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서울역 광장에서

문양호 | 2016.04.08 10:26

『서울역 광장에서』

딸이 출근하는 첫주라 겸사겸사 좀 이르게 아침에 나온다. 이쁜 딸과 함께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서울역 광장을 지나 건널모글 건너려는데 서울역계단으로 방송사 취재차량이 서너대 있다. 아마도 오늘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에 대한 취재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방송차량 사이로 뭔가 이상한 게 보인다. 노숙자차림의 한 남자가 또다른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찬다. 쓰러진 이는 싸우려는 의지도 없이 그저 웅크리고 있을뿐...
거리가 수십미터 떨어져 있어 어찌해야 되지 머리 속이 복잡하다. 그런 나와 달리 딸아이는 "신고해야 되지 않아요?' 난 오히려 노숙자들간의 숱하게 있는 서로간의 다툼 정도로 치부하려는 쪽으로 결론이 많이 기울고 있었는데...
그런데 저켠에서 한 여자가 복잡한 건널목을 정리하던 교통경찰에게 이미 신고했다.
다행....
그리고 그 경찰이 그쪽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는데 반대쪽 서울역청사계단에서 경찰 두명이 뛰어 내려 온다. 아마도 그쪽에서 또다른 누군가도 신고한 듯 싶다. 그러고보니 주변 몇사람도 신고하려 하거나 움직이려는 모양새
얼마전 중국에서 길거리에서 아이를 납치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8번정도의 실험중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와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이 무신경하게 지나가거나 보았던 이도 외면해버리는 이도 있었다. 심지어는 아이를 데리고 가는 부모는 아이에게 보지 말고 가라고까지...
그래도 아직 우리 사회는 나가티 굼뜬 사람보다는 위기에 처한 이를 도우려는 이들이 많이 있는 듯 싶다.
그것이 우리 사회를 살리는 힘이이라.
그런 이들이 있어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고 있고 소녀상앞에서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그 힘으로 이번 투표도 새로운 물결을 일으켜 온갖 쓰레기를 몰아내 버리기를..
그 힘으로 교회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 더러운 죄의 잔재와 우리를 억누르는 짐들과 염려를 날려버리고 주의 빛을 밝히는 이들이 소생할 수 있기를...
나도 오늘은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지킴이 있는 쪽으로 발길을 옮겨야 겠다.
추가로 소녀상있는 쪽도...
물론 이 땅과 교회를 위해 기도무릎꿇는 것은 필수이겠지.
그리고 나같이 무딘 심령을 위해서도...



p.s. 약한 자끼리 돕기 보다 그안에서도 서열과 지배구조가 형성되곤 한다.
강자와 약자, 갑과 을의 관계는 커다란 그림 속에서 만이 아니라 바로 내 옆에서도 일어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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