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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불청객이 찾아오는 '오후 네시'의 의미-목회자에게 있어서의 오후 네시

문양호 | 2016.02.23 21:50
불청객이 찾아오는 '오후 네시'의 의미-목회자에게 있어서의 오후 네시 오후 네시/아멜리 노통브/열린 책들/문양호 편집위원

 

내가 할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야, 에밀. 누군가 죽고 싶어 한다 해도 자살이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일 거야. 어떤 낙하산 부대원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어. 두 번 째 뛰어 내릴 때가 가장 무섭다더군.- 오후 네시(아멜리 노통브, 열린 책들)-

    

1. 오후 네시, 정기적으로 다가오는 벽의 공포


오후 네시는 처음엔 공포를 다룬다. 평온을 누리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와 둘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우리집>에 매일 4시 찾아와 두시간씩 정확하게 머물고 가는 불청객, 그것도 말한마디 없이 퉁명스럽게 앉아 극도의 단답형, 그렇소, 아니오 정도 외에는 거의 이야기 하지 않는 이가 찾아온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느낌이 들까? 아무리 이야기하고 심지어는 조롱하는 듯한 말을 해도 우리를 무시하는 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온다면.


오래전 직장생활 할때 남들보다 삼 사십 분은 일찍 출근해서 말씀이라도 읽으려 하면 부장님은 매번 말하곤 했다.

"문양호씨, 차 한잔 하지"

그리고 뭔가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와 내겐 별로 관심없는 이야기를 다른 이들 다 출근할 때까지 들어야 했다.

출근하면 오늘 아침도 부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임하곤 했다. 그래도 이 경우는 듣기라도 했다.

누군가를 정기적으로 만나야 하지만 그 사람과의 만남이 즐겁지 않고 그 대화마저도 벽에 튕기는 느낌을 받을 때 우리는 그 시간이 끊나지 않고 계속되는 힘듦과 소진되는 체력을 경험한다.

 

이 책을 읽다가 어떤 설교자들은 이런 공포를 느끼며 설교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주일 예배엔 빠짐없이 교회는 찾아오지만 설교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심지어 강하게 청중을 질책하는 듯 말해도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성도들이 있다면 무력감을 느낄 뿐 아니라 매주 다가오는 주일 설교가 공포스럽지 않을까? 물론 설교자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 마음을 닫고 그저 의무감으로 형식적으로 어김없이 나아오는 이들이 있다면...


상담이나 심방할 때 종종 이런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심방을 거절하지도 않고 심지어 상담을 요청하지만 정작 아무 말도 없이 그 마음을 닫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때 목회자는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 목회자만일까? 우리가 누군가를 돌보고 상담할 때도 그럴 수 있다. 일반적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


작가는 이러한 공포를 초반에 안겨준다. 심지어 그로 인해 가장 아끼던 인간관계마저 끊어지는 아픔까지...

 

p.s 조금 다른 차원이긴 하지만 빌 머레이가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로 자신을 진료하는 정신과 의사의 삶을 의도치 않게 파괴하는 환자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코미디 '밥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가 생각이 난다.

 

2. 오후 네 시는 누군가에겐 패쇄 감옥에서 숨쉴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일수 있다.


결국 주인공은 불청객의 방문을 막는 일은 성공하지만 그 불청객은 자살을 시도하게 되고 주인공은 그를 살리게 된다. 거대한 살덩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아내를 감옥 같은 집에서 돌봐야 하는 불청객에겐 주인공을 찾아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불청객에게는 그 무례한 방문이 일종의 해방구이고 유일한 숨쉴 수 있는 휴식이었던 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지옥같은 불청객의 삶을 마감하는 일을 의도치 않게 도와준다. 무뚝뚝하던 불청객도 단 한 번 안도의 얼굴을 짓는다.


