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복음과 문화가 충돌할 때
세상의 문화와 세속적인 가치관이 이 사회와 인간을 주도하고 있다. 물질주의, 상대주의, 탈권위주의, 자유주의, 성공주의,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원리 등이 이 사회 깊숙이 침투해 있는 정신이다. 이것들은 영원하지 않고 썩어져 없어지는 것들이고 피차 서로 멸망하는 지름길로 인도한다. 어느 것 하나 생명을 소중히 여기거나 공의와 정의를 사랑하는 보편적인 정신이 아니다. 이것은 지극히 자기함몰적이며 자아를 숭배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런 정신과 가치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복음은 무엇인가? 언제부턴가 복음도 성공과 부귀와 영화를 추구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교회도 높은 곳만 바라보고 지향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출세하고 싶고 자기의 이름을 높이기 원하여 복음을 이용하고, 교회는 그것을 고쳐주기보다 욕심을 보호해주는 곳이 되었다. 언제부턴가 성공의 복음이 우리 교회와 기독교를 좀 먹기 시작하였고 탐욕의 복음이 성도를 집어 삼키게 되었다.
이렇게 복음의 가치가 훼손되고 교회가 영적인 능력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는 현실에서 저자는 복음은 결코 그렇지 않고 교회 또한 세상과 다른 곳이라고 시작한다. 복음은 세상의 정신을 따르는 곳이 아니라 세상의 정신을 극복하고 그런 병든 사회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 복음은 인간의 마음을 고치고 새사람으로 변화시켜 그가 속한 사회를 생기 있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 복음은 희생과 헌신과 죽음의 길을 걸으며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다.
교회 또한 이런 복음으로 인해 인간의 영광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영광만이 가득한 곳이다. 교회는 진리 공동체로 사람의 생각으로 움직이고 세상의 가치관으로 유지되는 곳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영적 공동체이다. 그리고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이 복음으로 충만한 교회는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게 아니라 그 문제를 직접 대면하여 복음으로 해결해야 된다고 역설한다. 주님께서 이 세상으로 들어오셔서 인간과 세상의 질병을 고쳤듯이 이 시대가 신음하고 있는 문제들을 교회가 복음으로 치유해야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 사회의 중요한 이슈들을 복음으로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해야 될지 소개하고 있다. “복음과 문화”를 다루며 사회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교회와 성도가 아니라 세상문화 속에 복음으로 생명의 길을 내기를 다루고 있다. “복음과 가난”의 문제에 대해서는 물질주의 문화와 자기 먹고 살기에 바쁜 현대인의 삶이지만 이것에 대항하여 복음으로 자족과 나눔의 반기를 들려고 한다.
“복음과 낙태”에 문제에 있어선 어떤 경우라도 생명은 살아야한다며 하나님께서는 뱃속에서부터 생명을 지으시고 하나님의 손길로 키우시니 여러 성경 구절을 근거로 결코 죽일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복음과 고아와 과부”의 문제에 대해선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한 지역의 국민이요 시민이지만 인류 모두는 공동체이고 가족이기에 복음의 정신으로 그들을 가족으로 초청한다. 특히 이 땅에서 연약한 자는 하나님이 더 관심 갖는 이들이기에 저자는 그들을 더 가족애로 끌어안도록 강조한다.
“복음과 성 착취” 문제에서는 이 땅에 가난과 인종차별과 윤리 의식 부족으로 인해 성의 노예로 전락하여 팔려가는 소녀들과 여성들이 있는데 복음으로 우리가 이런 일에 관심 갖고 눈물을 흘리며 해결해야한다고 한다. “복음과 결혼” 문제에서는 구체적으로 동성애 이슈를 다루는데 저자는 단호하게 하나님이 최초에 디자인하신 성과 섹슈얼리티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또한 하나님이 세우신 성과 그 고유한 역할이 있는데 그 선을 넘어서는 것은 명백한 죄라고 한다.
