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무지의 자각

신성욱 | 2023.01.08 22:16
요즘 독감이 유행하나 보다. 학교 선배 교수도 독감 걸려서 며칠간 고생했다며 오후에 연락이 왔다. 두 달 전쯤, 코로나19에 걸려서 두 주간 혼이 난 적이 있다. 기침과 가래가 떨어지지 않아 무척 애를 먹었다. 강의를 하고 설교를 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기침은 정말 치명적이다. 그래서 감기 빨리 나아서 기침이 얼른 사라지도록 감기약을 처방받아 먹곤 한다. 그런데 오늘 감기와 관련해서 새로운 정보를 하나 읽게 되어서 소개한다.

“감기에는 약이 없어요. 감기에 걸려서 기침이 나오는데, 기침을 못하게 하면 폐렴이 되는 거예요. 여러분, 기침이 나쁜 줄 아세요? 기침은 여러분들 지켜드리는 거예요. 기침을 못하게 하는 건, 바이러스가 막 증식이 돼서 바이러스를 빼낼려고 준비를 다 해놨는데, 그걸 안 빼는 거예요. 기침을 해야 나가죠. 그래야 증식된 바이러스 수가 줄어들죠. 그렇게 기침을 못하게 하는 약을 먹으면 그대로 폐렴으로 가는 거예요. 굉장히 중요한 얘기예요.”

'비타민 박사'로 유명한 서울대 이왕재 명예교수의 얘기다. 충격적인 내용이다. 처음 듣는 얘기에다 맞는 말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리면 오한이 일어나고 기침과 가래가 환자를 힘들게 한다. 특히 기침은 자신도 힘들지만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민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참 곤란하고 귀찮은 존재다. 그래서 감기약 먹고 빨리 나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이왕재 교수의 얘기를 들으니 지금까지 잘못된 정보에 휘둘려왔음을 깨닫는다.

이렇게 소중한 정보를 어떻게 나이 60이 넘어선 지금에야 비로소 접하게 되는 걸까? 그게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 새로운 지식을 깨달은 이후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약을 먹지 않고 나을 때까지 버틸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무지로 인해 감기약에 대해서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학문과 문명과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지금 우리는 엄청난 지식을 소유하게 되었다.

인터넷이 나오기 이전의 지식과 지금의 지식엔 천양지차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겐 무식한 게 많음을 절감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했다. 맞다. 아는 것이 힘이다. 모르면 남에게 뒤질 수밖에 없고, 돈이 많이 낭비되고, 건강에 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유학까지 다녀와서 박사요 교수라고 하지만 아는 게 별로 없음을 절감한다.

무지한 게 너무 많다.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거꾸로 알고 있으면 자칫 생명까지 잃게 된다. 
어떤 관광객이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관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구경하다가 목이 말라 폭포의 물을 떠서 맛있게 마셨다. “아, 물맛 좋네!”하고 걸어 나오던 그는 폭포 옆에 ‘포이즌’
(POISON)이라고 쓰여 있는 팻말을 보게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독 성분이 든 물을 마셨다고 생각한 그는 갑자기 배가 아파 오기 시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창자가 녹아내리는 것 같은 아픔이 왔다. 동료들과 함께 급히 병원에 달려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살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상황을 전해 들은 의사는 껄걸 웃는 것이었다. 
“왜 그러는 거냐?”고 묻자 의사가 이렇게 말했다. 
“'포이즌'은 영어로는 ‘독’이지만 프랑스어로는 ‘낚시금시’란 말입니다. 별 이상이 없을 테니 돌아가셔도 됩니다.” 잘못된 지식이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은 실례이다.

그렇다. 잘못된 지식이나 정보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음을 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잘못된 지식이나 정보가 사람의 소중한 영혼을 망쳐놓기까지 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성경이나 복음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정보를 가질 경우 영원한 멸망에 이를 수도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성경을 곡해해서 가르치는 이단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도 많다. ‘한국은 이단의 천국’이라는 비난을 부정할 수 없다.

감기약 먹는다고 금방 죽진 않는다. 계속 되풀이되다 보면 폐렴에 걸리게 될 것이다. 폐렴에 걸려서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영원한 지옥에 떨어지는 건 아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을 잘못 알게 되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일이 생길 수도 있음을 유념하고 살자. 지옥 갈 일은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 영혼과 신앙생활에 해가 되는 지식도 적지 않다. 새해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말씀에 주목하는 삶을 살자.

무엇보다 영적인 분별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정확한 말씀 섭취를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 우리 주변에 엉터리 복음이 너무도 많다. 유명한 이들 중에 “나를 따라야만 천국에 갈 수 있다!”고 가르치는 이들이 있다. "다른 목사를 따르고 다른 교회에 출석하면 지옥 간다"고 말한다. 자기만이 복음을 제대로 아는 이라고 강조한다. 자기를 욕하고 비방하면 저주를 받는다고 말한다. 심지어 자기를 반대하는 목회자들 저주하는 욕설이 설교 속에 가득하다. 

신성모독적인 발언과 말도 안 되는 성적인 설명이 난무하고 있다. 입만 떼면 거짓말과 과장이 쏟아져 나온다. 그럼에도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교만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자신이 얼마나 무지하고 교만하고 큰 죄인인지 자각 못하고 있다. 어디까지 높이 교만해질는지 위태위태하다. 그 모습 보며 정말 겸손하게 살아야겠다 작심하게 된다. 오늘 이왕재 교수의 말을 통해 다시금 무지한 내 모습을 절감한다. 
‘주님, 부족하고 무지하고 죄 많은 종을 불쌍히 여겨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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