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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새로운 별미 짓는 김정식 목사

북뉴스 | 2016.08.14 13:13
새로운 별미 짓는 김정식 목사 사람이 별미입니다/김정식/샘솟는기쁨/김정완 편집위원

잡탕찌개며 비지찌개 등속에 얽힌 사연

 

음식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아마도 얼굴 모양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겠지요. 아무리 그래도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사랑방에 어지럽게 흩어진 이미지들을 하나 빠짐없이 쓸어 담으면 손 크게 ‘맛’과 ‘온정’으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느 한때 가족이나 친구들과 먹었던 맛깔스러운 음식에 대한 기억이 해마에 탄탄히 자리 잡았다면 ‘맛’에 대한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를 테구요. 질문자의 의도를 알고 조금 앞서 나간 분이라면 식탁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나눠먹었던 한때의 가슴 따뜻한 추억을 연상해내곤 음식에서 ‘온정’이라는 단어를 길어 올릴 수도 있었을 겁니다.

 

역시 음식에서 떠올린 이미지일 뿐이니 정답은 없습니다. 기왕에 음식의 맛과 같은 원초적인 속성을 넘어 온정에 손이 닿았으니 음식에서 퍼 올린 온정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연상작용을 일으켜보는 것도 재미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서 온정에서 식탁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나눠먹었던 한때의 추억을 떠올렸는데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한때의 추억을 만들어준 어머니를 기억하게 될 확률이 더 클 겁니다. 유명한 맛집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별미를 맛보는 재미도 어느 것에 비할 바 아니지만 어머니가 끓여주신 칼칼한 찌개를 그리는 맛을 앞지르지는 않겠지요.

 

추석과 설명 절이 끝나면 손님상에 내놨던 여러 가지 전과 가래 떡 등속이 남기 마련입니다. 제 어머니는 그걸 모두 쓸어 모아 김치찌개에 넣어 끓이셨습니다. 밥상에 오른 찌개의 비주얼은 사실 좋지 않았습니다. 떡은 풀어졌고 어떤 전은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있었으니까요. 처음엔 정체가 불분명한 찌개에 선뜻 손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다른 반찬을 주섬주섬 가져다 먹다가 목이 말라 어쩔 도리 없이 찌개국물을 숟가락에 반쯤 떠먹었는데, 이런 어떻게 그런 비주얼에서 비할 데 없는 감칠맛이라니! 풀어진 떡과 형체가 불분명한 전을 누구보다 앞장서 골라먹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어머니가 끓여주신 비지찌개에도 같은 추억이 묻어있습니다.

 

지금도 잡탕찌개나 비지찌개를 보면 맛에 앞서 어머니가 먼저 떠오르는 건 어머니가 차려주신 음식에 온갖 정이 잔뜩 배어있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음식에 정을 내오는 문화, 아마도 그런 문화가 각박한 세상에서도 온정이라는 또 다른 음식 맛에 앞자리를 선뜻 내주는 심성을 여태 간직하도록 만든 거겠지요. 진수성찬이라도 혼자 먹는 음식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습니까? 걸인의 찬이라도 함께 나누는 음식 맛이 오랜 세월 코언저리를 맴도는 이치를 깨닫는 것, 그것이 사람살이의 백미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어른이 되고서야 음식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던 뒤로 음식 맛은 재료가 주는 맛보다는 정성을 다해 준비한 이의 손맛이라는 말을 새삼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손맛으로 치자면 어머니의 손맛을 누구도 따라갈 수 없으니 더더욱 어머니가 추억되는 거겠구요. 찬바람이 일기 시작하면 밥상 가운데 올린 찌개의 뚜껑을 보란 듯이 열어주시던 어머니와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겨 밥숟가락을 내려놓을 때까지 온기가 사라지지 않던 잡탕찌개며 비지찌개, 냉이국이 더욱 사무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인가 봅니다.

