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송광택 | 2018.12.07 13:30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동서문화사)

 

     충격적인 미래 문명 비판 문학의 고전

 

겨우 34층밖에 안 되는 나지막한 회색 빌딩, 정문 위에는 런던 중앙 인공부화 및 조절국이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고, 세계국가의 모토인 '공동사회, 동일성, 안정이라는 방패 모양의 현판이 붙어 있다.” 멋진 신세계의 첫 문장이다.

멋진 신세계속의 사람들은 보카노프스키 법에 의해 탄생되는 것이 아니고 생산된다. 그들은 한 개의 난자로부터 하나의 태아가 나오고 거기서 한 사람의 성인이 생기는 기존의 자연 법칙을 거부하고 보카노프스키 법에 의해 난자를 처리하여 그 난자에 싹이 나고 증식해서 분열하게 한다.

“1개의 난자, 1개의 배아, 1명의 성인(成人)이 정상이다. 그렇지만 보카노프스키 절차에 의한 난자는 싹이 나고 증식하여 분열된다. 80 내지 96개의 싹들은 저마다 완전한 배아로 성장하며 각각의 배아는 완전한 크기의 성인으로 자란다는 것이었다. 전에는 1명밖에 자라지 못하던 곳에서 96명의 인간이 성장하면서 말이다.”

8에서 96개의 싹을 틔우며 그 한 개 한 개가 성장하여 완전한 형태를 지닌 태아가 되고 각각의 태아가 완전한 크기의 성인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전에는 한 인간이 자라던 곳에서, 96명이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 태어난 인간을 표준형의 감마 계급, 한결같은 델타 계급, 균등한 엡실론 계급으로 나누어 교육하고 키운다.

예를 들어, 델타 계급을 교육시킬 때는 그들이 꽃과 책을 싫어하도록 하기 위해 어릴 때 훈련을 시킨다. 델타 계급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시켜놓고는 요란한 소리를 내어 책을 증오하게 만들고, 꽃을 감상하라고 해놓고는 전기 쇼크를 주어 꽃도 증오하게 만든다. 하층계급의 인간이 독서로 인하여 세계국가의 시간을 낭비한다든가, 해로운 독서를 함으로써 그들의 조건방사 작용을 약화시키는 것을 용납할 수 없고, 꽃을 좋아하여 자연에 대한 애착이 생기면 공장을 분주하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델타 계급에게는 여가라는 것을 증오하게 하여 일만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키워진 델타 계급은 아예 책과 꽃을 볼 때의 기쁨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일을 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불평을 할 일도 없게 된다.

이 작품은 헉슬리가 1931년에 써서 1932년에 출간한 소설이다. 2540년 런던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인간의 대량 생산과 최면 교육이 이루어지는 등 변화된 사회를 묘사한다. 야만인 청년을 통해 두 세계, 즉 유토피아 세계와 원시적인 세계를 제시한 작품으로 문명 비판적 풍자와 도덕적 교훈이 잘 맞물려 현대 문명사회를 희화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진보주의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세기에 쓰인 미래소설 중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위트, 명석하고 이지적인 문체를 통해 현실의 다양한 가치의 혼돈 속에 자아를 해제하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보여 준 천재적인 작가의 천재적인 작품이다.

이곳에서 태어나는 사람들은 알파에서 엡실론까지 다섯 가지 계급으로 나뉘어 시험관 안에서 자기 계급에 맞게 맞추어져 태어난다. 필요에 의해서 똑같은 일을 하도록 만들어 진 수십 명의 쌍둥이들. 그들은 정해진 운명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사회에 순종하면서 자신이 처한 위치가 다른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도록 교육받는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그러한 가치관이 태어나기 전부터 수면학습이나 전기자극 등을 통해 몇백 번씩 반복하여 학습된 것이라면 그 행복을 진실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날, 신세계와 떨어진 원시지역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초대된 원시청년 존은 이들의 행복에 몹시 당황한다. 그는 그들의 가치관에 동의하지 못하며 자신이 불행해질 수 있는 권리를 찾으려 한다.

