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참된 선한 목자이신 주님의 위대하심
약 20년 전 쯤 망고맛 아이스크림이 유행할 때가 있었습니다. 마침 지인 중 한분이 동남아 여행을 다녀와서는 망고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는데, 씨가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잘 익은 노란 과육은 당도가 상당히 높고 특유의 달콤한 향이 난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 진짜 망고를 먹으며 그분의 설명이 떠올랐습니다. 사진과 설명, 그리고 망고맛 아이스크림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고 있던 망고의 실체를 몸소 경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 그때 설명을 들었던 그 말이 이 뜻이었군!" 하고 되뇌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여기에 시편23편을 강해하는데 있어 목자와 양의 관계를 체험적으로 아는 목자 출신의 평신도 신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목자의 두 부류(큰 카테고리로 선한 목자와 삯꾼 목자)가 있음을 말하고, 그들에 따라 양들이 맞게 될 결과가 어떠한 것인지 설명하고, 실제로 목자의 경험을 통해 양들의 습성과 성향을 세밀하게 관찰 및 파악한 것을 토대로 양을 설명하고, 그러하기에 시편 저자가 이 둘을 빗대어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를 표현한 것은 놀라울 정도로 합리적인 비유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설명이 생동감 있고 더욱 설득력을 얻는 것은 당연히 이론적인 면뿐 아니라 목자로서 경험한 것들이 글 전면에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시편 23편을 한구절 한구절을 살피며 때로는 목자의 시각에서 때로는 양의 입장에서 접근을 합니다. 사실 이 시편 저자인 다윗도 목자 출신 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누구보다 목자와 양을 알고 이해한 내용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양이라는 동물은 기독교 신앙을 설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구약에 등장하는 출애굽 당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문지방과 설주에 발린 어린양의 피, 제사에 사용된 제물인 흠 없는 어린양이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를 예표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뿐 아니라 우리 주님과 그분의 백성들을 설명할 때도 선한목자와 양의 비유를 사용합니다. 양은 철저하게 목자에게 의지해야 살 수 있습니다.
목자는 양들에게 좋은 꼴을 먹이려고 계획을 세우고, 기생충이나 해충을 막기 위해 털을 깍는 등의 위생관리와 때로는 목숨을 걸고 맹수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새벽에도 양의 작은 소리를 놓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간의 목자도 자신의 양들을 지키기 위해 이같이 노력하는데 선한 목자이시며 구원 주이신 주님께서는 전지전능 하시며 온전히 선하시며 우리의 모든 필요와 아픔을 아시며, 그분께 순종할 때 모든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이 참된 위로의 근거가 됨을 생각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백미는 5장이라고 생각하는데 읽어보시면 탁월한 비유와 비교를 통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참된 선한 목자이신 주님의 위대하심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목자의 경험을 살려 양의 습성, 환경, 필요 그리고 목자의 양들을 관리하는 디테일들과 심정을 마치 VR영상을 보듯 생생하게 그려진 필치를 통해 맛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시편 23편을 읽는다면 새롭게 가지게 된 배경지식으로 훨씬 풍부해진 묵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단점은 저자가 신학자나 목회자가 아니어서 신학적인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동의 못할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웨일스 출신의 제프리 토마스 목사님께서 균형 있는 독서를 설명하시며, 존 오웬의 죄의 교리에 관한 대작들과 아이작 암브로스의 '예수를 바라보라'라는 책을 같이 읽을 것을 추천하셨는데, 저는 이 책과 더불어 조엘비키 학장님이 저술한 '깊이 있는 시편 23편'(생명의말씀사)을 같이 읽으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