 

밥풀떼기가 한솥 밥으로 : 오늘도 별미 짓는 김정식 목사

 

《사람이 별미입니다》의 저자는 푸짐하고 넉넉했던 어머니의 손맛을 추억하며 가난한 살림에 유치원 입학이 언감생심이었던 시절 조르고 졸라 석달 정도 유치원 생활을 했던 때의 일화 한 꼭지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졸업식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때랍니다. 마침 어느 아이가 졸업식 송사를 맡았답니다. 졸업식 날은 다가오는데 그 아이가 송사를 영 외우지 못하더랍니다. 그 아이 곁에서 송사를 여러 번 들었던 저자는 이미 다 외웠던 터구요. 해서 저자가 멋들어지게 송사를 했고 졸업식은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그 뒤 자모회 학부형들과 함께 참석한 식사자리가 영 어색했던 모양입니다. 그동안 자모회 활동을 한 것도 아니고 없는 형편에 음식 값을 다 치를 수도 없는데, 빠져나올 수도 없는 자리였으니 오죽 했겠습니까? 미안한 마음에 따로 메뉴를 주문하지 않기로 한 어머니가 기본 반찬에 된장을 썩썩 비벼 비빔밥을 솜씨 좋게 만드셨고 그걸 아주 멋있게 먹었답니다.

 

그날 그 비빔밥은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놓고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음식 값이라도 덜어주려던 뜻과 혹시라도 아들이 상처받을 걸 염려해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빚은 메뉴였던 셈입니다. 저자는 그 맛을 “어찌나 맛있었는지 아직도 군침이 돌 만큼 생생하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어머니는 음식을 넉넉히 했다가 이웃과 나눠먹는 걸 즐겨했을 만큼 천생 정 많기로 소문난 분이셨던 터라 저자가 자신의 기억의 방에 '도둑맞은 이야기'를 선뜻 들여놓은 것도 무리가 아닐 겁니다. 어느 날 집에 도둑이 들어, 없는 형편에도 음악 하는 아버지 탓에 간직하고 있던 진공관 라디오와 값비싼 재봉틀 등 값나가는 물건을 훔켜갔답니다. 그런데 수일이 지나지 않아 도둑맞은 물건이 제자리로 모두 돌아왔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나눠준 음식을 먹고 자란 거친 등짐꾼들이 “어서 훔친 물건들을 갖다 놓으라”고 엄포를 놓으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니 도둑도 오금이 저렸던 거지요.

 

바로 이 두 가지 기억, 그러니까 저자는 무엇이든 넉넉히 해서 나눠먹던 어머니의 품성과 볼품없는 찬을 갖고도 맛있는 비빔밥을 만드셨던 어머니의 손맛이 자신을 끊임없이 과거로 소환하고 다시 오늘 그가 품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끌어가고 있는 거라 믿고 있는 듯합니다. 더욱이 “안아 주라”는 어머니의 유언을 “세상 모두를 품으라”는 말로 받고 그 말을 성경적으로 풀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찬란한 소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습니다.

 

사랑이 담뿍 담긴 희망레시피

 

저자는 작년12월 경주 양남의 바닷가 언덕배기에 ‘예온교회’를 열고 장애인을 섬기고 있습니다. 개척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교회가 넉넉할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교회는 어느 교회 못지않게 넉넉한 행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저자의 레시피 덕입니다. 국수 하나를 끓여도 맛있게 끓이는 솜씨와 한상 가득 차려내 누구 하나 소외됨이 없도록 한 넉넉한 마음이 그 레시피의 본령입니다. 그러니 재료값이 올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이상의 가치를 음식을 다루는 속 깊은 정이 담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그건 어머니의 손맛과 넉넉한 배려에 가 닿아 있습니다.

 

"지금은 연탄을 때지도 않고, 식사하셨냐는 인사가 뜸해졌지만, 그 마음이 서로에 대한 사랑이고 관심이었다는 것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음식을 대접하고 밥을 나누는 일이 참 좋습니다. 함께 음식을 먹다보면 가족이 되고, 이웃이 되곤 했으니까요. 그것이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사람이 별미입니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랑이 율법을 대신하였음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율법이 도무지 이룰 수 없던 문제를 예수 그리스도는 사랑으로 이루셨고, 당신이 이루신 대로 우리 또한 그와 같이 당신 안의 사랑으로 이웃을 대하도록 권면하신 겁니다. 그렇다면 이웃 사랑은 실천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조금 힘겨워도 도움을 청하는 이와 함께 걸어주고 선을 악으로 갚는 이들을 향해 또 다시 팔을 벌려 주는 것, 마음 상한 이들을 찾아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모두 사랑이 겉으로 드러난 실천의 예입니다.

