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기독교를 알고 싶은, 혹은 오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우리나라가 기독교 국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국가의 정책이 기독교를 옹호하고, 성경에 기초한 윤리를 법의 정신으로 삼으며, 어릴 적부터 그렇게 교육받는 나라 말이다. 이런 사회가 한 때 존재하였다. 그것도 한 나라가 아니라 대륙 전체가, 잠시가 아니라 무려 1600여 년 동안 주후 313년 콘스탄티누스황제의 밀라노칙령으로부터 시작된 유럽은 크리스텐덤(Christendom)이었다. 이 크리스텐덤은 단순히 국가와 종교의 관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들의 사회제도 전반,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구조까지 지배하고 있는 그런 사회였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지난 2세기 동안 무신론적 사상가들은 그동안 지배하고 있던 기독교인들의 도덕 가치를 자기들의 관점에서 인간 발전과 사회적 진보를 향상시키는 관념들로 대체하고자 노력해 왔다. 마르크스, 프로이드, 다윈, 그람시, 생어, 듀이, 킨제이, 세이건, 데리다, 푸코 외 많은 이들의 이념과 철학은 성경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양식과 삶의 방식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대중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전통적인 기독교 세계관은 점차 희미해지고 이들이 옹호하는 도덕적 가치들은 최근 우리 문화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의 전반부의 등장하는 16개의 질문은 앞서 언급한 흐름 속에서 제기할 수 있는 고전적인 -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이성을 자극하는 - 질문들이다. 이 질문들에서 대학 캠퍼스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저자의 이력과 고민이 묻어난다. 이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답은 쉬우며, 짧고 이해하기 쉬운 문체는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거기에 90쪽 남짓 되는, 비교적 얇은 책이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기독교란 무엇인지 잘 설명하고 있는데 ‘3장 기독교의 참모습’과 ‘4장 신이 있다는 두 가지 증거’에 걸친 기독교에 대한 소개는 신이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처음 신앙 생활하는 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4장에서 ‘신이 있다는 증거’의 ‘주관적 증거’로 제시한 ‘기도의 응답’에 나오는 저자의 간증은 덤이다.
또한 이 책은 복음 전도에 두려움이 있거나 불신자/무신자론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해 주어야 할 지 정리가 잘 안 되는 분들에게 유익하다. 불신자/무신론자들의 질문에 대답할 것을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충분하진 않더라도 필요한 해답을 제시하므로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신앙의 세계에 발을 디디기 힘든 이들을 돕고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진리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쓰였다. 그러므로 질문에 대한 답의 깊이에 대해 논하지 말자.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은 독자들은 저자의 추천도서를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신은 인간이 스스로 안전하게 하려는 삶에서 저항이고 위험입니다. 이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무신론’입니다. 이 무신론은 신의 존재에 대한 이론적 부정이 아니라 신이고자 하는 신의 권리를 거부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우리의 죽음의 영역에 들어와서 신의 삶의 영역으로 우리를 옮기셨습니다. 그래서 그의 영은 ‘생명과 평안’을 지향합니다(롬 8:6)."
(귄터보른캄의 ‘바울’중에서 p.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