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조정의초등학교 5학년 때 유평교회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고 2007년 유평교회에서 보내심을 받아 미국 아이오와 주에 있는 엠마오 성경 대학교에서 성경공부 일년 코스를 마치고 2008년부터 2013년까지 LA에 있는 The Master’s Seminary(마스터스 신학대학원)에서 M.Div와 Th.M(신약전공) 과정을 마쳤습니다. 2013년 6월부터 유평교회에서 청년회교사와 주일설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27일 공식적으로 유평교회 목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아내 김선미 자매와 2008년 결혼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강해서인 <야고보서>와 칼럼집 <정직한 크리스천의 솔직한 질문들>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일으키는 나비효과

조정의 | 2024.03.26 21:25

오는 31일은 부활주일이다. 많은 사람이 과감하게 날짜를 제시하지만(예: AD 30년 4월 15일) 각각 추측하는 날짜가 달라서 확정 짓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일이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죽어서 무덤에 묻혔는데, 다시 살아났다는 말을 상식적으로 믿을 수 있는가? 성경엔 예수님 외에도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이 나온다. 대표적인 인물이 “달리다굼”이라 말씀하시며 손을 잡고 일으키신 소녀(마 5장) 그리고 수족을 베로 동인 채로 무덤에서 걸어 나온 나사로다(요 11장). 모두 다 죽음의 권세를 이기는 힘을 가지신 성자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을 보여주는 표적이었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도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셔서 그분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부활의 소망을 주셨다.

공관복음은 담고 있는 사건과 기록된 시간의 차이가 크지 않은데, 그 말은 저자가 주장하는 부활 사건들의 사실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예수님의 부활이 거짓이라면 그 사실을 입증해 줄 증거와 증인이 남아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예수님의 부활이 사실이라는 증거와 증인이 넘쳐났다. 무덤은 비어있었고, 부활을 목격한 사람은 오백여 명이 넘었다. 무엇보다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전, 두려움에 떨며 무기력하게 숨어 지내던 제자들이, 공회에 끌려가 목숨의 위협을 받는데도 담대하게 예수님을 주라고 시인하며 복음을 선포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지구 끝까지 좇아가 멸절시키려 했던 대단한 열심의 유대교 지도자가 땅끝까지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았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결과다.

성경 시대의 사람들과 성경 자체의 증언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의심할 수 없도록 분명히 증언하지만, 현대 자유주의 신학자를 비롯한 회의론자들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미심쩍어하고 부정하려고 한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제자들에게 남아 전수되고 있으니 그 가르침 안에서 예수는 부활했다고 말하거나, 거의 죽은 것같이 되었다가 무덤에서 스스로 빠져나온 것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부활의 사실 여부가 뭐가 중요한가? 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그분의 본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지…’라고 얼버무리려는 사람도 있다. 비단 현대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은 이들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활은 당시 유대교 분파 중 세속적인 성격을 가진 사두개인에게도 믿지 못할 일이었고, 이교도 문화 속에 생성된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도 받아들이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이 없다”라고 믿었다(고전 15:12).

그런데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냥 ‘없다’고 하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서 일어난 부활 논쟁을 다루면서 예수님의 부활을 부정할 때 일어나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설명했다.

1.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을 것이다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고전 15:13). 문제는 정확히 ‘그리스도의 부활’이 아니라 ‘죽은 자의 부활’이었다. 하지만 바울은 이를 역으로 설명한다.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부활’도 없다고 했다. 왜 그런가? 믿는 자와 그리스도의 일치함 때문이다. 믿음으로 신자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영원한 사귐을 누리게 되었다.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라고 말씀하신 친밀한 관계는 단순히 정서적인 관계만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리스도의 의는 신자의 의가 되었고,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기업, 통치가 신자의 것이 되었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는다. 바로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과 좌정. 신자는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고 함께 부활했으며 하늘에 함께 앉힌 바 되었다(엡 2:6). 자, 여기에서 바울의 논리가 발견된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신자를 일으키셨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다면 죽은 자의 부활도 없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2.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복음도 거짓이다

바울은 이어서 “그리스도께서 만일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면 우리가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라고 말했다(고전 15:14). 당연하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그분을 유대인과 이방인에게 전하라는 사명을 받은 바울과 그의 동역자들은 항상 ‘그리스도의 부활’을 복음의 핵심으로 전파했다. 그런데 만일 그리스도의 부활이 거짓이라면 그들이 증거한 복음 자체가 거짓이 아닌가? 바울은 그래서 “또 우리가 하나님의 거짓 증인으로 발견되리니 우리가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셨다고 증언하였음이라”라고 말한 것이다(고전 15:15).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된다(롬 1:16). 만일 그리스도의 부활이 거짓이라면,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거짓 증언을 가지고 사람을 구원하는 능력을 베푸신다고 말하는 셈이다. 하나님께는 거짓이 조금도 없기 때문에 절대 그럴 수 없다!

