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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

크리스천 직장인들의 신앙을 위해 애쓰는 원용일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 2016.04.03 18:59

세상 속 크리스천 직장인들의 균형 잡힌 신앙을 위해 애쓰시고 계신 원용일 목사님을 만나 뵙습니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은 지금 교회 목회보다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특수목회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사님이 교회보다는 회사를 중심한 사역으로 방향을 잡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목회자가 되겠다고 말했는데, 어떤 사역을 할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생각하곤 했습니다. 총신대학교 1학년 시절에 에스라 104절 말씀의 스가냐(에스라의 종교개혁을 도운 조력자)와 같은 사람이 되겠다는 묵상도 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목회자의 길을 가야할지 모색했습니다. 신학대학원 1학년 때 한 목사님이 코리아헤럴드 신문사 신우회에 성경공부를 인도할 신학생을 찾는데 저를 추천해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5년여 직장인들과 함께 만나게 되었고 1993년에는 서울 회현동에 있는 성도교회에 교육전도사로 가게 되어 방선기 목사님(직장사역연합 대표)을 만났습니다. 1997년에 직장사역연구소에 입사해서 사역하면서 지금까지 일터사역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일터사역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니 20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돌아보며 생각하니 글 쓰고 공부하는 일을 좋아하는 저의 은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인도해주셨습니다. 교회 안 목회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이후에도 교회에서 섬기기는 쉽지 않겠지만, 일터에서 기업인들과 직원들을 만나며 말씀과 상담과 양육 사역을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교회 세미나
  

-지금은 직장사역연구소의 소장으로 계십니다. 이 단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시지요.

 

직장사역연구소는 1993년에 이랜드그룹의 사목들을 연구원으로 구성하여 설립된 일터사역 기관입니다. 이랜드 사역을 기반으로 교회와 기업과 신우회를 향해 일터사역을 확장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크리스천들이 일터에서 자신의 일을 하나님의 사역으로 감당하고 전도자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일을 여러 방면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방선기 목사님이 소장으로 섬기셨고 이후 사역 기관을 분화하여 20039월에는 사목들을 훈련하여 일터에 파송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CS네트워크(Chaplain Service Network, 이창훈 대표)가 설립되었습니다. 20059월에는 직장사역훈련센터(최영수 대표)가 설립되어 일터사역을 교회와 일터와 신학교에 적용하는 훈련과 세미나를 주로 감당하게 되었습니다(20161월 이후 직장사역연합에서 독립함). 이후 교재와 자료 발간과 일터사역의 기획을 담당하는 직장사역연구소와 더불어 세 기관이 연합하여 직장사역연합(대표: 방선기 목사)을 이루게 되었습니다(200712). 이렇게 분화된 세 기관들 중 직장사역연구소의 책임을 제가 감당하고 있습니다.

 

직장사역연구소가 사역 기관으로 일터사역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으나 아직 우리 한국 교계에는 일터사역에 대한 이해와 사역의 적용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터사역과 관계된 여러 기관들이 많이 생겨나서 일터사역이 붐을 이루고 교회를 건강하게 하는 목회의 중요한 한 축으로 인식될 수 있는 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라진 일터 환경 때문인지 직장인들이 주일성수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합니다. 일터사역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주일성수는 어떤 것이며 우리 크리스천들이 이 부분에서 어떻게 바로 서야 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세상에서 크리스천 직장인들이 다니엘처럼 신실하게 믿음생활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와 연관시켜 목사님이 저작하신 직장인이라면 다니엘처럼』(브니엘 간)이란 책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시지요.