 

말은 쉬워도 행하기가 어려운 것이 바로 그처럼 소소한 일들입니다. 가까운 이웃이 보이지 않는데 먼 이웃이 보일 리 없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어릴 때부터 나환자촌을 찾은 일이나 장애인을 섬기는 지금의 모습에서 이웃 사랑에 대한 저자의 진정성을 의심하기란 어려워 보입니다. 걸핏하면 깎아내리기 좋아하는 세상에서 그 또한 전직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을 단 목사로서 고충이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선 그런 고충들이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자의 관점이 ‘세상 인기’에서 ‘하나님의 신실한 일꾼’으로 바뀌었기 때문일 겁니다.

 

당대 인기 최고의 개그맨이라도 절친 가수의 프로듀싱을 하던 중 그가 쓴 노랫말을 읽고 회환에 사로잡히는 걸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노릇이었을 겁니다. 어느 날 ‘이게 아닌데..’ 하는 후회가 엄습할 때 그 고통은 아마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이 일반인의 그것에 비해 수배는 더 클 거라고 추정할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사다리의 중간쯤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꼭대기에서 추락하는 것이 더 끔찍하기에 그렇습니다. 다행히 그는 한없는 추락으로 끝을 맞기 전에 인생의 목적과 부르심을 깨달았습니다.

 

돌연 모든 걸 접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목사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그가 이룰 꿈은 더 이상 ‘최고의 개그맨’이나 ‘최고의 방송인’이 아닙니다. 그가 꿈꾸는 건 ‘사람의 변화’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저런 사람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별미의 사람으로 바꿀까를 즐겁게 고민(?)하는 그에게서 더없이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것도 그의 꿈 때문입니다. 그가 계속 써갈 레시피가 더욱 풍부해질 거라는 기대도 그가 유한한 음식을 다루지 않고 사람을 다루고 있는 데 있습니다. 그의 레시피 대로 세상이 변화될 꿈을 꾸는 일, 이제 그와 더불어 우리 모두의 몫이 되었습니다.

 

저자의 아포리즘

 

"연탄을 때던 시절, 아궁이의 연탄을 갈려면 숨을 들이마시고 허리를 숙여 연탄구멍을 맞추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연탄에 불이 꺼지지 않고 훨훨 잘 타오르며, 집안이 훈훈해집니다. 이처럼 사랑을 나누는 일 또한 연탄구멍을 맞추는 일처럼 허리를 숙이는 작은 희생과 헌신에서 출발합니다."

 

- 전 저자의 이 말을 다시 읽고 삶에서 길어낸 경구의 의미가 남다른 점에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미사여구의 여러 말보다 진한 감동과 공감을 주는 것 또한 삶에서 비롯된 개인적 체험이라는 데 거듭 동의하고 있습니다. 평소 "글은 글쓴이의 삶의 총량에 비례한다"는 말을 주워섬기던 저로선 허투로 들을 수 없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희망레시피가 두루 퍼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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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교회
크레이그 A. 에반스/김병모/CLC/고경태 편집위원


‘예수 연구’는 라이마루스(Hermann Samuel Reimarus) 이후에 확장되고 다양한 견해가 생겨나고 있다. 예수에 대한 다양한 견해는 슈바이처가 <역사적 예수의 생애에 대한 탐구>에서 최초로 집대성했고 다양한 집대성 저술들이 많다.   에반스는 현재 미국 Houston Baptist Univ Christian Thought School에서 신학부에서 신약학을 교수하고 있다. 역자는 호남신대 신약학 교수로 사역하고 있다. 현재 사역하는 교수의 저술이기 때문에 현재 예수 탐구에 대한 이해로 볼 수 있다....
복음주의 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의 생애 복음주의 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의 생애
마틴 로이드 존스
이안 머레이/오현미/복있는사람/방영민 편집위원


