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심방의 목적

서상진 | 2019.05.17 05:06

요즘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에 대심방을 하고 있습니다. 대심방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성도들의 가정을 한 가정, 한 가정 심방하면서 교회에서 듣지 못하던 이야기를 함께 하니 참 좋습니다. 심방을 가면 심방을 받는 가정의 이야기를 일단 많이 듣습니다. 심방을 통해서 그 가정의 기도 제목도 알 수 있고, 당면하고 있는 과제나 어려움도 알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저희 교회 게시판에 심방을 할 수 있는 양식을 하나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편한 시간에, 가족들이 다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정해서 적으라고 광고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성도들이 한 가정, 한 가정 스케줄을 잡아서 양식에 적었습니다. 본인들이 원하는 시간과 날짜를 잡아서 적으니 편하게 심방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런데 심방 스케줄을 잡고 나서 심방을 받으시는 분들이 염려를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번 심방의 주된 가정은 저희 교회에 새로 오신 가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의 성도들의 가정도 심방을 하지만, 일단 새로 오신 분들의 가정을 중심으로 심방을 하고 있는데, 심방을 처음 받다 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서로 모여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묻는 분들도 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심방을 할 때, 하루에 2가정을 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가정에 가서 이야기를 충분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면 2시간이 걸릴 때도 있고, 얼마 전에는 4시간을 하고 왔습니다. 그 시간이 부담되는 시간이 아니고, 평상시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충분하게 나오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심방을 받는 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식사 대접입니다. 저는 심방의 목적이 식사를 하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식사 대접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지만, 성도들은 그것이 아닌가 봅니다. 어제 방문한 가정도 저녁 6시 30분에 방문하기로 했는데, 저녁 식사를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를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얼마 전에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안 해도 된다고 하니, 저녁 식사 시간이라 자신들도 먹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딱 한 마디를 했습니다. '간짜장 먹죠' 어제 그래서 간짜장 시켜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어머니가 목사님이 심방을 오시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집에서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간짜장이라고 말을 하니, 내심 놀란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심방의 목적은 대화하는 것에 있지 먹는 것에 있지 않기에 그렇습니다. 지난 주간에 심방을 한 가정은 식사 준비를 한다고 하시길래 하지 말라고 했더니 차 한 잔과 떡 몇 개를 먹고, 2시간을 이야기하고 왔습니다. 성도들이 목사가 방문을 한다고 식사를 준비하고, 대접하는 것 너무나 귀한 일입니다.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저 같이 부족한 자를 대접한다고 고민하고 고민하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그러나 심방의 목적은 먹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 해주고, 말씀으로 권면해 주고, 성도들과 목사 간의 관계를 더 깊게 해 주는 것이 목적이기에 이 목적에 맞는 심방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합니다. 어제도 참 편안하고, 즐거운 심방이었습니다. 오늘은 없고, 내일 오후에 심방이 있는 데, 그 심방도 기대가 됩니다. 성도님들과 허물없이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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