종종 우리주변에 불쑥 찾아드는 불청객과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들은 그 존재 자체가 우리의 평안을 깨는 것일 수 있지만 어떤 때 그들이 그렇게 우리에게 무뚝뚝함과 침묵으로 다가오고 무표정으로 우리의 수고에 반응한다 할지라도 내면 속에는 우리를 만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숨막히는 상황에서 잠시의 신선한 공기를 쉬는 찰라의 시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설교자도 그런 느낌을 받곤 한다. 우리는 그것을 공포나 무력감으로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속에서 하나의 파편된 흔적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벽을 때리는 설교를 몇 달을 하다가, 또는 몇 차례 또는 몇 시간의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대화 속에서 언뜻 지나가는 그들의 불안과 아픔을 발견하고 그 실마리와 닫힌 벽의 깨진 틈으로 그들의 속내를 향해 들어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어떤 때는 적지 않은 목회자나 리더들이 그것 자체를 그들의 무감각함과 사랑없음으로 놓치긴 하지만 그 틈을 발견해 조금씩 깨진 벽조각들을 들어내다보면 결국은 그들의 고통의 현장을 발견하고 묵은 고름과 삶의 파편들을 들어내고 닦아내는데 뛰어들게 되는 것이다.

비록 소설은 죽음으로 끝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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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선하신 목자이다 하나님은 선하신 목자이다
선한목자
케네스 E.베일리/류호준, 양승학/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기억이 있다. 이전에 고등부를 담당할 때 모의고사가 있었던 날 하교시간에 내가 학생들을 교문 밑에서 기다리겠노라 약속하고 남고 정문 아래에서 기다렸던 적이 있다. 그리고 모의고사날 나는 약속대로 학생들을 기다렸고 시험이 마치자 똑같은 교복과 짧은 머리와 우중충한 남학생들이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벌떼처럼 밀려 내려왔다.  그때 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마치 군복을 입혀놓은 것처럼 하나 같은 무리들이 달려내려 오는데 내가 담당하고 있는 고딩들이 내 눈에 다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 또한 ‘도...
부활절이 지나갔음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부활절이 지나갔음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십자가란 무엇인가
알리스터 맥그래스/김소영/IVP/문양호 편집위원


부활절이 지났다. 고난주간과 부활절 동안 읽으려 했던 책 중 겨우 한권을 끝내고 말았다.   부활절 설교 때도 설교 초반에 언급했지만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사역자로 십여 년을 보내면서 주일학교부터 본당 설치에 사용된 것까지 다양한 무덤을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십자가도 그랬다. 십자가와 무덤을 주일학교 아이들에게는 설교를 위한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체험하는 역할을 했고 장년을 위해서도 고난주간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으셨던 고난의 흔적을 묵상하도록 돕기 위해 상당한 크기의 무덤과 십자가를 만들어 본당에 설치하기도 했다...
당신에게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불가능한 것을 행할 능력이 있다 당신에게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불가능한 것을 행할 능력이 있다
씨를 심고 영으로 기도하고
오랄 로버츠/서로 사랑/김정완 편집위원


성령을 세밀하게 묘사하거나 성령과 동행한 체험을 전하는 서적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성령과 신앙》, 《스미스 위글스워스의 성령의 은사》, 《성령님, 오늘은 어떤 넥타이를 맬까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성령을 초자연적 능력의 담지자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일반 다중이 성령을 다채로운 성품을 지닌 인격체로 받아들이는 데 기여했다. 성령을 불가해한 힘과 강력한 흐름 등의 비인격적인 백그라운드로 받아들인 예전의 경우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였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의문은 남았다. '과연 성령에 관한 인식변화가 근...
잠잠히 하나님 앞에 있기만 하라 잠잠히 하나님 앞에 있기만 하라
하나님 앞에 머물러라
손기철/규장/김정완 편집위원


교회의 중추적 역할은 예배에 있다. 그런데 이 예배를 위해 부수적으로 들어갈 자원이 한둘이 아니다. 음향과 영상보조, 자리 안내와 찬양대 봉사 등 인력이 필요한 일의 종류만 해도 상당 수준에 이른다.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투성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예배가 소홀히 취급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마르다가 생각하기에 예수님은 너무나도 귀한 손님이었다. 그런 손님을 맞기 위해 마르다는 아마도 종일 집안 구석구석을 치웠을 테고, 음식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었을 것이다. 마르다는 전심으로 예수님...
청교도에게 받는 묵상 개인교습 청교도에게 받는 묵상 개인교습
이것이 기독교인의 묵상이다
에드먼드 칼러미/라은성/페텔출판사/조영민 편집위원