우리나라 목회자나 경건한 성도라면 마틴 로이드 존스의 책을 한 번 쯤은 다 읽어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설교와 책은 우리에게 은혜가 되기에 지금도 역사하고 있다. 비록 그는 1981년에 생을 마감하였지만 여전히 그가 전한 말씀은 살아 역사하고 사람을 변화시키고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능력이 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그는 생전에는 에버라본에 샌드필즈와 런던에 웨스트민스터에서 사역했지만 사후에는 세계강단에서 사역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로이드 존스를 처음 접했던 것은 20대 중반이었다.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하기...
초월적인 하나님 초월적인 하나님
하나님
A. W. 토저/규장/강도헌


토저 목사님은 무디성경학교 교장을 역임했던 세계적인 목회자이다. 오래 전부터 토저 목사님의 책을 접하였고, 작년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필자가 섬기고 있는 수요예배 교재로 본서를 성도들과 함께 공부하였다. 본서를 교재로 택한 이유는 학술적 책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토저 목사님이 이성 중심적 신앙이 아니라 이성과 체험적 신앙의 균형을 추구한 목회자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토저 목사님의 책 ‘하나님’을 주교재로 택하였다.   본서를 매주 수요일마다 공부하면서 느낀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서평의 제목처럼 토저는...
새로운 별미 짓는 김정식 목사 새로운 별미 짓는 김정식 목사
사람이 별미입니다
김정식/샘솟는기쁨/김정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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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세계관 책과는 차별되는 책 기존의 세계관 책과는 차별되는 책
나도 모르는, 나의 세계관
제임스 N. 앤더슨/김광남/이레서원/방영민 편집위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의미하는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상당한 연구를 해야 이 관점을 소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세계관은 치열한 학문적인 습득과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얻기보다 우리의 삶과 문화와 생활양식을 통해 이미 우리에게 형성되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한다. 그리고 우리는 개인적인 렌즈와 함께 공통적인 렌즈로도 세계를 조망하는 세계관을 발견한다.   필자가 느끼는 바는 그동안 세계관에 대한 책은 상당히 어렵고 따분하게 우리에게 다가온 것 같다...
절제된 열정과 예리한 지성의 산물, 하지만 절제된 열정과 예리한 지성의 산물, 하지만
톰 라이트의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
톰 라이트/최현만/에클레시아북스/이종수 편집위원


E. P. 샌더스를 필두로 한 새 관점은 신학계의 뜨거운 감자이다. 게다가 톰 라이트는 현재 새 관점의 백기사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하지만 톰 라이트를 바라보는 복음주의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필자는 톰 라이트의 신학을 나름대로 이렇게 분석해보았다.   1. 새 관점, 과연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이 필요할까?   우선 새 관점의 주창자라고 할 수 있는 E. P. 샌더스의 말을 들어보자.   “바울 당시 유대교는 행위로 말미암은 의를 주장하는 율법주의적인 종교라는 관점이 당연시되어 왔는데...
30여년 바울 연구 상황의 현주소 30여년 바울 연구 상황의 현주소
바울연구입문
데이비드 호렐/이승호/CLC/고경태 편집위원


데이비드 호렐은 영국 캠브리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영국 엑시터(Exeter) 대학에서 신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바울연구입문]은 호렐의 An Introduction to the Study of Paul 3th(2015년)을 번역한 것이다. 1판은 2000년, 2판 2006년 그리고 3판은 2015년에 출판되었다. 꾸준하게 읽히고 있는 책으로, 3판을 CLC와 이승호 교수가 출판해서 소개했다. [바울연구입문]을 한마디로 말하면 “바울 신학을 위한 기본 교과서”라고 정의하고 싶다.   최근 30여년에 걸쳐 펼쳐진 바울...
복음과 문화가 충돌할 때 복음과 문화가 충돌할 때
데이비드 플랫
카운터컬처/최종훈/두란노/방영민 편집위원


