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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교회에 첫발을 디딘 내 친구에게>(유진 피터슨)를 읽다
교회에 첫발을 디딘 내 친구에게/유진 피터슨/양혜원/홍성사/[북뉴스]
편지. 이메일과 핸드폰 문자 보내기에 익숙해진 필자도 개인적인 편지를 마지막으로 보낸 때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유진 피터슨은 편지 쓰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그 멋진 작업을 시도하라고 내게 도전한다(물론 이 책은 편지쓰기에 관한 책이 아니다).
저자는 40년간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친구를 돕기 위해 편지를 썼다. 이 54통의 편지에서 그는 평이하면서도 깊이 있는 가르침을 나누어주고 있다. 사실 편지형식을 통해 무거운 느낌의 가르침이 아니라 우정이 깃든 조언이 책 속에 녹아들어 있다.
이 편지들은 읽으면서 “아!”하는 느낌과 “이크!”하는 놀람이 여러 곳에서 있었다. 우선 저자는 ‘영적’ 이라는 말을 조심한다. 가능하면 그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말과 그 말을 사용하는 방법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네”(27쪽).
저자는 오늘날 ‘종교소비자’를 불러들이는 이상한(?) 교회를 경계한다. 그래서 친구에게 ‘제일 작고 가까운 교회’에 계속 다니는 게 훨씬 낫다고 충고한다. ‘좋은 교회’를 찾는 그 난리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이 된 것인가 라고 저자는 묻는다. 또한 각각의 취향에 맞는 교회를 찾으려 드는 ‘교회 쇼핑 심리’는 영적으로 파괴적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우리의 예배 취향에 맞추려 드는 교회의 예배는 좋을 것이 없다네”(65쪽).
저자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에게 John Calvin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두 권으로 나와 있는 <기독교강요>를 사되, 존 맥닐이 번역한 것을 구입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73쪽). “이 책을 읽으면 무엇보다 기도하면서 지혜롭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을 거야. 그 분에 대해 올바르게 생각하고, 그 분께 진심으로 반응하면서 말일세. 칼뱅은 성경적으로 훈련된 지성과 성령으로 조율된 가심을 가지고 글을 썼다네”(74쪽).
저자는 칼 융을 경계한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눈을 크게 뜨고 읽어야 했다. 칼 융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융은 기독교적인 방식을 완강하게 거부했고, 도덕에 무관심했다(저자는 융의 부도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칼 융 식의 영성에 빠져 있는 사람을 영적인 지도자나 조언자로 선택하는 일은 작게는 어리석은 일이고 심하게는 파멸로 이끄는 일이지”(111쪽). 융은 ‘신성’에 관한 말은 많이 했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과는 전혀 교제하지 않았고, 자신의 절대적인 욕망들을 스스로 조절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저자에 따르면, 융의 매혹적인 언어의 마약에 취하는 것 보다, 재미는 없지만 독실한 신자인 농부 친구들 중 한 사람과 커피를 마시는 편이 훨씬 더 안전하다(112쪽).
필자가 또 놀란 부분은 다음 내용이다: “자네가 교회를 떠나 있는 동안 북미의 교회에서는 또 하나의 현저한 변화가 일어났지. 젊은이 사역에 전문적으로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난 거야. 북미의 젊은이 문화 전반이 주요 사역지로 성정되었고, 그 분야에서 일해 온 많은 이들이 가장 성실하고 희생적인 예수님의 종으로 꼽히게 되었다네”(123쪽)
이 일에 헌신한 이들의 사역은 좋은 결과를 많이 낳았다. 그러나 문제는 젊은이들에게 집중하고 그 사역을 전문화하는 바로 그 행위 속에서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최악의 특징 두 가지가 어느 정도 공인된다는 것일세. 그 특징은 바로 자기도취와 컬트적 양상이지...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성인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피터팬들로 이루어진 청소년 교회라네”(124-125쪽).
끝으로 필자가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인 부분은 기도에 관한 조언이다. 저자는 ‘단순하게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기도는 관계적이다(인격과 관련되므로). 하나님은 우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우리의 기도 속에서 활동하신다고 저자는 말하다. 주기도문을 날마다 묵상하고 그것으로 기도하라는 조언이 필자의 마음에 남아있다. 시편이 폭넓고 다양한 기도를 하게 해 준다면, 주기도문은 간결하고 집중된 기도를 하게 해 준다. 기계적인 반복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면서, 우리가 주기도문을 자주 반복해서 기도하면, 그 기도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피와 살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놀라운 통찰이 번득이는 책이다. 유지 피터슨의 지혜로운 조언에 귀 기울여 보라.
글 송광택
유진 피터슨 (Eugene H.Peterson) - 깊은 영성과 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개신교 영성을 이끄는 신학자이자 목회자이다. 소설을 시대와 목회 현장을 이해하는 방편으로 삼으며 일상 속 성령의 인도하심을 신앙의 중점으로 두는 그의 지향점은 탁월한 그의 글쓰기 속에서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성경을 현대 일상 영어로 풀어낸 《메시지》는 그의 시적 탁월함과 탄탄한 주해실력이 결합된 최고의 저작으로 인정받는다.
미 메릴랜드 주 Christ Our King 장로교회에서 30년간 목회활동을 했고, 2008년 현재는 리젠트 칼리지의 영성신학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미국 몬태나에서 저술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다윗 :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그 길을 걸으라》, 《이 책을 먹으라》, 《기독교 교양 : 크리스천이 알아야 할 신앙생활의 모든 것》, 《자유 : 갇힌 세대를 위한 구원의 노래》, 《응답하는 기도》, 《성공주의 목회 신화를 포기하라》 등 다수가 있다.