묵상과 관련된 책들은 시중에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이 그러한 수많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묵상과 관련된 책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은 ‘이것이 기독교인의 묵상이다’이다. 그 전에 있는 수많은 묵상과 관련된 책에 있는 묵상은 그럼 뭐냐는 것일까? 단지 이 책이 다른 묵상과 관련된 책들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어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도도한 책 제목인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한 후에야 왜 이렇게 도전적인 제목이 되었는지를 알 것 같았다.   이 ...
삼위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 삼위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
선하신 하나님
마이클 리브스/장호준/복있는 사람/방영민 편집위원


매주 화요일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이들과 대화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을 들으며 마음이 아팠고 어떻게 해결해주어야 될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들이 이해하고 있는 하나님은 무섭고 난폭하고 가정도 버려야 하고 정상적인 삶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그런 하나님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교회라는 곳 또한 광신도들이 모여 있는 비정상적인 집단이었다.   이런 현상은 비신자들뿐만 아니라 필자가 볼 때 교회에 다니고 있는 교인들이나 신자들 중에도 나타나는 일이다. 만약...
교회밖 카페에서 신앙고민 풀어가기 교회밖 카페에서 신앙고민 풀어가기
카페에서 하나님께 묻다
폴 코판/홍병룡/새물결플러스/문양호 편집위원


평신도 때는 물론 부교역자로 사역할 때 또 지금처럼 다른 목회자들과는 조금 다르게 울타리밖에 있는 이들을 많이 만나는 사역을 하면서 개인적인 성격상 성경공부를 인도하거나 상담, 복음제시하는 장소가 꼭 교회가 되지는 않았다. 평신도 때 성경공부를 인도하면서 교회에서 모이면서도 2월에 난방도 안 되는 장소에서 하거나 교회 벤치에서 해야 할 때도 있었고 카페나 페스트푸드점에서 오랫동안 모임을 가질 때도 있었다. 부교역자 때도 복음제시를 새신자를 놓고 홍대 인도 전문음식점에서도 했었던 적도 있었다. 최근에도 일대일 상담 및 성경공부를 반년...
뇌에 관한 불편한 진실-뇌가 변하면 삶이 바뀐다 뇌에 관한 불편한 진실-뇌가 변하면 삶이 바뀐다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
티머시 제닝스/CUP /김정완 편집위원


지난 1월 14일 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시상식이 있었다. 일반신앙, 신학, 목회자료, 어린이, 청소년 등 5개 분야의 22권의 책이 수상작에 올랐다. 행사를 주최한 (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는 수상 도서들이 “촘촘한 기획과 편집의 치밀함, 편집기교의 다양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내용뿐 아니라 편집 변화를 통한 가독성 증대는 물론 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의도 등에서 주목을 끌었다”고 밝혔다. 분위기를 정리하면 기독 출판 지형에 뚜렷한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으며, 그런 변화의 바람은 독자층의 다양한 관...
주님의 교회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게 되기를 주님의 교회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게 되기를
교회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
김남준/생명의 말씀사/방영민 편집위원


필자는 대학교 시절 김남준 목사님의 설교를 듣게 되었다. 그때 나는 그동안 내가 소화했던 복음이 너무 왜소하였고 내가 이해하고 있는 구원이 너무 빈약하다는 것을 절감하며 무척 슬퍼하면서도 말씀 앞에 은혜 받고 엎드리는 경험을 하였다. 연약한 인생에게 복음의 비밀을 보여주신 은혜가 얼마나 감사했는지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한다는 것이 얼마나 영혼을 압도하고 채우는 것인지 그 당시에 누리게 되었다.   이후 김남준 목사님의 설교를 시간 나는 대로 들었고 그분이 쓰신 책들을 읽으며 신앙에 유익을 얻고 경건생활을 유지하였다. 그리...
순교자의 일기 순교자의 일기
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두레/송광택 편집고문


