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사라져가는 교회의 아름다운 문화

서상진 | 2020.07.15 05:05

새가족이 교회에 옵니다. 그리고 새가족공부를 합니다. 그렇게 5주간의 새가족공부를 마치고 나면 담임목사님께서 본인의 집으로 새가족들을 다 초대합니다. 그러면 사모님께서 새가족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합니다. 거하게 차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묵은지 김치에 돼지고기를 삶아서 내어 놓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좋아합니다. 참 신기한 것은 목사님댁에서 함께 식사를 한 그분들이 하나같이 하시는 이야기는 목사님댁에서 이렇게 식사를 대접 받을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목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교회 이야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가 자신의 어려웠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도 흘립니다.

집으로 누군가를 초대한다는 것은 친밀감의 척도입니다. 집으로 사람을 초대하는 일만큼 번거러운 일이 없겠지만, 그런 번거러움을 감수하고서도 그 사람을 초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친밀하다고 하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초대를 받는 쪽도 그렇습니다. 초대하는 분의 개인적인 사생활도 노출이 되겠지만, 초대받는 쪽도 자신의 삶의 일부분이 노출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초대하는 쪽이나, 초대를 받는 쪽이나 이런 부분을 감수하고서도 초대와 초청을 하는 이유는 관계는 그렇게 해서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로 가지 못하면 늘 그 자리일 것입니다. 나를 감추고, 피상적인 관계로만 지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심방은 매우 귀했습니다. 소중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을 말하라고 한다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바로 심방이었습니다. 성도들의 집을 목회자가 방문을 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성도들은 목회자를 맞이하며 서로 차를 마시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이야기를 기반으로 해서 목회자는 하나님 말씀으로 권면을 하고, 기도를 해 주고, 그러면서 목회자와 성도들과의 관계는 서로 돈독해져 갔습니다. 서로를 신뢰하게 되고, 존경하게 되었고,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교회의 아름다움은 한국교회의 큰 유산이었고, 큰 축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심방이 변질이 되니, 심방을 하는 쪽도, 받는 쪽도 피차간에 부담이 될 때가 많이 생기게 됩니다.

과도한 식사 대접, 거마비, 목회자들고 함께 동행하는 너무 많은 심방대원들, 심방을 하면서 들었던 말들이 비밀유지가 되지 않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어지고~~그러다보니 자연적으로 형식적이고 도식적인 심방이 되고 말았습니다. 급기야는 코로나로 인해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너무 힘들어지고, 정부에서는 교회의 이름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을 금한다는 행정조치가 내려지고 말았습니다. 관계는 진실함으로 상대방을 대할때, 더 아름다워집니다. 잘못된 목적이나, 사리사욕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됨과 거짓이 없는 마음으로 함께 할 때, 관계는 더욱 돈독해 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와 이제 함께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아름다운 교회의 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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