멋진 신세계라는 아이러니한 제목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51장에 나오는 미란다의 말에서 따왔다.

훌륭한 사람들이 여기에 이렇게 많다니!

인간은 정말 아름답구나!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다니!

, 멋진 신세계로구나!’

이 구절들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하다. 미란다는 생애의 대부분을 외딴 섬에서 살았기에 그녀가 아는 사람이라고 아버지와 하인들 그리고 공기의 정령인 에어리얼이 전부였다. 따라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았을 때 미란다는 몹시 흥분해서 위에 제시한 유명한 인용구를 말한다. 그러나 그녀가 본 사람들은 예의를 갖춘 세련된 사람들이 아니라 난파당한 배 위를 비틀비틀 걷는 술 취한 선원들이었다. 멋진 신세계에서 야만인, 조이 사신이 본 것을 멋진 신세계라고 말할 때 헉슬리는 동일한 아이러니를 구사하였다.

헉슬리는 이탈리아에 살던 1931년에 멋진 신세계를 썼다. 이 무렵 그는 이미 작가이자 사회 풍자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H. G. 웰스의 유토피아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웰스의 희망적인 비전은 헉슬리에게 이 소실에 대한 패러디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불어넣어 주었다.

헉슬리는 골드스미스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H.G. 웰스를 놀려주고 싶었다고 쓰고 있지만, 곧이어 그 자신의 아이디어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당대 가장 인기 있던 유토피아 소설과 달리 헉슬리는 미래에 대한 무시무시한 비전을 보여 주고자 했다. 그는 멋진 신세계를 일컬어 부정적인 유토피아라고 불렀다.

멋진 신세계에는 헉슬리가 미국 여행에서 받은 인상도 큰 영향을 끼쳤다. 헉슬리는 미국의 청년문화와 상업주의, 성적 방종에 분개했다 또한 그는 미국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헨리 포드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이것 역시 멋진 신세계의 집필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유럽인들은 유럽이 미국화되어 가는 것을 우려하였는데, 헉슬리는 미국을 직접 방문한 데다 저명한 미국 시민 중 하나인 헨리 포드의 여러 생각과 계획들에 대해 읽으면서 더더욱 미국을 염두에 두고 멋진 신세계를 쓰게 되었다.

헉슬리가 창조해 낸 미래의 반유토피아는, 국가권력이 시민들의 정신을 너무나 완벽하고 효율적으로 장악하는 바람에 착취와 성취의 경계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해지는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세계 국가들의 이상인 사회적 안정은 소비의 증가와 온갖 세련된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에는 피임을 의무화하고 자유로운 성관계를 미덕으로 만든 국가의 인간 독점 생산도 포함된다. 다섯 계급으로 나뉜 사회적 카스트는 자아 만족을 촉진하기 위해 유아기는 물론 태내에서부터 복잡한 조절단계를 거친다. 지배계층이 그 권력을 유지함으로써, 하층 계급이 품을 수 있는 계급 간의 유동성에 대한 욕망은 애초에 제거된다.

이 작품은 20세기 문명이 어디로 치닫고 있는가를 회화적으로 묘사하여 그것이 지닌 위험을 경고한 작품으로, 20세기에 쓰여진 미래소설 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손꼽힌다. 기계 문명의 극한적인 발달과 인간 스스로가 발명한 과학의 성과 앞에 노예로 전락하여 마침내 모든 인간 가치와 존엄성을 상실하는 지경에 도달하는 비극을 묘사했다.

요약하면, 멋진 신세계는 최고 미래공상소설로 꼽히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위트, 명석하고 이지적인 문체를 통해 현실의 다양한 가치의 혼돈 속에 자아를 해체하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보여 준 천재적인 작가의 천재적인 작품이다. 2540년 런던을 배경으로 인간의 대량생산과 최면교육이 이루어지는 변화된 사회를 묘사한다. 야만인 청년을 통해 유토피아와 원시세계를 제시하고, 문명 비판적 풍자와 도덕적 교훈이 어우러져 현대 문명사회를 희화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진보주의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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