 

주일성수 문제와 관련하여 주일을 지키는 엄수주의의 전통만이 바람직한 주일성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율법주의적 주일성수가 아닌 안식과 주일의 의미를 잘 이해하는 주일성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24시간 365일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데 점점 주일성수를 하기 힘든 직업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주일에 해야 할 중요한 두 가지, 예배와 안식을 잘 지키며 크리스천 직업인의 정체성을 세워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교회는 주일성수의 구체적 지침을 성도들에게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주일성수를 통해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세상과 격리되지 않고 구별되며 동화되지 않고 적응하는 대안적 실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평소에는 주일성수를 잘할 수 있지만 가끔씩 주일에 근무를 해야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 그런 상황이라고 하여 직장을 그만 둘 수는 없습니다. 한 무역회사에 다니던 직장인의 경우, 일 년에 몇 차례 있는 주일 근무를 빼주면 주중 공휴일에 돌아가며 서야 하는 당직을 혼자 다 서겠다고 제안하여 허락을 받았습니다.

 

주일에 근무를 해야 하는 백화점 혹은 서비스업에 근무하는 성도들은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주일에 근무를 하느라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없는 직종에서 일하는 크리스천들을 교회는 훈련시켜야 합니다. 선교사가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없는 이슬람권이나 공산권 나라에 가서 선교해야 하듯이 영성 훈련을 시켜 직장인들을 파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곳에 가서 근무하는 성도는 예배를 최대한 드리려고 노력하고 선교사의 마인드를 가지고 일하면서 주중에 쉬는 날에는 휴식을 잘 취하고 주일에 제대로 하지 못한 신앙적인 일들을 보충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런 대안의 모색이 우리가 일터에서 바람직한 크리스천 직업인이 되기 위해 필요합니다. 저의 책 직장인이라면 다니엘처럼은 다니엘의 상황을 가지고 일터에서 겪을 수 있는 문화적 충돌, 인간관계의 고민, 윤리적 갈등, 능력의 요구, 전도의 필요 등에 대한 대안의 영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다니엘이 세계 최대 최강 나라의 총리로 오래 일한 사람으로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시절에 다니엘이 그의 일터에 필요했던 것처럼 오늘 우리의 일터에도 다니엘과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대안을 모색하며 차근차근 노력하여 다니엘의 영성으로 무장하면 오늘 우리가 우리 일터를 변화시키는 다니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목사님이 많은 책을 저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대표 저작들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시지요.

 

저는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성경을 직업관의 관점으로 보고 특히 성경 인물들을 직업인으로 본 책들을 여러 권 냈습니다. 성경에 긴 생애가 기록되었지만 성경 두루마리를 읽거나 기도를 하거나 찬양을 했다는 기록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천상 직장인인 요셉을 다룬 인생은 요셉처럼이 있습니다.

 

다윗이 왕이 되기까지 거쳐야 했던 신입사원과 대리·과장 시절, 팀장 시절에 필요한 캐릭터들을 다룬 신입사원 다윗 CEO 되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사무엘상을 주로 다루었고 사무엘하를 다룬 CEO 다윗의 이야기는 출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룻기를 직업인의 관점으로 본 하나님의 세렌디피티, 크리스천의 성공은 과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지 다룬 크리스천 비즈니스 백서, 직장인들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기도를 다룬 직장인 축복 기도문, 영화를 통해 일터와 인생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추구한 죽겠어? 주께 있어!, 예전에 나온 직업관 관점의 영화 이야기인 샐러리맨 시네마, 일터와 교회에서 직장사역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 프로그램을 다룬 직장사역 프로그램등의 책이 있습니다. 일터사역 관점의 큐티집 몇 권과 일터사역 교재들도 몇 권 출간했습니다.

 

-최근에 두란노에서 크리스천, 책임을 생각한다라는 책을 내셨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지요.

