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인생과 자연을 사랑하고 사유하는 음유시인 (吟遊詩人)

송광택 | 2020.12.14 21:20


[시집] 들국화가 지금 막 피어나려 해

노영숙 저 | 코드미디어 | 202009

 

인생과 자연을 사랑하고 사유하는 음유시인 (吟遊詩人)

 

                                                                                 송광택 목사(시인, 출판평론가)

 

문학의 주제는 인간의 체험이다. 문학은 체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문학은 기계를 조립하기 위한 설명서라기보다는 기계 그 자체의 그림이다. 문학은 체험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문학은 인간 경험뿐만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해석도 제공해 준다. 문학도 다른 학문이 다루는 것과 같은 주제들(자연, 사회, , 인간)을 다룬다. 문학이 다른 학문과 구별되는 것은, 문학은 이런 주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관심을 끌고 사람에게가치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리렌드 라이켄 교수는 말하기를 문학 작품은 삶의 한 선택적 측면으로 우리의 생각을 집중시켜서,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분명하게 해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종종 문학은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경험이나 관점을 형상화시켜 준다. 문학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상상력을 통해 시공을 벗어나 여행을 하면서 보고, 배우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보고 배우고 즐길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문학은 우리를 넓혀 준다.

 

우리는 한 편의 시를 읽고 생각하면서, 인간 경험의 어떤 측면을 의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시인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이 가진 다면적 아름다움을 의식하도록 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시를 읽으면서 우리 주변 사람들과 자연에 대한 각성된 의식을 갖게 된다. 시를 감상할 때 우리는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고뇌와 환희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한 편의 시에는 하나의 인생관이 담겨 있다.

 

노영숙 시인의 여러 시들은 그의 사색과 삶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시인은 일상 속에서 생각하고 시심(詩心)을 가꾼다. 모든 사물이 시의 소재가 되고 나이든 나무의 향기도 시어가 된다. 시인은 계절의 속도를 느끼고 그 변화를 노래하면서, 사물에 눈을 맞추고 감장이입을 한다.

아마도 시인은 우주 만물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은가 보다. 그러기에 시인이라는 고독한 여정이 쓸쓸하거나 외롭지 않다. 동서남북 사방에 시인의 친구들이 있고, 시인도 기꺼이 그들의 말벗이 되어주기 때문이리라. 수선화, 목련, 산수국, 복수초. 그리고 개나리꽃 하나도 알고 보면 다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 된다. 물론 살아있는 책인 은사는 주름과 백발에서삶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신다.

 

단풍은 다 내어 주고도 / 가슴 타오를 줄 알아 /그래서, 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라고 노래하는 시인은 따듯한 눈과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이다.

시인에게 자연은 다가오는 이를 빈손으로 보내지 않는 친구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넉넉함이 자연에게는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자연은 어머니의 품이다.

시인은 삶의 소소한 일상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평범하게 보이는 사물에서도 지혜의 빛을 발견하곤 한다. 어떻게 이러한 발견이 가능할까. 김승옥은 말하기를 글을 쓴다는 것은 밖의 것을 받아들여(impression) 자기의 마음이라는 필터에 걸러낸 후, 밖으로 뱉어 놓는 것(expression)을 말한다. 받아들이는 것이 없이는 결코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무엇을 쓴다는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사에서 일어나는 각자의 느낌, 작은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거기서 오는 새로운 발견이, 바로 글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박학이독지 절문이근사(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라는 말이 있다. 유가(儒家)의 학문관은 먼저 박학(博學)을 권하고 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전인적 지식이 필요함으로 폭넓은 교양을 갖추기 위해 널리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전문분야에 정통할 것을 요구하는 오늘날의 학문관과는 다르다.

 

다음으로 절문(切問)을 말한다. ‘절문이란 배움에 갈망하는 적극적인 열의를 말한다. 그리고 근사(近思)란 높고 먼 고차원적인 생각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것에서 생각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을 말한다. 고전인문학자 고미숙은 이렇게 말했다. “소박하고도 근원적인 질문들로부터 도망가지 말자.” 이명희 시인은 말하기를 깨끗이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시를 쓴다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시인은 세밀하게 관찰하는 눈을 갖고 있다. 이것은 시인에게 있어서 소중한 덕목이다. 관찰은 문학인과 과학자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이제 시인은 더 밝은 눈을 소망할 것이다. 새 시집을 상재(上梓)하는 시인을 축하하고 앞으로 내놓을 시편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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