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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을 쓰기 싫은 책, 서평을 쓸 수 없는 책

크리스찬북뉴스 | 2016.06.28 10:15
서평을 쓰기 싫은 책, 서평을 쓸 수 없는 책 오두막/이재영/IVP/문양호 편집위원

서평을 쓰기 싫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이 서평을 쓰기에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서평을 쓰기에는 내 자신이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기에 이 글은 서평은 아니다. 그보다는 굳이 이 글의 성격을 이야기한다면 나의 변명문이라고 해야 할까? 그 주변적 이야기라고나 할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게 있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순수하게 재미 자체를-재미이건 기분전환이건위해서이거나, 아니면 지식습득을 위해서이거나그것이 어떤 분야이건, 주요 영역이건 지엽적 영역이건 간에 내겐 이런 지식욕구가 있다. 공부는 비록 싫어하고 게으르긴 하지만 말이다. 무언가 궁금한 것, 알고 싶은 것에 대한 집착이라는 나쁜 습관(?)이 있다. 아니면 책을 읽음을 통해 나의 무딘 심령과 나의 삶, 또는 영적인 측면에서 도전을 받기 위해서다.

    

그런 측면에서 서평을 쓴다는 것은 내가 읽은 책이 내게 어떤 재미를 주었는지, 또는 지식 습득에 도움을 주었는지 돌아보고 비판하게 된다. 재미라도 단순히 흥미적인 측면이라면 그 책은 내게 별 가치가 없다. 지식 습득이라도 그 내용이 뜬 구름 잡거나 피상적이고 얕은 지식을 다룬다면부정확한 것을 마치 음모론이나 찌라시 기사같이 다루는 것내게는 쓰레기 같은 책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책을 읽는 세 번째 목적은 서평을 쓸 때 앞선 두 가지 경우와는 조금 달라진다. 도전을 받는다는 것은 단지 감동을 받고 약간의 찔림을 받는 차원을 넘어선다. 종종 이런 유형의 책 중에는 조심히 들여다보면 과장과 주관적 관점에서만 쓰여져 독자들이 읽을 때는 감동은 받지만 정작 그 내부와 실제적 사실은 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거나 왜곡된 경우들이 많다. 예컨대 일부 간증집이라던가 교회 개척부흥기에 관련된 책들 중에는 이런 것들이 많다. 그런 책들도 역시 서평을 쓰기에 싫다. 하지만 그 서평을 쓰기 싫음은 글자 그대로 솎아낼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록 약간의 과장과 주관적 관점은 있어도 진정 마음을 흔들고 찔림을 주는 책들도 있다. 그런 경우는 좀더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그 책들의 내용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아마도 다른 이들도 그러리라. 하지만 한 걸음 더들어가 책을 통해 단순히 감동받는다는 것은 별반 의미가 없는 일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영화나 책을 읽고 감동을 받고 도전을 받기도 하지만, 그 차원으로 그친다면 그 감동은 값싸고 표피적인 것이 된다. 감동만 받고 그 감동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나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에 그 감동이 바로 식어버린다면 그 감동은 값싼 감동이 되고 말 것이다. 마치 위인전을 읽고 그 사람 좋은 사람이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진정한 감동은 어떤 형태로든 어느 정도로든 나의 사고와 삶의 형태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게 책을 읽는 세 번째 경우에 해당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은 나에게 감동과 도전은 주지만 그것을 좇거나 내가 본받기에는 나의 한계와 부족, 내 자신에 대한 불철저함을 분명하게 깨닫게 한다. 물론 그 큰 감동과 도전이 내게 변화와 삶의 부분을 변화시키고 자극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의 무익과 한계를 알기에 나는 이 책을 논할 자격이 없다. 이것은 내가 이 책을 논한다면 나는 내가 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좇지도 못하면서 비판하는 오만을 보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의 저자인 이재영 장로님은 많은 문제와 커다란 실수를 보이며 지금의 오두막 공동체를 이끌어 왔다.