 

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직장사역연합의 방선기 목사님이 사역자들의 모임에서 성경 각 권 중 31장에 비즈니스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다고 재미있는 시각을 보여주셨습니다. 생각하고 찾아보니 창세기 31장에서 야곱이 라반의 노사 관계, 욥기 31장에서 욥의 비즈니스맨 입장의 양심선언과 비즈니스 윤리에 해당되는 부분, 잠언 31장의 여성 직업인의 모습 등이었습니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성경을 공부하다 보니 여러 성경에 일터 크리스천들의 책임에 관해 지적하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창세기, 출애굽기, 신명기, 욥기, 잠언의 31장을 주로 다룹니다. 특히 이 다섯 장의 성경을 비즈니스 책임(Business Responsibility)의 관점으로 다루는 <크리스천 책임 학교> 워크숍을 지난해 11월에 직장사역연구소에서 열었습니다. 이 워크북을 근거로 이 책을 준비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향한 책임을 다하는 우리 크리스천의 사명을 특히 직업인의 관점으로 다루었습니다. 전업주부도 직업인이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취준생, 은퇴 후 노후를 보내는 사람들도 직업과 관련된 사람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업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직업을 통해 책임을 다하는 크리스천의 삶을 일곱 가지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Part 1에서 주일에 모인 교회와 흩어진 교회를 잘 인식하고 예배와 안식을 하는 주일성수의 책임을 다룹니다(31). Part 2에서는 월요일에도 과연 우리는 세상에서 크리스천인지, 일터에서 하나님의 영이 충만하게 일하고 살아가는 책임을 다룹니다(31). Part 3에서는 잠언 31장의 르무엘 왕의 어머니인 태후가 아들 왕에게 주는 교훈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왕으로서 가져야 할 구별된 가치관과 세상 문화 속의 크리스천의 책임을 다룹니다(31).

 

Part 4에서는 왕의 성별 대역인 왕비, 즉 현숙한 여인의 미덕과 가치를 여성 직업인만은 아닌 포괄적 의미의 책임으로 다룹니다. 일을 향한 몰입과 나눔,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을 살펴봅니다(31). Part 5에서는 당대의 경영자였던 욥의 비즈니스 윤리 선언을 통해 직업윤리의 책임을 고찰해 봅니다(31).

 

Part 6에서는 노사 관계가 원만치는 못한 우리 현실에서 야곱과 라반의 관계, 그리고 그의 가족들의 상황에서 노--가 합의를 통해 책임을 다하는 것을 살핍니다(31). Part 7에서는 다음 세대를 세우는 계승과 유산의 책임을 살펴봅니다. 세상에서 하나님의 비전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참된 가치를 우리의 자녀들과 일터의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참된 유산의 의미를 살피며 사람을 남기는 사명의 중요성을 함께 나눕니다(31).

 

-크리스천의 책임을 말씀하셨는데, 오늘 한국 교회가 오히려 세상 사람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과 연관해 우리 크리스천들의 세상 속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터의 신우회를 오래 섬기다 보니 종종 경험하는데 연말에 일종의 총동원 행사를 하면서 신우회 모임을 할 때 예배 설교를 하러 가곤 합니다. 예배를 마치고 소개하는 시간에 제가 교회 나가는 거 잘 모르셨죠?”라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평소에 예수 믿는 것을 잘 드러내지 않은 것이지요. 일종의 비밀 그리스도인이었다고 커밍아웃을 하는 것입니다.

 

요즘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비난을 받고 오히려 교회를 사회에서 걱정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인데 교회 나가는 것을 감추고 있어서야 어떻게 일터 속에서 소금과 빛의 사명을 다하겠습니까? 물론 일터에서 크리스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은 많습니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다가 작고하신 고 김인수 교수님이 직장인들의 근무 태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설문조사한 자료를 한 책에서 읽었습니다. 그 요인들이 연령, 성별, 학력, 출신 지역 등이었는데 기독교 신앙은 근무 태도에 전혀 영향을 안 미쳤다고 합니다. 기독교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당신들과 함께 일하는 크리스천 동료들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질문했더니 얌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희생하고 양보해야 할 부분에서 자기 권리만 찾고 정작 의무로 감당해야 할 일에서는 빠지거나 전혀 솔선수범하지 않는다면 얌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세상 속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그저 교회 안에서만 서로 소금 뿌리고 촛불 밝혀놓고 만족하는 일종의 성속이원론의 폐해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20:21). 예수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세상 속으로 파송 받은 사람들이고 바울의 권면대로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3:20)습니다. 두 나라에 속한 사람들인데 이 두 나라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세상 속 크리스천의 책임입니다.

