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의 길
1. 저자 소개
저자 임영수는 1941년 신의주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연세대 연합신학원을 수료한 후 스위스 융 연구소와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폴 투르니에 박사와는 융 연구소에 있을 당시 직접 만나 깊은 교유(交遊)를 나누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영락교회, 주님의 교회에서 목회하였으며 지금은 개신교 영성공동체인 모새골을 섬기고 있다.
2003년 1월에 ‘모새골’(‘모두가 새로워지는 골짜기’의 줄임말) 사역을 시작하였다.
임 목사는 자신의 삶을 ‘하나님과 인간을 탐구하는 구도의 여정’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는 1985년 목사 안수를 받을 때 본질에 집중하는 구도자의 삶을 살고자 했다.
이러한 여정에서 그가 배우고 깨닫고 실천하는 바를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놓았다.
2. 책의 내용
본서 <영성과 삶>은 임영수 목사가 모새골 아카데미에서 강의한 것으로서, 날로 황폐해져 가는 세상에서 현대인을 짐스럽게 하는 문제들, 자기 상실․인생의 의미와 목적 상실․자기 소외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영성’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인간의 가면을 벗고 자신의 열등감과 상처까지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삶, 그분 앞에 치유받기를 갈구하는 삶을 하나님 안에서 훈련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신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는 것이다.
3. 모새골 공동체를 설립한 목적
그가 모새골 공동체를 설립한 목적은 무엇인가?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우리의 신학적 핵심 가치는 요한계시록 21장에 나오는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신 뒤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사랑과 관심을 쏟고 창조의 역사를 계속 이루어가십니다. 세상은 하나님이 극진히 사랑하시는 정원입니다. 모새골은 세상이라는 정원을 돌보는 정원사들을 영적으로 새롭게 하는 공동체입니다. 주된 동기는 제 삶의 결론을 맺어야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21세기에는 모새골 같은 유형의 신앙 공동체를 지향해야 기독교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모새골과 같은 모양으로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임 목사에 의하면 이제 한국교회는 피상성을 벗어나야 한다. 프로그램 위주, 사업 위주로 교회가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교회가 내면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교인수가 준다는 사실에 신경 쓰지 말고 본질회복에 집중하자고 호소한다.
4. 이 책에서 영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물론 영성 이해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으로 시작해서, 하나님께 의존하며, 하나님 안에서 끝난다(15쪽).
영성은 현재의 나의 나됨과 앞으로 되어 가야 할 나의 모습을 규정해 간다. 영성은 체험적이면서 지속적인 창조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삶의 전 과정을 영성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영적 순례의 길이다.
저자는 영성생활에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성훈련 없이 영성생활은 불가능하다. 영성훈련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영혼의 창’이라고 할 수 있다(16쪽). 영혼의 창은 영적 감수성이다.
5. 위로부터의 영성 & 아래로부터의 영성
위로부터의 영성은 하나님께서 성경과 교회를 통해서 말씀하신다는 사실에 의지한다.
반면에 아래로부터의 영성은 우리 자신, 우리의 생각과 느낌들, 우리의 상처와 나약함을 통해서도 말씀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로부터의 영성은 먼저 수도자들의 삶 속에서 실천되었다.
초기 교회의 수도자들은 자신들이 지닌 고통을 묵상하고 묵묵히 지고 나가는 과정에서, 그 고통을 통해 하나님을 올바르고 깊이 있게 인식하고 그분께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래로부터의 영성은 겸손의 길이다. 겸손은 내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깊은 장소이다.
6. 정리
본서 <영성과 삶>이 말하는 훈련으로 이뤄낼 수 있는 변화들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우선 ‘왜곡된 나’가 아닌 ‘참된 나’를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까지 내가 소외했던 어둡고 실수투성이인 나, 열등감 많고 부족한 나를 인정하고 온전히 하나님께 내려놓게 된다.
부족한 인간을 온전한 치유의 길로 인도하시는 사랑과 긍정의 하나님을 비로소 만나게 된다.
하나님과의 본질적 교제를 회복하는 길임을 말하며 그 여정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의 길로 우리를 인도한다.
깊이 있는 영성가들의 글을 섭렵한 저자의 마음이 담겨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