 

저자가 그렇게 허점 많고 논리적이지 못한 무모함을 보이는 행동들이 우리에게는 어리석고 답답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나 같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은 실수와 행동을 한다. 물론 이러한 판단조차 결과론에 지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논리와 이성을 변명 삼아 우리는 저자의 십분의 일, 백분의 일도 행하지 않는 주저함과 뻔뻔함, 게으름을 행하곤 한다. 오히려 실수와 넘어짐 등을 통해 저자는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갔고 주의 음성에 민감했지만, 정작 논리적이고 이성적 판단을 중시하는 나는 하나님께 나아가기 보다는 더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네비게이션은 앞으로 가야 하는 길을 인도해주고 또 잘못 나아가면 수정해준다. 하지만 가지 않는다면 길의 안내도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 길이 맞나 하는 계속적인 의문만 던질 때 변화는 없다. 하나님은 이 책의 저자처럼 무모하지만 나아갈 때 그 가는 길을 수정해주시고 인도해주실 것이다. 말씀에 대해 순종하고 겸비할 때, 또 주의 음성을 듣는 것을 귀하게 여기고 그 말씀대로 순종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인도하시고 이끄신다.

 

그런 점에서 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쓸 자격도 없고 쓰기에는 일말의 양심이 내게 작용한다.

 

저자처럼 이렇게 알코올 중독자, 출소자 등 정신적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논리와 학술적인 접근을 하는 이들은 그런 이들과 만날 때 자신들의 이성적 논리의 무기력을 느낄 것이다. 이들에게 논리와 예의를 기대하는 것은 일찌감치 접어야 한다. 70년대 책이 되긴 하겠지만 김진홍 목사님의 책이나지금의 평가는 일단 접고 그 당시만 이야기하는 것이다허병섭 목사님의 청계천 빈민선교, 제정구 의원의 빈민 활동에 대한 책을 보면신부와 벽돌공(제정구, 비전이십일, 1997)그들이 사역하는 대상에 논리나 이성은 상당수 접을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빈민선교만이 아니라 어떤 때 목회나 양육도 마찬가지이다. 논리로만 접근할 때 우리는 쉽게 상처입고 쉽게 지친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으로 나아갔기에 그들을 감내할 수 있었고 품을 수 있었다. 저자의 표현처럼 그들에 대한 이러한 저자의 활동은 이유가 없었다. 그들과 주변 이들에게 미련하게 속고 뻔히 바닥이 보이는 재정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사업과 활동을 했던 것은 단순히 저자의 성취요구가 아니었다. 사랑이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래 난 이 분의 무모함과 답답한 실수에 대해 말할 자격이 아무것도 없음을 고백한다. 하나님은 머리로 순종하는 자가 아니라 주의 명령에 따라 나아가는 자를 사용하심을 다시 볼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 책의 서평을 쓸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비록 적지 않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는 아무것도 달라지거나 변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마르고 굳은 땅에 조금씩이라 물기가 맺힐 때 조금씩 그 굳은 땅도 변해지고 거기 떨어진 자근 씨앗이 언젠가는 싹도 나지 않을까?

 

추신

 

