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적, 목회적 차원에서 한국교회의 십일조 제도의 존속은 매우 필요하다

십일조 토론과 관련하여, 이미 말씀드린 것 위에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십일조는 신학적으로는 너무나 분명하게 폐지되었지만, 실천적, 목회적 차원에서는 한국교회의 십일조 제도의 존속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실천적 원리가 한국 교회에서 십일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오늘날 십일조 제도는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신앙의 준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좋은 신자들은 대부분 십일조만큼은 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십일조가 큰짐이 되고 시험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신약의 원리는 십일조 이상임을 가르쳐야 하고, 십일조는 정말 하나님께 대한 최소한의 신앙적 표시임을 강조해야만 합니다. 즉, 제가 주장하는 십일조의 존속은 헌신의 최대치(맥시멈) 아닌 최소치(미니멈)로서 입니다. 저도 그런 점에서 십일조 이상을 주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그런 실천상의 이유로 만들어놓은 형식을 지키지 않았다 해서 결코 구약시대처럼 죄가 되지는 아닙니다. 따라서 말라기에서 말한 십일조 도둑을 오늘날 신약시대에 역시 하나님 앞에 범죄행위라고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술/담배 역시 그 행위 자체가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신앙의 문제일 뿐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즉, 십일조를 안 낸다고 해서 죄라고 몰아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십일조를 저주와 축복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그런 설교는 대부분 근거 구절을 구약에서 끌어오는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것은 커다란 주석학적 오류입니다. 신약에서 축복과 저주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느냐 거부하느냐만 달려있습니다.
물질을 왜, 그리고 어떻게 얼마나 드리느냐는 축복과 저주의 문제가 아니라 순종과 헌신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신자들이 축복을 받기 위해 십일조를 드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의 소유권을 분명히 하는 신앙고백적 헌금을 하라고 가르쳐야 마땅한 것입니다. 그런 헌금에 뒤따른 물질적 축복은 그것의 목적이 아니라 결과로 주실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