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기도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구약의 기도는 다음과 같은 5가지의 유형으로 나눈다.

1) 간구의 기도
가장 흔한 형태며 통상적으로 위험이나 어려운 시기에 행해진다. 일종의 애가의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이 기도는 기본적으로 세가지 요소로 구성된다(신을 부름, 도움을 구하는 간구, 동기이유들). 종종 불평, 신뢰의 선언, 찬양의 맹세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적은 신을 그 이름이나 칭호로 그 존재를 확인하고, 간구자와 신과의 관계를 언급하는데 있다. 즉 도움을 구하는데 대한 기초를 제공한다. 종종 이름을 부름은 찬양과 존귀케 함을 포함한다. 이것들은 동기부여(動機附輿)나 자기비하(自己卑下) 혹은 간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간구기도의 핵심은 도움에 대한 간구다. 간구는 간구자의 상황에 대한 묘사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상황묘사가 끝나면, 특정적인 요청이 행해진다(특별히'구하소서'/ '도와주소서'라든지, '용서하소서'/ '고치소서'가 나타난다). 동기부여는 특히 신이 자신의 상황과 기도에 중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명시적으로나 비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다. 또한 간구자의 상황(간구자의 고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 자신의 신실함, 충성, 신과의 관계성)과 대조하여, 이것은 신의 속성이라든지 특성(정의, 신실함, 선함)을 언급하는 것이다.

2) 감사와 찬양의 기도
이 기도는 간구가 응답을 받았다거나 은총을 입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경우에, 그것은 자연적으로 동시적인 반응이지만, 종종 조직되고 형식을 갖춘 것이기도 하다. 세가지 요소들이 종종 이러한 종류의 기도에서 나타난다: 찬양과 감사기도의 표현들, 구원에 대한 묘사, 희생제사의 맹세. 희생제사에 대한 맹세는 종종 "찬양의 맹세"로 영적인 표현으로 바뀌거나 봉헌적인 제단들이 기념비명의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3) 중보의 기도
이 경우는 종종 간구의 기도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종종 독립적으로 발견되기도 하지만, 고백, 간구, 동기부여, 죄의 거부와 함께 간구의 기도의 형태를 취한다. 이러한 형태들은 고대근동의 경우보다는 성경적 기도의 경우에 더 명확하다. 이 기도의 핵심은 격앙된 표현들, 즉 “잘못했습니다” 혹은 “내가 범죄하였습니다”로 용서와 화해의 첫단계를 형성하고 있다.

4) 회개와 고백의 기도
기도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중보적인 것이 된다. 종종 이러한 중보는 가족이나 지파나 공동체의 대표, 혹은 선지자나 왕이나 장로 등에 의해서 행해졌다.

5) 축복과 저주의 기도
축복의 기도는 종종 축복하는 자의 측면에서의 소망을 담은 기도다. 이러한 종류의 기도는 여행, 결혼, 새로운 일거리, 매일의 인사, 혹은 임박한 죽음에 앞서서 행해진다. 저주의 기도는 반대로 개인의 평화를 방해하는 대적들이나 주술가(呪術家)들이나 다른 악의적 세력들에게 향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기도의 5가지 유형들에 두가지 특징적인 기도가 포함되어야 바른 기도의 모습을 구성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6) 첫번째는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억눌리고 억압받을 때 하는 부르짖음의 기도다. 우리말 성경은 call, cry out to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의 부르다라는 단어를 구별치 않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른다는 의미는 감정이나 소리의 높고 낮음과는 무관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은 부르다는 표현을 무조건 부르짖는 것으로 오해하여 큰 소리로 울부짖지 않으면 하나님이 듣지 못하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은 귀머거리도 아니고 우리의 정성을 보아서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 아니다.
그러나 부르짖는 경우가 구약에서 왕왕 있었다. 그 단적인 예가 이집트의 억압을 받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부르짖음이었다. 이 경우에는 기도가 절규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고난과 억압의 상황에 그 원통함과 정의를 하나님께만 호소할 수 없었을 때 절규의 기도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기도할 수 밖에 없는 자들의 심각한 상황을 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면 그는 우리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실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가 가리우는 것은 우리에게 죄가 가득하기 때문인데. 그 죄는 감정적이거나 영적인 의미에서의 죄를 말하기 보다는 사회적인 불의나 부정의를 행하는 자들이 하나님께 그의 자비와 은총을 구하는 모순된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7) 두번째는 구하는 것이다. seek라는 동사로 번역될 수 있는데 이 말은 간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찾는다는 말이다. 무엇을 찾았을까?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말로는 "하나님의 의중을 묻는다"가 있을 것이다. 신약(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뿐만 아니라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뜻을 먼저 찾았다(구했다). 나의 뜻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하나님의 뜻을 찾았다는 말이다.

그에 대한 단적인 예가 몇가지 있다.
(1) 그 하나는 이스라엘의 전쟁과 관련된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전쟁 전에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물론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이 아니었다. 이 전쟁이 승리의 전쟁인가 아닌가를 물었다(야웨께서 함께 하시면, 혹은 적을 이스라엘의 손에 붙이시면...). 또한 누가 어떻게 해야 승리할 것인가를 물었다.

(2) 두번째는 야웨를 찾으면 만나게 될 것이다 등의 표현이다. 이것은 죄지은 이스라엘이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야웨를 찾아보라는 말이 아니다. 찾는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뜻을 구하면 혹은 하나님의 뜻대로 하면 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주여 삼창을 하거나 소리질러 기도하면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지 몰라의 의미가 아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볼 때, 몇가지 기도의 양상들이 있지만,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대로 살아가는 것도 구약에서 말하는 바른 기도의 중요한 양상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