1.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인상적이다. 그 하나는 책의 띠지이다. 출판사나 독자에게 있어 띠지는 뜨거운 감자다. 책을 읽는 데는 불필요하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띠지다. 책을 알라딘 같은 데 팔려고 하면 띠지는 제거 되어서 쓰레기통으로 가는 불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띠지는 없는데 띠지가 있는 것 같다. 사진을 보면 알지만 책 커버용 종이를 크게 해서 접은 것이다. 다른 출판사에서 이미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했다. 게다가 그 속은 오두막 공동체 마을의 그림이 담겨있는 독자서비스까지, 즉 얼마 전 읽은 칼 오베의나의 투쟁의 책커버 속은 저자의 사진이 전신사진이 담겨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 이 책이 IVP에서 나왔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IVP와는 체질적으로 다른 모습들이 많다. 지성적이고 이지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인다. 감성적인 에세이나 글들에서도 논리가 있고 지성적으로 보이는 듯한 IVP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책이다. IVP가 경제불평등이나 소외된 계층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재영 장로님의 이번 책 같은 방식으로 다룬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1992년에 나온 비브그릭의 가난한 자들의 친구라는 필리핀 빈민 선교를 다룬 책이 있긴 하지만, 이 책처럼 무모해보이고 무계획적이지는 않다(?)그책은 놀랍게도 저자가 뉴질랜드 네비게이토 출신이다. 당시 출판사 관여하신 분에게 듣기로는 판권도 한국 네비프레스에 속했지만 번역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 IVP가 번역해서 출간한 것으로 들었다. 두란노에서 88년에 번역되어 나온 기독교 세계관과 제자훈련을 사회적 책임과 정의에까지 연결시킨 탁월한 책인 사회정의와 세계선교를 위한 제자도의 저자 윌드런 스코트도 네비게이토의 창립자 도슨 트로트맨의 직접적 계보에 속하는 초대 인물 중 하나다. 이것은 원래 네비게이토가 결코 사회에 관심 없는 선교단체가 아님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이후에도 이런 주제들을 다룬 책이 몇 나오지만 IVP의 스타일처럼 지성적이고 논리적이다. IVP의 책들은 에세이류의 책마저도 이성적이고 지적이다. 단순한 신앙간증 같은 책도 내 기억 상으로는 없다. 이 책은 IVP에서 출판된 책으로서는 거의 이질적인 모습을 지닌 책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VP는 최근 몇 년간 이전에는 IVP에서 나오지 않은 스타일과 카테고리 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긍정적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출판시장의 불황과 교계와 성도들의 무관심으로 좋은 성경공부 교재들이 번역되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아쉽고 불행한 일이다.


저자 이재영


1983년부터 30여 년간 출소자들과 더불어 살아왔다.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마태복음 5:47)라는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공동 생활을 실험하다가 결국 2006년 경남 합천에 자리를 잡고 오두막 공동체를 세웠다. 이곳에서 출소자뿐 아니라 지적 장애인과 보호자, 남성과 여성, 아이와 노인, 평신도와 목회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한 몸을 이루고 산다. 가장 낮은 이의 높이, 가장 느린 이의 속도에 맞추어 단순한 순종과 단순한 환대를 실천하는 공동체의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모델 하우스가 되기를 꿈꾼다. 2002년 법무부장관 감사 서신, 2004년 한국 갱생보호공단 이사장 표창, 2007년 부산지방 검찰청 검사장 감사장, 2012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현재 오두막 공동체 대표이며 2015년 설립된 오두막공동체교회의 장로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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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상처 입은 자들과 일구는 복음의 공동체)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소외되고, 아픔이 많은 자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간 살아있는 경험들로 가득 차있다. 책은 공동체를 시작했던 초창기부터 현재의 오두막에 이르기까지의 여정들이 시간 순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읽으면서 ‘나였다면 절대 이렇게 못살 것 같다,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요즈음 마을 공동체에 대해 관심들이 증가하고, 실제로 살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부럽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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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열   <예수 인문학>은 표절논란의 중심이 된 지은이가 자신의 심정을 직간접으로 표현한 서문으로 인해 이미 세간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책을 펴낸 곳 역시도 파란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처럼 이런 저런 이유들로 <예수인문학>은 그야말로 화제였다. 자칫 마케팅이 아닐까하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그만큼 많았다.   서문이란 것이 대체로 작위적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도취적 용단(?)을 미화하는 내용 일색이 아닌가 싶어 당황스러웠다. 분노 모드의 온건한 작동으로 보인다...
사회적 저항과 소망을 품을 수 있는 교회를 꿈꾸며 사회적 저항과 소망을 품을 수 있는 교회를 꿈꾸며
한국기독교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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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보면 모든 권세는 하늘로부터 주어진다는 말씀이 있다. 그러면 독재정권과 악한 정부도 하나님이 허락한 것이기에 우리는 피해를 입고 억울한 일을 당하여도 무조건 그 체제에 순종해야 하는 것인가? 하나님의 뜻은 숨겨진 뜻과 드러난 뜻이 있는데 이런 경우 우리는 정부와 지도자들을 맹목적으로 인정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통해 나타나는 열매들과 삶을 보며 그들이 하나님의 사람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우리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불의한 세력에 동조하여 교세를 확장하고 기득권을 확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삶의 모든 국면에서 하나님의 샬롬을 세우는 성경적 비전 삶의 모든 국면에서 하나님의 샬롬을 세우는 성경적 비전
세상을 뒤집는 기독교
브라이언 왈쉬/새물결플러스/송광택 편집고문