세상의 문화와 세속적인 가치관이 이 사회와 인간을 주도하고 있다. 물질주의, 상대주의, 탈권위주의, 자유주의, 성공주의,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원리 등이 이 사회 깊숙이 침투해 있는 정신이다. 이것들은 영원하지 않고 썩어져 없어지는 것들이고 피차 서로 멸망하는 지름길로 인도한다. 어느 것 하나 생명을 소중히 여기거나 공의와 정의를 사랑하는 보편적인 정신이 아니다. 이것은 지극히 자기함몰적이며 자아를 숭배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런 정신과 가치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복음은 무엇인가? 언제부턴가 복음도 성공과 부귀와 영...
하나님께로 가는 거침없는 믿음의 길 하나님께로 가는 거침없는 믿음의 길
신뢰
브레넌 매닝/윤종석/복있는사람/채천석 편집위원


브레넌 매닝은 가톨릭 가정에 태어나 프란체스코회 수도사가 되었으나 예수님을 깊이 체험한 후 또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수도원을 나와 가톨릭과 개신교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폭넓은 강연과 학술로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작가이다. 하지만 북미에 그의 책이 소개될 당시에 국내 어느 출판사도 이 작가에게 주목하지 않았다. 그의 책이 소개된 것은 거의 근래의 일이다. 그가 북미에서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에 그의 책이 많이 소개되지 않았던 것은 국내의 작가 편중 현상이 한몫을 했다.   그런 ...
신앙인으로서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불신지옥이라는 용어 신앙인으로서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불신지옥이라는 용어
불신지옥을 넘어서
서성광/홍성사/박예찬


한국 기독교의 주요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은 지하철에서, 주일 날 설교에서, 많은 기독교인들의 생각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예수 믿으면 천국가고, 안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지옥에 가는가? 만약 그렇다면 평생을 선하게 살았지만 영접하지 않고 죽은 사람도, 세월호와 같이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 역시 안 믿었다는 이유로 지옥에 가게 될 것이다. 이런 교리 속에서는 사랑의 하나님, 은혜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섬기기 미심쩍어지고 불편해지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예수 천국, 불신 ...
고인이 된 그의 신앙과 삶을 떠올리며 고인이 된 그의 신앙과 삶을 떠올리며
대천덕신부의 하나님나라
대천덕/CUP/방영민 편집위원


 대천덕 신부님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책을 덮으며 내가 처음 들었던 생각은 불가능이라는 것이다. 독자로서 그렇게 단념할 수밖에 없었던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이미 이 나라와 사회가 자본주의에 깊이 뿌리박힌 것을 넘어 그 이념에 종노릇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경제와 문화와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에 있어서 사람보다 위에 있고 종교보다 강한 이 맘몬이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또 하나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가 수립되어 시행되려고 했으나 지주들과 재벌들의 뇌물을 먹은 주요...
책을 덮고 사람공부 좀 합시다 책을 덮고 사람공부 좀 합시다
공부의 시대: 정혜신의 사람공부
정혜신/창비/문양호 편집위원


신대원에서 공부할 때 목회 신학에 대해 강의를 듣다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무리인 내용들이 있다. 목회 현장에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와 변수들을 고려한다면 너무 뜬구름 잡는 듯한 내용일 때가 있다. 당시 나 자신도 전도사로서의 목회경험은 그리 길지 않았기는 했지만 평신도로서 후배들을 양육하고 상담하던 시간이 십년을 넘어섰고 이미 목회에 대한 소명과는 상관없이 제자훈련과 양육, 목회자들의 현장목회에 대한 책을 적잖이 읽었던 상황이기에 몇몇 교수님들의 교수내용은 지나치게 이론 중심이고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느낌...
역사의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총체적 구원의 복음 역사의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총체적 구원의 복음
예수와 하나님나라
김균진/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에 ‘기억의 정치학’이라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국가권력의 공식기억과 민중의 대중기억이 서로 충돌하고 타협하면서 역사를 다시 쓰는 기법이다. 이 방법으로 역사를 보게 되면 그동안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았던 해석과 방법들 이면에 있는 새로운 현장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이해와 지평을 넓혀준다. 뿐만 아니라 승리주의적이고 결과론적으로 받아들어졌던 역사를 균형감 있고 정확하게 보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처음부터 완성된 과거는 없다. 이미 다 결정되어져 화석화된 것처럼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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