이 책은 영화 ‘향수’ ‘희생’ 등의 걸작을 남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1932∼1986) 감독의 일기이다. 한 영화평론가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를 가리켜 ‘영화감독이 존경하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잉그마르 베르그만 감독은 그를 20세기 최고의 영화감독이라고 극찬했다. 그의 영화는 여러 해 전 서울에서 상영되기도 했는데 많은 관객이 몰려 매진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한 위대한 영화감독의 구도의 삶과 영화예술론’이라는 책의 부제가 보여주듯이 그는 스스로 순교자로 자처할 정도로 독실한 신앙을 지녔었다. 1970년 9월5일자 일기에서 ...
성경과 기독교 역사가 말하는 우리의 '몸' 성경과 기독교 역사가 말하는 우리의 '몸'
성경이 말하는 몸
이덕환/북랩/이대웅 기자


 기독교는 역사 속에서 육신과 영혼에 대한 이원론적 입장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그러나 초대교회 때부터 '수도사'가 등장해 육체를 죄악시하고 심지어 학대까지 하는 금욕 생활을 했고, 중세에서도 몸을 완전히 무시하진 않았지만 영혼보다 저급하게 여기거나 죄를 유발시키는 단초가 된다고 여기기도 했다. 이러한 관점은 종교개혁을 주도한 칼빈을 통해 오늘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책 <성경이 말하는 몸>은, 성경이 인간의 몸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으며 서구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 ...
선한 목자 되신 우리 주님 선한 목자 되신 우리 주님
선한 목자
케네스 E. 베일리/류호준-양승학/새물결플러스/조영민 편집위원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 ”(시23:1)시편 23편의 고백은 그 어떤 성경의 다른 고백보다도 아름답고 성도의 삶이 어떤 것인지, 또 그 성도의 삶을 지키시는 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잘 보여주는 최고의 고백이다. 저자는 초대교회 성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예수님에 대한 이미지 중에 하나가 ‘선한 목자’에 대한 이미지이었음을 말하며, 그 이미지의 회복을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다. 성경 안에서 ‘선한 목자’와 관련된 내용들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신구약 본문 속에서 이 이미지가 어떻게 표현되고 강화되어지...
창조기사에 대한 신학적 통찰 창조기사에 대한 신학적 통찰
창세기 1장의 잃어버린 세계
존 H. 왈튼/김인철/그리심/방영민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이 내용을 성도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심각한 고민이 들었다. 왜냐하면 기존의 교회와 성도들은 창세기 1장의 창조기사를 이미 물질적 창조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그런 생각이 고착화 되었기에 내가 강단에 서서 창세기 1장을 설교한다고 할 때 “여기에 나오는 창조기사는 물질적인 게 아니라 기능적인 내용입니다”라고 한다면 그날 회중은 웅성웅성 할 것이고 나는 그날 부로 자유주의자로 낙인 될 것이다.   책의 저자는 휘튼 칼리지의 구약학 교수인 존 왈튼이다. 나는 이 분을 새물결플...
삶의 언어가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삶의 언어가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당신이 메시지다
케리 슉, 크리 슉/두란노/서중한


말의 한계를 아는 말들이 교회에서 되살아나기를 진부한 표현이지만 우리들은 매일 말의 홍수 속에 산다. 그리고 홍수 때 마실 물이 없다고들 말한다. 씨앗처럼 가슴에 박힌 말 한 마디 없이 어느 저녁 몸을 누이면 허한 영혼이 말의 그리움으로 뒤척인다. 사람을 떠나보아야 사람이 보이고, 말을 떠나야 말이 보이는 법이다. 묵상이 사라진 삶은 수없는 말을 쏟아내도 그저 메마르고 팍팍할 뿐이다(135쪽). 핏기 없는 말과 설익은 말들이 가득하기는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 다니는 사람치고 말 못하는 사람 없다’는 흔한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 ...
기독인의 정치적 상상력을 자극하다 기독인의 정치적 상상력을 자극하다
대통령 예수
셰인 클레어본·크리스 호/죠이북스/강동석 기자


"기독인이라면 정치를 멀리하거나,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기독인에게 좋은 정치에 대한 관심과 실천은 회피할 수 없는 소명이다."   '기독인을 위한 정치학' 박상훈 학교장의 말을 풀어 쓴 것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기독인의 소명이라는 말을 받아들인다면, 먼저 정치를 논하기 위한 기본 요건을 살펴봐야 하겠다. 정치에는 모름지기 상상력이 필요하다. 어떤 사회를 구성하고,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그림이 있어야 정책을 설정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기독...
우리 안의 '유다'로 난 창 우리 안의 '유다'로 난 창
유다
토스카 리/홍종락/홍성사/김정완