저자는 먼저 현대문화가 들려주는 ‘진보’에 대한 신화를 지적한다. 이 진보 신화는 현대문화, 특별히 서구문화에 내재하는 ‘종교’라고 말한다. “이 진보라는 신화는 교과서에 은밀히 녹아 있고, 광고 속에 묘사되고 있으며, 도심의 고층 빌딩에 우뚝 솟아 있으며, 대학 강단에서 전파되며, 정당의 공약으로 선전되고 있으며, 드라마와 뉴스에 의해 친절하게 연출되고 있다.”(19쪽) 이 진보라는 신화는 하나의 세계관이다.   우리의 직장생활은 과학지상주의, 기술지상주의, 경제지상주의라는 세 가지 신을 섬긴다. 그리고 가능한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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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과 거절 사이에서
스탠리 그렌츠/새물결플러스/문양호 편집위원


1. 세 권의 책   한국적 상황에서는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며 토론하고 싶어도 잘 안 되는 영역들이 있다. 아무리 합리적인 의견을 내어도 상대의 의견을 한쪽으로 규정하고 그 마음을 닫아버리는 경향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 가장 핫한 것이 바로 이 동성애의 문제일 것이다.   최근에는 퀴어 퍼레이드로 인해 토론을 넘어 물리적인 대결의 현상마저 나타났고 양쪽은 서로를 용서 받지 못할 최악의 죄인, 또는 호모포비아로 규정하고 혐오하는 모습들이 벌어졌었다,      예전에 존 스토...
서평을 쓰기 싫은 책, 서평을 쓸 수 없는 책 서평을 쓰기 싫은 책, 서평을 쓸 수 없는 책
오두막
이재영/IVP/문양호 편집위원


서평을 쓰기 싫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이 서평을 쓰기에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서평을 쓰기에는 내 자신이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기에 이 글은 서평은 아니다. 그보다는 굳이 이 글의 성격을 이야기한다면 나의 변명문이라고 해야 할까? 그 주변적 이야기라고나 할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게 있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순수하게 재미 자체를-재미이건 기분전환이건―위해서이거나, 아니면 지식습득을 위해서이거나―그것이 어떤 분야이건, 주요 영역이건 지엽적 영역이건 간에 내겐 이런 지...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김영란/창비/문양호 편집위원


나름 제자로서 살아가기로 작정한 그리스도인에게 질문해보자.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법은 무엇인가?당연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그 하나님의 말씀은 어느 영역까지 적용해야 할까?어느 정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교회를 넘어 이 세상까지 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질문을 더하면세상의 법과 하나님의 말씀이 충돌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이에 대해 반응은 여러 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 같다.오직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한다면 순교도 감수해야 할 것이고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열심히 달리다 길을 잃은 설교자들에게 열심히 달리다 길을 잃은 설교자들에게
설교학-복음 중심적 설교의 설계와 전달
줄리어스 킴/부흥과개혁사/조영민 편집위원


