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메신저(Messenger)로만 그치지 말고 메시지(Message) 자체가 되라!

신성욱 | 2021.04.09 00:43
오늘 충격적이고도 낯부끄러운 뉴스가 하나 떴다. 전북 익산시 미륵산에서 사망한 시신으로 발견된 70대 여성을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범인이 체포됐다. 그는 피해자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라고 한다. 목사 본인은 시신유기만 했고 살인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든 아, 왜 또 목사란 말인가? 댓글을 보니 가관이다. “그럴 줄 알았다. 목사 말고 누가 그랬겠나?” “목사가 안 낀 데가 없네?” “이래도 목사 말 듣고 따르는 교인들은 바보 아닌감?”

충격이 크다. 목사에 대한 이미지가 이 정도로 부정적이고 참담할 줄은 미처 몰랐다. 목사인 나부터 정신 차리고 이미지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엔 이런 목사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교인들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로부터도 존경받는 목사들이 적지 않다. 북한에서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다가 잡혀서 죽임을 당하거나 갇혀 있는 이 중 신부나 스님을 본 적이 있던가?

없을 게다. 그들은 모두 목사들이다. 소수의 사람들이 사고를 쳤다고 모든 이들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미국인들의 마음을 울린 한 젊은 목사가 보여준 용서와 사랑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지난 11월에 일어난 이 사건은 이른바 ‘아만다 블랙번 살해 사건’으로 불린다. 워낙 사건사고가 많은 미국 사회에서 이 사건이 관심을 끈 이유는 뭘까?

아만다(Amanda Blackburn)는 3년 전 개척한 젊은 목사의 아내이자 1살짜리 아들을 둔 엄마였다. 그리고 그녀는 임신 13주 상태였다. 지난달 11일 아만다의 집에 두 명의 강도들이 들어와 1살짜리 아들이 있는 상황에서 임신한 그녀에게 총격을 가했다.남편 데이비 블랙번(Davey Blackburn) 목사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는 아내를 발견했다.

사건이 보도되면서 미국인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경찰의 끈질긴 추격 끝에 18살 래리 테일러(Larry Jo Taylor Jr)와 공범 21살 잴렌 왓슨(Jalen Watson·21)이 붙잡혔다.미국 ABC 보도에 따르면 범인들이 잡혔다는 소식에 블랙번 목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말을 전했다.“범인들을 용서 하겠습니다. 예수께서 자신과 가족에게 용서의 마음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그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내 안에서 솟구쳐 오르는 감정은 증오, 분노, 그리고 절망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내와 함께 한 지난 10년 동안 아내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면 감정에 휘둘려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제 삶은 희망도 없고 가치도 없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결심했습니다. 그들을 증오하지 않고 사랑하기로 말입니다.”

블랙번 목사는 범인들이 진심으로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기를 소망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젊은 목회자가 보여준 용기와 희생은 이 땅에서 작은 예수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블랙번 사모의 아버지이자 인디애나주 엘크하트(Elkhart)에 있는 퍼스트 뱁티스트 처치의 담임 목사인 필 바이어스(Phil Byars) 목사 역시 ‘fox &Friends’와의 인터뷰에서 사위 목사가 누가복음 23장 34절을 읊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말씀은 십자가상에서 예수께서 하신 용서의 기도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목사라면 적어도 이래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미국의 목사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엔 더 훌륭한 목사들도 있다. 블랙번 목사는 증오와 분노와 절망 속에서 용서의 마음을 가지고 사랑하기로 작정했지만, 손양원 목사는 두 아들 죽인 공산당 청년을 처음부터 사랑으로 품은 사랑의 원자탄이다.

서두에 소개한 목사가 자신의 말대로 살인한 범인은 아니길 바란다. 하지만 그가 시신유기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할 말이 없어진다. 그러잖아도 기독교가 개독교로 목사가 먹사로 욕 먹고 있는 차에 이 한 사람으로 인해 더욱 하나님 영광이 가려지고 전도문이 막힐까봐 걱정이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나가 다 입으로만 복음을 전하는 메신저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복음을 전하는 메시지 자체가 되어야 한다.

복음을 전하는 메신저로만 그치지 말고 우리가 전하는 복음과 진리의 말씀 그대로 살아 보이는 메시지 자체인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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