소설로 형상화하기 쉽지 않은 인물이 있다. 일부라도 인물의 성격과 인물에 얽힌 사건, 사건의 전개 과정, 결말 등에서 익히 알려진 인물이 거기에 해당한다. 왜 그런지는 짐작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인데, 예를 들면 결말이 드러나 있어 플롯에 생동감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손꼽을 수 있다. 같은 이유에서 입체감 넘치는 줄거리를 갖추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 또한 고민스럽다. 같은 인물이 예로 든 사정을 모두 지녔거나 더 나아가 아주 평면적이라면 어떤 이유로든 그런 인물을 형상화하려는 작가에게는 고문과 같은 고통의 심경이 느껴지기도 할 것...
'빠바 무스'로 불리는 사내 '빠바 무스'로 불리는 사내
황하의 물결
최황규/홍성사/김정완 편집위원


중국의 반체제 인사를 만난 뒤 현 서울중국인교회의 목사 최황규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신학대학원 시절 그를 아는 누구나 그가 상아탑에 남아 후진양성에 힘쓰리라는 걸 의심하지 않았다. 대학원에 수석으로 입학한 그는 남달리 학업에 정진했다. 하지만 1999년 어느 날 그는 문제의 중국인 쉬버(徐波)의 곤궁한 처지를 목격한 뒤 그길로 자기 땅에서 쫓겨난 한족 속으로 뛰어들었다. 《황하의 물결》은 최 목사가 그 과정에서 겪은 사정과 극복을 내밀한 필체로 고백한 현재진행형의 회고록이자 필연코 가닿지 않을 수 없던 한족 선교사다. &...
내가 나의 신을 사랑할 때 내가 나의 신을 사랑할 때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강남순/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서론 오늘 새벽 매서운 추위를 뚫고 새벽기도를 인도하고 돌아오니 침대 위에서 아기가 엉덩이를 내밀며 뱃속에 있었던 모습처럼 아주 편안하게 천사처럼 잠자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따뜻한 모습과 함께 이런 추위속에서 제대로 된 이불 하나 덮지 못하고 추위에 떨면서 자고 있는 아기도 있겠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시리아 난민 3살 쿠르디가 보트를 타고 그리스로 건너가다 파도에 휩쓸려 시체로 떠내려와 세계를 안타깝게 했던 사건이 떠올랐다.   똑같은 인간의 존엄성을 가지고 태어났고 이땅에 아기들은 모두 집중...
대형교회 옆에는 작은 교회도 있다 대형교회 옆에는 작은 교회도 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작은 교회
루스 A. 터커/ 예수 전도단/문양호 편집위원


나는 가끔씩 재래시장에 가기를 좋아한다. 재래시장에 가면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상품들이 있다. 상품들이 마트나 메이커 제품들보다는 뭔가 부족해보이고 균일한 신뢰성과 안정감을 주지 못하지만,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정감미가 있다.   내가 사역하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우리나라 최고의 대형서점과 전통 있는 최대의 기독서점이 자리하고 있지만, 나는 동네서점을 간다. 사장되시는 집사님이 한번 바뀌었지만, 20년 넘게 그곳을 애용한다. 최근 몇 년간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예전보다 자주 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곳을 ...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도시의 소크라테스
존 폴킹혼 외/새물결플러스/문양호 편집위원


목회의 길을 들어서기 전 십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한 것이 내게는 큰 자원이다. 그것은 신앙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말씀과 기도를 통한 은혜 받음을 넘어 그 은혜를 가지고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부딪히는 현실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십여 년 전 꽤나 힘든 삶을 살던 한 후배가 교회 대학부 수련회 중 기도회 시간에 나와 이야기하면서 이곳에서 내려가기 싫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은혜 받은 그가 살아가기엔 견뎌야 할 세상이 결코 녹녹치 않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 후배와는 가끔씩 만나고 상담도 하지만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잘 싸워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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