 

이 두 나라 정체성은 사도 베드로의 표현을 빌리면 세상 속에 흩어진 나그네’(벧전 1:1)인데, 한마디로 말한다면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봉사하고 교제하는 모습을 기뻐하십니다. 그러나 교회생활만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관심 가질 유일한 영성의 마당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삶의 터전인 세상이 있습니다. 가정과 일터와 지역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민과 지구촌의 한 구성원으로서 우리의 정체를 분명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일터에서 크리스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크리스천 직장인들이 세상의 일터문화 속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칫 잘못된 것들에 휩쓸릴 수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잘못된 관행들을 이겨내고, 우리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용기가 필요합니다. 크리스천 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비즈니스 세계의 부정직과 비윤리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10년 동안 윤리 경영의 붐이 한차례 허리케인처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보란 듯이 지난 2004년에 엔론 스캔들과 같은 엄청난 회계 부정 사건이 터지는 것을 보면 미국도 윤리 경영을 제대로 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들어서 기업들이 윤리 경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기업윤리선언을 한 기업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윤리 선언만 한다고 하루아침에 윤리 경영이 뿌리내리기는 힘듭니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윤리 경영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이 마음속에서 도덕심이 끓어올라 감격하면서 윤리 경영의 원리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5년 후, 10년 후에도 계속해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믿음과 신뢰와 정직이 기반이 되지 않고는 안 될 것이라는 절박감에서 시도했을 것입니다.

 

여하튼 우리 크리스천 직업인들에게는 이 상황이 큰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직함이라고 하면 바로 우리 크리스천들의 대명사가 아닙니까? 우리가 그런 평가를 받아야 하고 이 부분이 부족하다면 애쓰고 노력해서 이 부분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윤리 경영의 시대에는 정직한 것도 성공의 한 방법이 될 가능성이 많은 것입니다. 예전에는 정직하게 일하면 왜 그리 더디냐고, 혼자 일하느냐고, 잘난 척 그렇게 튀지 말라고, 그렇게 혼자 정직을 떨어서 제대로 먹고 살 수 있겠느냐고, 그렇게 잘났으면 실적을 보여서 말하라고, 그런다고 아무도 감동받지 않는다는 핀잔을 듣고 비웃음을 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정직함을 실천하는 것이 힘들지만 공동의 목표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으니 그런 험한 소리는 자주 듣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정직해야 한다는 점은 우리가 다 잘 알고 있으나 실천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불의한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 정직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 조금도 참을 수 없어서 부딪히고 밝혀내고 싸울 수만은 없습니다. 물론 그렇게 도저히 못 참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순교적 결단을 해야 하는 비상 상황입니다. 판단이 서면 단호하게 선언하고 결단하십시오.

 