편지. 이메일과 핸드폰 문자 보내기에 익숙해진 필자도 개인적인 편지를 마지막으로 보낸 때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유진 피터슨은 편지 쓰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그 멋진 작업을 시도하라고 내게 도전한다(물론 이 책은 편지쓰기에 관한 책이 아니다).
저자는 40년간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친구를 돕기 위해 편지를 썼다. 이 54통의 편지에서 그는 평이하면서도 깊이 있는 가르침을 나누어주고 있다. 사실 편지형식을 통해 무거운 느낌의 가르침이 아니라 우정이 깃든 조언이 책 속에 녹아들어 있다.
이 편지들은 읽으면서 “아!”하는 느낌과 “이크!”하는 놀람이 여러 곳에서 있었다. 우선 저자는 ‘영적’ 이라는 말을 조심한다. 가능하면 그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말과 그 말을 사용하는 방법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네”(27쪽).
저자는 오늘날 ‘종교소비자’를 불러들이는 이상한(?) 교회를 경계한다. 그래서 친구에게 ‘제일 작고 가까운 교회’에 계속 다니는 게 훨씬 낫다고 충고한다. ‘좋은 교회’를 찾는 그 난리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이 된 것인가 라고 저자는 묻는다. 또한 각각의 취향에 맞는 교회를 찾으려 드는 ‘교회 쇼핑 심리’는 영적으로 파괴적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우리의 예배 취향에 맞추려 드는 교회의 예배는 좋을 것이 없다네”(65쪽).
저자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에게 John Calvin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두 권으로 나와 있는 <기독교강요>를 사되, 존 맥닐이 번역한 것을 구입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73쪽). “이 책을 읽으면 무엇보다 기도하면서 지혜롭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을 거야. 그 분에 대해 올바르게 생각하고, 그 분께 진심으로 반응하면서 말일세. 칼뱅은 성경적으로 훈련된 지성과 성령으로 조율된 가심을 가지고 글을 썼다네”(74쪽).
저자는 칼 융을 경계한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눈을 크게 뜨고 읽어야 했다. 칼 융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융은 기독교적인 방식을 완강하게 거부했고, 도덕에 무관심했다(저자는 융의 부도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칼 융 식의 영성에 빠져 있는 사람을 영적인 지도자나 조언자로 선택하는 일은 작게는 어리석은 일이고 심하게는 파멸로 이끄는 일이지”(111쪽). 융은 ‘신성’에 관한 말은 많이 했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과는 전혀 교제하지 않았고, 자신의 절대적인 욕망들을 스스로 조절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저자에 따르면, 융의 매혹적인 언어의 마약에 취하는 것 보다, 재미는 없지만 독실한 신자인 농부 친구들 중 한 사람과 커피를 마시는 편이 훨씬 더 안전하다(112쪽).
필자가 또 놀란 부분은 다음 내용이다: “자네가 교회를 떠나 있는 동안 북미의 교회에서는 또 하나의 현저한 변화가 일어났지. 젊은이 사역에 전문적으로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난 거야. 북미의 젊은이 문화 전반이 주요 사역지로 성정되었고, 그 분야에서 일해 온 많은 이들이 가장 성실하고 희생적인 예수님의 종으로 꼽히게 되었다네”(123쪽)
이 일에 헌신한 이들의 사역은 좋은 결과를 많이 낳았다. 그러나 문제는 젊은이들에게 집중하고 그 사역을 전문화하는 바로 그 행위 속에서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최악의 특징 두 가지가 어느 정도 공인된다는 것일세. 그 특징은 바로 자기도취와 컬트적 양상이지...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성인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피터팬들로 이루어진 청소년 교회라네”(124-125쪽).
끝으로 필자가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인 부분은 기도에 관한 조언이다. 저자는 ‘단순하게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기도는 관계적이다(인격과 관련되므로). 하나님은 우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우리의 기도 속에서 활동하신다고 저자는 말하다. 주기도문을 날마다 묵상하고 그것으로 기도하라는 조언이 필자의 마음에 남아있다. 시편이 폭넓고 다양한 기도를 하게 해 준다면, 주기도문은 간결하고 집중된 기도를 하게 해 준다. 기계적인 반복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면서, 우리가 주기도문을 자주 반복해서 기도하면, 그 기도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피와 살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놀라운 통찰이 번득이는 책이다. 유지 피터슨의 지혜로운 조언에 귀 기울여 보라.
글 송광택
유진 피터슨 (Eugene H.Peterson) - 깊은 영성과 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개신교 영성을 이끄는 신학자이자 목회자이다. 소설을 시대와 목회 현장을 이해하는 방편으로 삼으며 일상 속 성령의 인도하심을 신앙의 중점으로 두는 그의 지향점은 탁월한 그의 글쓰기 속에서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성경을 현대 일상 영어로 풀어낸 《메시지》는 그의 시적 탁월함과 탄탄한 주해실력이 결합된 최고의 저작으로 인정받는다.
미 메릴랜드 주 Christ Our King 장로교회에서 30년간 목회활동을 했고, 2008년 현재는 리젠트 칼리지의 영성신학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미국 몬태나에서 저술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다윗 :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그 길을 걸으라》, 《이 책을 먹으라》, 《기독교 교양 : 크리스천이 알아야 할 신앙생활의 모든 것》, 《자유 : 갇힌 세대를 위한 구원의 노래》, 《응답하는 기도》, 《성공주의 목회 신화를 포기하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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