄러운 사고와 정치지도자들의 못난 모습들도 결국 자기 자신부터 추스르지 못한 당연한 결과다.

 

이번 주말을 잘 보내야 할 듯싶다. 성경을 잘못 읽을지도 모른다. 내 자신이 바로 보지 못하면 내가 바라보는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결국 나만 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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