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회개는 마음의 변화이고 삶의 궤도 수정이다
회개라는 주제만큼 교회에 긴급히 요청되고 시급한 주제가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회개를 통해 거듭난 사람들이고 그 이후에도 회개하는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고, 회개로 부름 받은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은 최초의 회개를 통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이후에도 반복적인 회개가 나타나야한다. 그래야 이 세상과 구별되어진 삶을 살아갈 수 있고 거룩하신 하나님과 친밀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선포되는 회개가 변질되었다. 강단에 선포하는 자들이 회개라는 것에 대한 성경적 정의를 왜곡하고 회개를 요구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경험하지 못한 채 피상적으로 선포하고 있다. 교회에는 회개가 가르쳐져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가르치기도 하고 교회 부흥과 성장을 위해서는 회개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가시적인 역사를 위해 회개를 선포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로 이루어지고 하나님을 향해 진실 되고 아름답게 살아가려는 인간의 진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회는 율법적인 의미로 회개를 가르칠 수 없고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위한 도구로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회개의 본질과 그것을 요구하는 하나님의 심정을 충분히 알아 성도들이 회개를 오해하여 멀리하는 게 아니라 이 회개를 사랑하여 자신을 개혁해가며 온전한 인격을 이루어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인생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본서는 짧지만 회개에 대하여 이 시대 교회가 왜곡하고 있는 것을 바로잡고 있다. 또한 일반 성도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을 고쳐주고 회개에 대한 성경적인 의미를 드러내주어 회개가 두렵고 피곤한 게 아니라 성도의 회복이고 기쁨임을 알려준다. 필자가 볼 때 저자는 이 주제에 대하여 언어적, 역사적, 성경적, 신학적으로 더 넓게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런 넓이를 출판사 시리즈의 특징답게 압축하여 탄탄하게 우리를 회개로 초청하고 있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는데, 1장은 “회개와 속죄”로 신자는 회개한다고 용서받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의 속죄를 기반으로 용서받으며 회개는 그 십자가에 의지해 마음과 삶을 돌이키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2장 “하나님은 회개를 요구하셔야만 한다, 왜”에서는 사울과 다윗을 예를 들며 율법적 회개와 복음적 회개의 차이를 설명하고 회개는 하나님과의 친밀함과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한 요청임을 알려준다.
3장 “회개하는 마음은 인자하심에 기댄다”과 4장 “회개하는 마음은 회복을 소망한다”에서는 시편 51편을 주해하여 어떻게 설교할 것인지 예를 들어준다. 자신을 바라보며 죄인임을 묵상하기,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의로우심을 묵상하기, 십자가를 바라보며 용서구하기, 마음이 회복되기를 구하기, 하나님을 기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구하기, 공동체가 회복되기를 구하기이다. 그리고 5장 “하나님께 회개하면 이웃을 사랑하게 된다”에서는 회개는 자기중심에서 탈출하는 것이고 참된 회개는 이웃을 향한 열매로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회개라는 것을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과 과거의 후회 그리고 게으름과 실수 등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회개는 그런 행위적인 것을 해결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우리의 마음 방향이고 전인적인 변화이다. 회개는 지성적, 감정적, 의지적인 변화가 동반되어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예배하는 것인데 우리는 너무 유아적인 수준에서 자신을 묶고 피곤해 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회개의 본질을 우리에게 깨우쳐 준다. 회개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와 화목하고 친밀하고 사랑을 나누기 원하는 하나님의 초청이고 배려임을 알려준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예배가 감격이 없고 신앙생활의 기쁨이 없는 이유는 잘못된 회개로 인해 근본적인 변화와 치유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자신의 죄인됨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회개를 통해 죄를 해결하려는 잘못된 접근에서 나온 현상인 것 같다.
회개는 죄를 해결하지 않는다. 죄는 오직 그리스도의 속죄를 통해서만 정결하게 되는 것이고 그 십자가의 사랑이 회개의 마음을 불어넣어 주어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간구한다. 그 십자가의 속죄를 의지하는 회개를 통해 죄는 해결되고 그 회개는 마음의 변화와 사랑의 방향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회개는 마음의 변화이고 삶의 궤도의 수정이며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발생시킨다.
끝으로 현대 교인들은 회개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회개하면 용서받는다는 습관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본서를 통해 회개의 본질과 목적이 무엇인지 발견하여 자유와 기쁨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이처럼 회개라는 아름다운 도구를 주셔서 그리스도의 그 신비한 사랑을 경험하고 성화되어 가도록 배려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 복된 예배가 회복되길 소망하고 아울러 그 회개가 더 많은 이웃에게 용서로 나타나는 삶이 되길 원한다.
그리스도인은 회개로 변화 받아 회개로 살아가야 되는 사람이다. 즉 회개하지 못하는 사람이 회개하는 사람으로 변화 받은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인은 부정한 마음이 정결한 마음으로 창조되었기에 기도하는 사람이고 그 기도는 회개의 기도가 되어야한다. 그리고 그 회개는 하나님의 사랑의 속삭임이고 행복한 초청이다. 짧은 책을 통해 나 자신의 회개를 회복하고 그 회개가 교회와 사회 속에 참된 회복으로 드러나길 소망하며 사랑할 수밖에 없는 회개의 책을 소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