매주 설교하는 사람이 되면, 자동으로 설교를 더 잘 할 수 있게 되는 줄 알았다. 내가 설교를 못하는 이유는 설교할 만한 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막상 설교를 매 주 몇 편씩 하는 자리에 서게 되니, ‘설교가 무엇인지’, ‘어떤 설교가 좋은 설교인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진다. 하면 할수록 내가 하고 있는 설교의 행위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익숙해진다’는 것은 참 위험한 것 같다. 굳어진 나의 잘못된 습관들을 전혀 문제라고 여기...
국가라는 종교의 희생제물 국가라는 종교의 희생제물
전사자숭배
조지 L. 모스/오윤성/문학동네/방영민 편집위원


2차 세계대전 말기에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적함에 충돌하여 적에게 큰 피해와 함께 공포를 불러일으킨 특공대가 있으니 가미가제(신풍神風) 특공대이다. 그 이름답게 그 옛날 신풍이 불어서 일본을 보호해 주었듯이 일본을 보호하고 지키는 인간무기가 되어라는 신적인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이 전쟁 막바지에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비열한 방법이고 실제 이것으로 꽃다운 나이에 젊은 청년들이 적함을 향해 폭탄으로 날아갔다.   가미가제는 성지황순(誠至皇殉)이라 하여 천황이 원하는 일에 온 정성을 다바쳐 이루리라는 마음으...
당신에게 기독교 신앙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당신에게 기독교 신앙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믿음이란 무엇인가
알리스터 맥그래스/성서유니온/송광택 편집고문


저자 알리스터 맥그래스에 따르면 기독교 신앙의 구성 요소들만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신앙의 각 요소들을 받아들이려면 그것이 속한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이런 큰 그림을 보게하는 데 이바지한 분들이 있다. 그들은 20세기의 위대한 평신도 신학자 세 명인데, G.K. 체스터턴, C.S, 루이스, 도로시 세이어스(Dorothy L. Sayers)가 그들이다.   이들은 기독교의 본질을 놀랍도록 잘 포착했고, 그것을 힘이 넘치는 글, 기억에 남을 이야기, 생생한 비유를 통해 일상생활과 잘 연결시켜 ...
동성애가 죄인가 아닌가의 문제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동성애가 죄인가 아닌가의 문제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환영과 거절사이에서
스탠리 그렌츠/새물결플러스/박예찬


얼마 전 서울에서 퀴어축제가 열렸다. 얼마 전 미국의 한 게이 바에서는 총기 난사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동성애가 큰 이슈거리가 되고 그에 따라 오늘 날 많은 교회들의 영적 전쟁 대상은 동성애로 삼고 있는 듯하다. 강단에서는 “동성애를 막아야 한다, 차별금지법은 통과되서는 안 된다”는 등의 말이 수시로 언급되고, 기도 시간에는 동성애라는 사단의 전략을 무너뜨려 달라는 기도제목에 회중들이 아멘으로 긍정하는 상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교회의 이런 동성애 정죄를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기독교인...
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기적의 고전 독서법
김병완/북씽크/송광택 편집고문


“우선 제 일급의 책을 읽어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읽을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au)의 말이다.   소로는 “우리가 이왕 글자를 배운 이상 문학에서의 최고의 작품을 읽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고전이 꼽히는 것은 당연하다. 세월의 마모에서 초연한 고전은 그것 자체로써 벌써 무게와 기품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로 이론보다 사상의 힘으로 버티어온 지혜의 책들이다.   고전은 인류의 가장 고귀한...
기쁨은 처음부터 당신 것이었다 기쁨은 처음부터 당신 것이었다
누가 내 기쁨을 훔쳐갔을까?
산드라 스틴/서진희/베드로서원/김정완 편집위원


