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평

세상을 변화 시키는 나그네 신학

정현욱 | 2019.09.16 16:14
세상을 변화 시키는 나그네 신학 성경 속 노마드/배경락/샘솟는기쁨/정현욱 편집인

나그네의 삶, 저주인가 축복인가?

 

벌써 열두 번째 이사인 듯싶다. 3년에 꼭 두 번은 이사를 했다. 자의든 타의든 매년 이사를 한다는 것은 고통이다. 정처 없이 또 짐을 싸야하는 서글픔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러나 반드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사를 자주하면 짐이 가벼워진다. 이사 때가 되면 불필요한 짐들을 모두 버리는 결단의 시간이 찾아온다. 가져가야할지 버려야할지를 늘 고민한다. 평상시에는 그냥 두어도 될법한 물건도 이 된다. 가재도구가 없다 싶어도 이사하려고 싸다보면 한 없이 늘어난다. 버리고 또 버린다. 귀찮아 쌓아둔 쓰레기도 이사를 기회삼아 모두 버리고 짐을 최대한 줄인다. 이렇게 삶은 가벼워지고 짐은 적어진다. 이사를 자주 하면서 내밀한 마음속에 본향에 대한 뜨거운 욕구가 일어난다. 2년의 양산 생활을 청산하고 대구로 올라갔다. 그러다 다시 9개월 만에 휴전선 가까이 자리한 강원도까지 짐을 챙겨 올라왔다. 이제 올라갈 곳도 없어 보인다. 이제는 이사는 그만가고 한 곳에 오래오래 눌러 앉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올라온다.

 

성경은 성도의 삶을 나그네로 규정한다. 족장들의 삶도 그랬고, 이스라엘의 신화적 인물 다윗 또한 나그네의 삶과 멀지 않다. 이스라엘 역사도 나그네의 삶이었다. 그들이 한 곳에 정착해 살았던 시대도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착해 살아도 언제나 외세의 침략에 의해 피난과 식민지의 삶을 반복해야 했다. 주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언제나 이스라엘의 회복을 갈망했다. 그들이 말하는 회복은 다윗의 시대와 같은 완전한 정치적 독립과 경제적 안정이 결합된 완전한 샬롬이었다. 그러나 주님은 시기와 때는 하나님께 있으니 너희는 나를 따르라고 촉구하신다. 그렇다. 그들은 주님을 따라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나그네로서의 삶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이며, 삶의 방식인 것이다. 배경락 목사는 이러한 나그네로서의 삶을 베드로 전후서를 산문 형식으로 풀어냈다.

 

축복과 저주로서의 흩어짐

 

인류의 역사는 흩어짐의 역사다.”(20) 참으로 인류의 역사는 흩어짐의 역사다. 인류의 역사는 이동의 역사이며, 역사의 발전은 이동을 통해 가능했다. 탈레스의 지식혁명과 문명의 충돌, 바이킹 족의 이동과 훈족의 이동 등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근대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 중에 대항해시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성경의 역사를 살펴봐도 사람들은 언제나 이동했다. 저자는 이러한 이동이 하나님의 창조명령 속에 이미 내재하고 있음을 간파한다. ‘땅에 충만하라’(1:28)는 말씀은 생식과 번성을 넘어 하나님의 자녀가 세상에 퍼져 나가 영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루라’(21-22)는 뜻이다.

 

그러나 최초의 이동사건은 하나님의 저주였다. 아담과 하와의 타락으로 그들은 에덴동산을 떠나 에덴의 동쪽으로 옮겨 가야 했다. 또한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후 하나님은 가인에게 유리(이동)하는 벌을 내리신다. 저자는 이 사건을 하나님의 흩으심에 임한 은혜이며, 가인이 후손들이 땅에 흩어져 문화 문명을 창조’(22)했다고 주장한다. 노아의 후손도 바벨탑 사건 이후 흩어졌다.(23) 저자는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인류의 역사를 흩어짐의 역사’(24)로 계획하셨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셨다고 말한다. 베드로 서신 역시 이러한 흩어짐의 역사의 양면성을 잘 보여준다. 하나님은 흩어진 나그네(벧전 1:1)들을 구원하여 자녀 삼으시고, 그들을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삼으신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바로 이해하고, 하나님의 규례를 따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감당하지 못했던 제사장의 나라로서 약한 자를 돌보고 섬기며, 열방의 빛이 되어야 할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49)

 

흩어짐은 축복은 동시에 저주이다. 하나님은 저주를 통해 세상에 복을 가져오게 하시고,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세상의 저주 받은 영혼들을 구원하려는 것이다.

 

나그네, 약자로서 세상을 정복하다

 

베드로서신의 특징은 나그네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체성이란 도대체 뭘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나그네가 갖는 사회적 특징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방식을 규명하고 도전한다. 나그네는 그 땅의 거주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장하거나 권리를 획득하지 못한다. 그들은 주변인이며, 임시적이며, 제한적이다.