정직을 실천할 때에도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번 한 번은 유예하고 보류하며 다음에는 반드시 한다는 점진적 결단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아예 토양이 형성되지 않아서 지금 당장은 실천하기 힘들어서 전략적으로 인내해야 할 상황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거나 야합하는 것이 아니고 정직을 실천할 현실적 방안들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단계적 인내를 실천하면서 정직의 미덕을 비즈니스 현장에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목회자들은 직장생활을 하는 성도들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고, 또 이분들과 어떻게 동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몇 년 전 대전에 있는 한 교회에서 만난 목사님은 교회 홈페이지의 담임목사 소개 난에서 매우 이채로운 교회관을 피력했습니다. 크리스천은 두 교회를 다녀야 한다면서 눈에 보이는 지역 교회가 있고 세상의 교회, 즉 가정과 학교와 직장, 성도들이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또 하나의 교회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담임목사도 둘인데, 모인 교회의 담임목사는 자신이지만, 세상 교회 즉 흩어진 교회의 담임목사는 교우들이라고 했습니다. 모인 교회에서 말씀의 능력과 은혜를 충전하고 훈련받아서 세상 교회의 담임목사로 나가서 사역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또 한 분, 인천에 있는 동춘교회를 담임하는 윤석호 목사님이 직장인들을 위한 세미나 강의 후에 교우들에게 요약하며 설명하는 교회관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윤 목사님은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의 중요한 세 기관이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 기관들은 일터와 가정과 교회인데 그 중에 첫째는 가정입니다. 두 번째 기관이 일터입니다. 일터를 하나님이 보내신 사역지로 알고 잘 세워나갈 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다하는 것이고, 세 번째 기관이 바로 교회라는 것이었습니다. 교회는 성도들이 가정과 일터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양육하고 훈련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와 그의 후예들은 주일 오전에 예배를 마친 후 오후에 교회의 출입문을 잠그는 일종의 폐문의식을 했다고 합니다. 폐문의식을 했다고 주중에는 전혀 교회의 문을 열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이것은 상징적인 의식이었습니다. 이제 모인 교회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공동체에서 교제하며 위로받고 힘을 얻었으니 흩어진 교회로 나가라는 파송의 의미였습니다. 우리 교회의 대표선수로 세상에서 주중에 치열한 분투를 하다가 다음 주일에 다시 모인 교회로 오라는 성도의 사명과 책임에 관한 의식이었습니다. 오늘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이런 야성(野性)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C. S. 루이스와 J. R. R 톨킨과 동시대를 살았던 영국의 문학가이며 사상가인 도로시 세이어즈의 책을 보고 찔렸습니다. 지속적인 대량생산을 위해 끝없이 소비를 자극하는 현대사회의 현실을 비판하면서 세이어즈는 이런 현실과 관련하여 교회가 저지른 잘못 가운데 세속 직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중시하지 않은 것만큼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도로시 세이어즈는 교회의 본분에 대해서 이렇게 지적합니다. “일꾼들이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고 그들이 하나님께 하듯 자기 일을 훌륭하게 해 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교회 장식이든 하수 처리든 모두가 기독교 사역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일의 아름다움이 그 일 자체로 평가되는 것이지, 교회의 표준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기독교 교리를 다시 생각한다, IVP 펴냄, 137, 140).

 

20세기 전반기에 살았던 문학가요 신학사상가인 그녀가 답답한 교회의 현실에 대해 지적하며 제시한 대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교회여, 탁월한 크리스천이 그들의 일로 하나님을 섬기게 하라! 이 지적이 오늘 우리 한국 교회에도 유효하지 않습니까?

 

도로시 세이어즈는 한 크리스천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있다면 종교적 모임에 강사로 초빙하거나 교회 바자회를 열어달라고 부탁해서 그 사람의 주의를 분산시키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 엉뚱한 기술을 익히느라 지쳐서 본연의 일에 집중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목회자의 중요한 사명은 일하는 성도가 그 일을 최대한 잘할 수 있도록 자유를 확보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위의 책, 142).

 

뜨끔했습니다. 오늘 우리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이런 정도의 치열한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일터 속 성도들을 세워줄 수 있다면 우리 한국 교회의 많은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교회가 건강해지고 복음을 세상에 전할 수 있는 토양과 여건도 더욱 바람직하게 조성되리라고 봅니다.