성경 말씀에 따르면 기쁨은 본원적으로 크리스천들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기쁨은 그 근원이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로 쉽게 양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자주 기쁨의 자리에 두려움, 걱정, 좌절 등 부정적인 태도들을 가볍게 허용한다. 그 결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두려워하고 걱정하며 좌절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온당한 걸까? 어쩔 수 없는 일일까? 하나님은 우리를 기뻐하신 존재로 창조했다.(창세기 1:31) 창조 목적대로라면 우린 하나님과의 관계성 속에서 늘 기뻐하며 만족스럽게 살게 되...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
박영돈/IVP/문양호 편집위원


“네가 말 돌리고 내가 말 돌리면 서로 딴 이야기가 되잖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대학교 때 친한 친구랑 서로 말하기가 껄끄러운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말 돌리다가 친구가 답답해서 한 이야기였다.그런 것 같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아프더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대화가 된다. 서로 안다는 이름하에 모호하게 말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의사가 “암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갑상선 암이든, 위암이든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하고, 상태는 어느 정도인지 이야기할 때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
내 영혼의 등불이 되는 신앙의 초석 내 영혼의 등불이 되는 신앙의 초석
칼빈의 기독교 강요 신학
데이비드 홀/나용화/개혁주의신학사/김재윤 명예편집위원


한국  개혁주의신학사(P&R)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무게감 있는 신학 저서들은 탁월한 가치를 지니는 귀한 책들이다. 교회사에서 가장 탁월한 신학자이자 설교자로 손꼽히는 존 칼빈이 기독교 강요 초판을 저술한 것은 그의 나이 26세였다.   서구 개혁 교회는 보편적으로 30대 초반에 담임 목회를 시작한다. 칼빈은 병약한 사람이었으나 놀라운 하나님의 일들에 전 생애를 드렸다. 칼빈을 부당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과는 달리 실상 칼빈은 인간미를 갖춘 따뜻한 사람이었다.   칼빈은 기독교가 이상한 ...
동성애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모색의 길을 나서다 동성애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모색의 길을 나서다
환영과 거절사이에서
스텐리 그렌츠/김대중/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퀴어축제가 서울역 광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더 크게 더 과감하게 열렸다. 그들이 하는 성행위 묘사와 춤과 퍼포먼스를 보면 속이 불편할 정도로 문란하고 노골적이고 퇴폐적이다. 민주주의와 다원화된 사회에서 자신들의 소리와 의견을 표출하기 위해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할 수 있다고 얼마든지 인정이 되나 꼭 그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드러내야 하는지 묻고 싶고 오히려 그런 인권을 가장한 음란한 방법이 그들에게 손해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이에 질세라 일부 기독교단체에서는 축제 반대편에서 전시도 아닌...
해석은 지식인이 세계에 가하는 복수 해석은 지식인이 세계에 가하는 복수
해석에 반대한다
수전 손택/이민아/이후/김정완 편집위원


"비평의 기능은 예술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이 어떻게 예술작품이 됐는지, 더 나아가서는 예술작품은 예술작품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며 대상물에 대한 여하한 해석에 반대한 수전 손택의 다분히 논쟁적인 책이다.   개인적으로 2004년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뒤로 그의 책을 다시 잡기까지 20년이 걸린 셈이다. 타인의 고통마저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세계화의 파괴적 양상과 기형적 몰골을 예리하게 비판한 그 책은 어처구니없게도 문장의 호응관계와 의미를 거듭...
다시 교회를 소망하며 다시 교회를 소망하며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
박영돈/IVP/조영민 편집위원


저자의 전 작품과 조각글들을 여러 번 접한 적이 있었다. 깊이 있는 사유와 미려한 문장, 그리고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그의 선명한 표현이 좋았다. 그러던 중에 저자가 수년 전에 쓴 이 책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저자는 무너져가는 한국교회를 바라보며 그 문제점과 자신이 생각하는 대안들을 이 책을 통해 전한다. 내용에 공감이 갔고, 저자의 독특한 위치가 이 책의 내용에 생명력을 주었다. 저자는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신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단 신학교에서 조직신학, 특히 성령론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특이한 것은 그가 교수인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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