 

나그네의 삶을 살았던 그리스도인들은 억울하게 욕을 먹기도 하고, 해코지를 당하기도 하고, 선한 행위에 도리어 악행으로 받았다. 그들의 고난은 당연하였다. 소외당하고, 손가락질당하고, 핍박받았다. 기존 사회 안에 한 발자국도 들여놓을 수 없었다.”(147-8)

 

즉 그들은 약자였다. 어떤 권리나 명분도 주장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는 생각하는 그리스도인’(148)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전의 그리스도인들이 무지한 그리스도인이었다면,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생각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이다. 한나 아렌트는 2차 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주도했던 아이히만에 대해 생각 없음’(149)으로 결론 내렸다. 베드로는 자신들에게 묻는 이유를 묻는 이들에게 대답할 말을 준비하라라고 말한다. 먼저 생각함으로 자신이 누구이며,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거룩한 삶 때문이다. 탐욕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거룩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꺼이 고난을 감수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묻는다. 그리스도인은 고난의 이유에 답해야 한다. 저자는 내려놓고 비우자고 말한다. 그리스도를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고, 주님이 그랬던 것처럼 자기를 비워야 한다.

 

예수님은 변두리로 밀려나 사람에게 침 뱉음을 당하셨고, 모욕과 천대를 받으셨고, 채찍을 맞으셨고, 십자가에서 죽으셨다.”(153)

 

주님은 단순한 자기 비움의 원리를 통해 세상을 정복하셨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뭔가를 가져야하고,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의 생각과 정 반대로 가셨다.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위기는 교회 밖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수직적 리더십, 권위적 리더십,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내려놓고 함께하고 공유하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나그네의 삶은 외부적 고난을 통해 서로 결속하게 하고, 서로 공유하게 하며, 서로를 돌본다. 이것이 바로 교회인 것이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권력이나 명석함이 아니라 겸손과 사랑이다.

 

나가면서

 

나그네는 필연적으로 종말론적이다. 그들은 본향을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 있다. 히브리서 기자는 11장에서 믿음으로 나그네의 삶을 살았던 이들을 소개한다. 그들에게 승리와 영광이 있기도 하지만 고난과 조롱, 핍박과 죽음도 공존했다. 나그네는 기득권의 입장에서 착취의 대상’(206)이다. 밀리고, 밟히고, 죽는다. 주님께서 그렇게 사셨다. 그리고 세상을 변화 시켰다. 교회가 위기를 맞이한 이유는 나그네신학을 상실한 탓으로 보인다. 스스로 약자이기를 거부하고, 공평과 공생을 버리고 이기적 신앙에 사로잡히고,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수단화시켰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런 이들을 흩으실 것이고 광야로 내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배경락 목사의 인문학적 성경 읽기는 성경 읽기의 맛을 더해준다. 2차원의 이미지를 4차원의 화상으로 치환(置換)시킨다. 나그네 신학으로 읽어내는 베드로 전후서 읽기는 감동을 넘어 도전을 준다. 소외와 핍박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기는 동시에 거룩과 소망을 동시에 안겨준다. 가끔 의미 있는 사진도 함께 넣어 독자들에게 사색의 시간을 허락한다. 교회를 사랑하고, 나그네 신학으로 성경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659개(1/133페이지)
함께 나아가자고 손을 내미는 수도사 함께 나아가자고 손을 내미는 수도사
하나님의 임재연습
로렌스 형제/홍종락/사자와 어린양/문양호 편집위원


클래식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을 하나만 꼽으라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흐의 첼로 무반주 조곡이다. 클래식 CD나 LP자체를 얼마 갖고 있지도 않음에도 그 중 적지 않은 것들이 여러 연주자들이 연주한 바흐 첼로 무반주 조곡들이다. 이 곡을 처음 접했던 것은 야노스 슈타커의 연주를 통해서였지만 그래도 최고의 연주가를 꼽는다면 내 나름의 기준으로는 이 곡을 처음 발굴했던 파블로 카잘스다. 그의 연주는 다른 연주자에 비해 어떤 면에서는 가볍게 느껴지는 듯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그 연주의 깊이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다.  ...
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예수 왕의 복음
매튜 W. 베이츠(Matthew W. Bates)/이학영/학영/모중현 편집위원


좋은 질문은 통찰을 이끌어 냅니다. 가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우문(愚問)이 현답(賢答)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리한 질문은 새로운 시각을 허락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어떤 대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 대상을 정의하고 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각자의 가치와 사상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뒤따릅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조차 천차만별(千差萬別)이 됩니다.​한 단어에 ...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바울의 마지막, 특별한 열흘
배성혜/좋은땅/모중현 편집위원


이야기는 우리를 상상하게 합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의 짐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잠시이지만 이야기가 들려지는 순간에 염려와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풍성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듬성듬성 드러났던 빈 공간이 이야기로 가득 채워집니다.더하여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그 이야기 안으로 동참하게 만듭니다. 마치 그 시간, 그 장소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웃고 웁니다. 조용히 그들 곁에 있습니다. 그들과 눈 마주치고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함께 햇살을 맞고, 포옹하며, 감격을 나눕니다.성경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깨달음은 더디 온다
사막 교부와 교모/이덕주/사자와어린양/모중현 편집위원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입니다.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말합니다. 그리하여 과정은 무시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윤리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에 있습니다. 오로지 경쟁 우위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자 합니다.​이러한 사회는 인내가 없습니다. 성실함은 도외시됩니다. 일상은 무너집니다. 효율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참된 교육과 배움의 공간이 줄어듭니다. 고민하고 질문하고 사유하기보다는 더 빨리 답을 찾는 방법을 배웁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 순간적인 처세술만...
예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리스도는 질문이다
웨인 A. 믹스/김경민/비아/모중현 편집위원


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