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는 개혁주의 이신칭의
어떻게 죄인이 의롭다함을 얻을 수 있는가하는 문제는 모든 죄인들의 공통된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다름 아닌 루터가 종교 개혁을 일으킨 원인이 되었던 중요한 진리이다.
찬송가의 작시자로 잘 알려진 호라티우스 보나르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는 이신칭의에 대한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깊이 이해하게 해 주는 양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의 의미와 본질, 그리고 그것이 신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밝혀주고 있다. 그리스도의 의는 우리들에게 낯선 의이고, 그것은 주어진 의이며,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것인데 하나님께서 우리의 것으로 여겨주시는 의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에 흠뻑 젖어드는 감격을 맛보았다. 보나르는 인간이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입을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의롭게 되었음을 알리고 싶어하신다는 기쁜 소식은 1) 영적인 건강함의 진정한 원천, 2) 그 건강함을 유지하는 것, 즉 양심을 의로운 상태로 계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에 대하여 인간의 이성을 위한 새로운 사고를 제시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위한 새로운 발견, 그 자체가 되었다고 말한다.(p. 12)
이 책의 지면마다 보나르가 얼마나 그리스도의 복음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저자는 “그리스도의 "다 이루었다(요 19:30)"는 말씀에서 1) 죄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하심, 2) 그 분노가 의로운 방법으로 소멸되었다는 것, 3) 대속물이 제시되고 받아들여졌다는 것, 4) 대속물이 죽임당하고 불살라졌다는 것, 5) 그 진노가 죄인으로부터 그의 대표자에게 옮겨졌다는 것, 6) 죄인들을 향한 사랑 안에서 안식을 취하시며 죄인을 자신의 대속물의 완벽함 속에서 바라보시는 하나님이며, 7)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그분과 화목 되고 받아들여졌으며 온전해지고 그분의 은혜를 누리며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그분의 식탁 위에 차려져 있는 하늘의 양식을 먹는 죄인이라는 것이다.”라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p. 38)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정말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진리야말로 우리가 평생 두고두고 연구해야할 깊은 우물임을 알게 된다. 로마서 6:6에서 저자는 우리가 십자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세 가지를 보게 된다고 말한다. 첫째는 옛사람의 사망이고, 둘째는 죄의 몸이 멸한 것이며, 셋째는 죄의 종노릇에서 벗어난 것이다.(p. 57)
이신칭의에 대한 루터의 견해를 보나르는 8가지로 요약한다. 1) 공로가 없는 믿음이라 할지라도 구원받기에는 충분하다. 그리고 오직 그 믿음만이 죄인을 의롭게 할 수가 있다. 2) 의롭게 하는 믿음은 확실한 신뢰이다. 그것은 사람이 자기의 죄가 그리스도로 인하여 사함을 받았음을 믿는 믿음이다. 그리고 의롭게 된 자는 자신의 죄가 용서받았음을 확실하게 믿어야 한다. 3) 우리는 오직 믿음으로 우리의 공로에 관심을 기울이지도 그것을 필요로 하지도 않으시는 하나님 앞에 나타날 수 있다. 오직 믿음만이 우리를 깨끗케 한다. 4) 칭의에는 어떠한 사전 배치가 필요 없다. 믿음이 우리의 위치를 정하기 때문에 우리가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하나님의 약속과 은혜를 붙잡고 받아들이게 하는 수단과 도구가 되기 때문에 우리가 의롭게 되는 것이다. 5) 구원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심지어는 그것이 가장 거룩한 것이라고 해도 모두 죄이다. 6) 의인은 자기의 공로가 죄라는 것을 믿어야 하며 또한 그 모든 죄가 전가된다는 것을 반드시 확신해야 한다. 7) 우리의 의는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일 뿐이다. 그리고 의인은 지속적인 칭의와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에 대한 필요를 가지고 있다. 8) 의롭다하심을 입은 모든 자들은 동일한 은혜와 영광을 받는다. 그리고 모든 신자들은 가톨릭에서 말하는 성모 마리아나 다른 성자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귀하다(p. 164).
바로 이러한 진리가 루터로 하여금 종교개혁을 일으키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보나르는 의롭다함을 받은 사람은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1) 의롭게 된 자의 삶은 거룩한 삶이어야 한다, 2) 의롭게 된 자의 삶은 사랑하는 삶이어야 한다, 3) 의롭다 여김을 받은 자의 삶은 진지한 삶이어야 한다, 4) 의롭다 여김을 받은 자의 삶은 자비로운 삶이어야 한다, 5) 의롭게 된 자의 삶은 고매한 삶이어야 한다, 6) 의롭게 된 자의 삶은 결단의 삶이어야 한다, 7) 의롭게 된 자의 삶은 쓰임 받는 삶이어야 한다, 8) 의롭게 된 자의 삶은 지혜와 진리의 삶이어야 한다, 9) 의롭다 여김을 받은 자의 삶은 찬양과 기도의 삶이어야 한다, 10) 의롭다 여김을 받은 자의 삶은 늘 깨어 있는 삶이어야 한다(pp. 196-207). 결국 보나르는 칭의와 성화를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거듭해서 읽어야 할 책이다. 마지막으로 보나르의 십자가에 대한 찬송가를 소개함으로 서평을 맺고자 한다. "나의 의 되신 그리스도여 죄와 허물로 얼룩져 추하고 추한 나를 어찌 의롭다 하시나이까. 내가 지금껏 보았던 것은 십자가에 달린 주님이 아니라 주님께서 달린 십자가였나이다. 그것은 한갓 피조된 통나무 내가 의지할 진리가 아니었나이다. '다 이루었다'하신 그 말씀으로 영원한 의가 내게로 왔나이다. 이제 나는 의롭게 된 자답게 거룩하게, 거룩하게 살겠나이다."
저자 호라티우스 보나르
19세기의 저명한 스코틀랜드 복음 전도사이자 찬송가 작시자인 호라티우스 보나르는 경건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가 애든버러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할 때 그의 스승이었던 토마스 찰머스에게 영적인 영향력을 받아, 졸업한 뒤에는 스코틀랜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영적 부흥을 일으켰다. 그가 작시한 600여 편이 넘는 찬송시들은 그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고백이며, 한국 찬송가 공회에서 발행된 찬송가에도 그의 찬송시가 일곱 편이나 실려 있을 정도이다. 또한 그는 저술 활동을 통해 악한 시대 속에서 교회를 위협하는 거짓과 오류에 저항하여 담대하게 진리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