“복음과 성윤리”에서는 결혼의 문제를 다루는데 이미 이 사회가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으려고 하고 결혼의 참된 의미를 잃어버린 시대라는 것을 지적한다. 그리하여 결혼은 그리스도와 성도가 하나 되는 불변의 언약이고 거룩 그 자체라는 것을 강조하고 최초에 하나님이 디자인 하신 이 가정을 그 어떤 것도 해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여기서 저자는 우리의 결혼생활을 통해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과 헌신의 모습이 반영된다는 것을 은혜롭게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질서 없고 흐트러진 결혼관과 성윤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인간의 본성과 경험을 쫓아가게 된 결과라 지적한다. 아울러 인간은 성적으로 죄로 기우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선택한 것이라 단정한다.
“복음과 인종”에서는 인류역사에서 인종문제 때문에 많은 차별과 폭력과 살인이 있었다. 그래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귀중함보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심각한 죄라는 것을 다양한 예로 설명한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이 땅에서 나그네임을 상기시키며 다원주의 사회 속에서 이방인이나 외국인 노동자나 난민 등 이렇게 고향을 떠나 온 자들을 극진하게 대접하고 공동체로 맞아줄 것을 가르친다.
“복음과 신앙의 자유”에서는 인간에게는 누구나 선택과 자유가 있기 때문에 이 땅에 어느 종교도 인간에게 강요와 억압을 할 수 없고 생명과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보장해 주어야한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천부적인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종교와 사람들에게 관용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저자는 비록 관용이 필요하고 모두 다 연대해야 하지만 믿음과 진리에 대해선 불관용해야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 또한 우리의 자유이니 존중되어야한다고 역설한다.
“복음과 복음을 듣지 못한 이들”에서 저자는 아직도 이 땅에서는 복음을 듣지 못하고 죽어가는 소수민족이 6천개나 되고 최소 20억이 넘기에 이들에게 영혼구령의 마음을 가지고 복음을 전해야한다고 한다. 복음을 듣지 못해 죄에 시달리고 종노릇하고 여전히 미개하여 어둠속을 헤매는 그들에게 교회가 책임과 눈물을 가지고 들어가서 죄를 해결하고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이렇게 낙태와 가난한 이들을 향한 억압과 고아와 과부를 외면하는 세태, 성 착취와 인신매매, 망가져가는 결혼과 파괴되는 성의 역할 그리고 인종 평등과 신앙의 자유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문제들에 심각한 부담을 느끼며 복음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복음 위에 세워지고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가 이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야한다고 강조한다.
필자에게 감동이 되었던 것은 저자는 말로만 가르치고 설교하는 게 아니라 실제 책에서 자신이 경험하고 실천했던 내용들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네팔 소녀들이 인신매매를 당하고 성노예로 팔려가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네팔로 가서 이 더러운 죄를 해결하려고 몸부림친다. 또한 낙태가 갈수록 많아지고 사생아들이 많아지는 현실을 아파하며 직접 입양을 해서 아기를 키우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필자는 책을 덮으며 이렇게 우리 사회에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가 너무 무관심했고 교회 또한 이런 사회의 신음소리에 귀를 막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복음이 왜곡되고 성공으로 옷 입혀줘서 복음이 내향적으로만 선포되었다. 복음은 우리로 하여금 내면을 변화시켜 외향적인 삶으로 인도하는데, 우리는 죽어가는 사회를 보며 관심 갖지 못했고 침묵했고 또한 갈등과 비판을 피하기 위해 조심스러워했다.
그래서 책은 우리에게 도전한다. 문화와 세상을 거스르기 위해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라고 한다. 가장 편안한 쪽을 바라보지 말고 십자가를 선택하라고 명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소명을 위해 희생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삶을 도전하라고 한다. 또한 우유부단하지 말고 침묵하지 말고 한결같은 심지를 품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라고 도전한다.
끝으로 필자는 책을 통해 복음과 우리 사회의 문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저자의 접근방법과 해결방법이 다 동의되지는 않았지만 복음으로 접근하고 성경말씀으로 해결해가는 저자의 사상은 모든 것을 허무는 시대에 가장 기초를 지켜가려는 급진적인 모습으로서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이 시대가 신음하는 문제에 복음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알기 원하는 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