 

-교회 안에 있는 목회자들이 세상 속 크리스천들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상과 일터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수 있고 그들을 구체적으로 섬길 수 있는 사역의 도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세상 속 크리스천들을 섬길 수 있는지, 직장사역연구소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저도 이 부분을 많이 고민하면서 그간 사역을 해왔습니다. 직장사역연구소에서는 일터사역자들을 위한 자료집으로 월간 <직장사역>(자료 CD 포함)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일터사역 자료들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해 왔는데, 20062월부터 현재와 같이 월간지 형식으로 자료집을 내고 있습니다. 일터사역에 관한 사역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는 일터사역 학교 자료 세트를 발간해서 <요셉 비전 학교>를 시작으로 201511월에 <크리스천 책임학교>까지 총 12개의 학교 자료 세트를 완간했습니다. 이 사역 자료는 크리스천 직업인들을 세상 속 사역자로 세워주는 강사 교육 자료입니다. 교회(중고등부, 대학청년부, 장년부)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요셉 비전 학교>, <크리스천 직업 준비 학교>, <크리스천 성공 학교>, <청년 5M 훈련 학교>, <룻기 일상생활 학교>, <다니엘 일터선교사 학교> 등이 있고 직장 신우회와 크리스천 기업을 위해서도 <크리스천 직장생활 학교>, <일하는 제자 성품 학교>, <일하는 제자 행복 학교>, <일하는 제자 영화 학교>, <다윗 커리어 학교>, <크리스천 책임 학교> 등이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강사 워크숍을 열어, 책과 워크북, 자료 CD와 동영상 강의 CD를 제공하며 사역 현장에서 직접 강의하며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자료를 가지고 학습하면 직접 교회나 일터에서 일터사역 학교를 열 수 있도록 상세하고 구체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문의 : 02-3142-2577, 직장사역연구소).

 

-끝으로 앞으로의 목사님의 저작 계획이나 사역과 관련한 비전을 말씀해 주신다면.

 

지금까지는 주로 성경 인물들을 중심으로(다윗, 다니엘, 요셉, 느헤미야 등) 일터사역을 다루는 책을 써왔습니다. 이제 일터사역과 관련한 주제를 다루어서 성품, 행복, 성공, 경영, 유산 등의 주제를 다루고 싶습니다. 또한 직장설교와 직장상담, 일터사역 관점의 성경 해석, 일터전도 등에 관한 책들을 출판하려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직장사역연구소는 일터사역을 그간 20년 넘게 지속해왔는데, 그간 일터사역이 한국 교회에 얼마나 접목되고 저변이 확대되었는지 돌아보면 부끄러운 반성을 하게 됩니다. 효과적인 일터사역을 위해서 교회와 목회자들, 크리스천 직업인들과 직접 만나 사역을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앉아서 찾아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는 워크숍을 위해 노력하고 특히 SNS를 통한 사역 알림에도 매진할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채천석 크리스찬북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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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농촌교회의 숨은 진주 공학섭목사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7.05.16 13:07
16 '리셋' 출간한 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 사진 첨부파일 북뉴스 2016.08.22 12:06
15 '다시, 사명이다' 펴낸 미래학자 최현식 박사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8.04 12:23
14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의 저자 김남준 목사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6.14 12:18
13 백 투 더 바이블(Back To The Bible) 시리즈 저자 장종길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6.03 00:29
12 2016년 7월 4일 크리스찬북뉴스 포럼 발제자 박영돈 교수 인터뷰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5.24 11:54
11 '기도란 무엇인가'(SFC)의 저자 한병수 교수 인터뷰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5.14 16:27
>> 크리스천 직장인들의 신앙을 위해 애쓰는 원용일 목사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4.03 18:59
9 내러티브 책과 설교 전문가 이연길 목사 사진 첨부파일 [1] 크리스찬북뉴스 2016.03.17 00:22
8 Reform Church 저자 이상훈 교수(인터뷰)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2.24 09:40
7 삶이 있는 신학을 전하는 백석대학교 채영삼 교수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2.02 08:39
6 '너는 커서 어떤 나무가 될래'의 저자 김성중 교수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1.28 02:17
5 '모든 성도가 새가족부다'의 저자 김민정 목사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1.17 22:22
4 '누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저자 신현우 교수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6.01.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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