3.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인의 믿음도 헛것이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명확한 사실이다. 증거된 복음의 내용이 거짓이라면, 그 거짓된 내용을 믿는 믿음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 전파하는 것이 헛것이라면, 그 헛된 것을 믿는 믿음도 헛것이다. 신자의 믿음은 부분적으로 맞고 부분적으로는 틀린 것에 세워진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진리 위에 세워진 것이다. 신자는 자기 성향과 기호에 따라 그리스도에 관한 진리를 선별하여 믿을 수 없다.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진리를 믿어야 한다. 믿을 뿐만 아니라 그분이 분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리스도께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모든 종류의 ‘믿음’은 헛되다(고전 15:17).

4.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인은 여전히 죄인이다

그리스도의 부활과 죄 사함의 연결고리는 무엇인가? 바울은 같은 문맥 안에서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았으니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는도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라고 말했다(고전 15:21-22). 사망은 바로 죄의 삯이다. 만일 예수님께서 사망하고 그것으로 끝나셨다면, 그분 역시 한 사람 아담으로 말미암은 사망의 희생자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면 어떻게 예수님을 믿음으로 죄 사함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분도 아담 안에서 죽은 모든 사람 중 하나에 불과한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기 때문에, 그분을 믿는 자는 더 이상 “죄 가운데 있”지 않다.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부활하신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분 안에서 삶을 얻는다.

5.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죽은 자는 망한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자도 망하였으리니”(고전 15:18)에서, 잠자는 자는 죽은 자를 의미하고,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말은 그가 신자라는 것을 가리킨다. 앞선 논리에 따라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죽은 성도가 들은 복음도 가짜고, 그의 믿음도 헛된 것이고, 죄 가운데 있는 상태로 죽은 것이다. 그러면 그가 처한 영원한 운명은 모든 죄인이 가게 될 지옥이니 망한 인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6.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인은 가장 불쌍한 자다

이어서 나오는 “우리”에는 사도 바울을 포함한 고린도 교회 모든 성도가 들어간다(모든 그리스도인도 포함된다!):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전 15:19). 당연한 말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자의 결말이 지옥이라면, 그리스도 안에서 산 자가 이 세상의 삶을 살아갈 때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면 내일 죽을 터이니 먹고 마시자”라고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들은 마음껏 방탕하게 즐길 수라도 있다. 그런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는 선한 행실을 지키고 깨어 의를 행하고 그들에게 속지 않고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날마다 죽는다(고전 15:31-34). 만일 그리스도의 부활이 거짓이라면, 그렇게 사는 것의 의미가 없다. 죽음 이후엔 지옥이 기다리고, 죽음 직전까지는 아무런 유익이나 보상도 없는 불쌍한 삶을 사는 것이다.

결론

그리스도의 부활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적은 오류가 아니다. 이단으로 분별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오류다. 어떤 식으로든 그리스도의 부활에 흠집을 내면, 그것은 바울이 제시한 나비효과처럼 복음의 메시지와 신자의 믿음과 죄 사함의 은혜를 파괴한다. 단지 교리적인 붕괴만 가져올 뿐만 아니라 실천적으로 현세의 삶을 가장 비참하게 만들고 내세의 삶을 비극적인 영벌로 인도한다. 반대로, 그리스도의 부활이 성경이 증언하는 것처럼 역사적 사실이라면, 그리스도의 복음도 온전하고, 복음에 둔 신자의 믿음 또한 참되다. 신자는 죄 가운데 있지 않고 의로 옷 입은 것을 확신할 수 있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부활의 능력을 힘 입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영원히 함께할 내세를 사모하며 기다릴 수 있다. 그래도 보지 않고는 도저히 죽은 자가 살았다는 걸 못 믿겠다고 생각된다면, 그리스도께서 하신 이 말씀을 생각하라: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 20:29).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음으로 보라. 그리고 그 믿음이 가져다주는 나비효과의 복을 풍성히 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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