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 손양원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만남과 관계를 맺는다. 이리 저리 얽히고설키며, 때로는 사랑하다가 때론 죽도록 미워하는 지경에도 이른다. 좋은 만남이고 좋은 관계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관계가 얽혀 버리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어느새 서로 원수가 되어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는다.
이때 예수님의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 정의를 부르짖고 공평함을 주장하는 우리에게는 오히려 구약성경에 나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해법이 훨씬 맞아 보인다. 그렇게 하면 최소한 공평한 것 같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지만 그렇게 세상의 가치관을 가지고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세상의 가치관을 가지고 맺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뜻에 집중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성은 되는데 감정이 통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사로운 미움이나 원수 갚는 일에 얽매여 있으면 모든 정력이 그런 일에 소진되어 버린다.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서 살고 그분의 말씀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주님은 명확한 기준을 우리에게 주신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나를 용서하셨던 것같이 나도 용서해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하는가?’ 이 말의 의미는 다음의 의미와 같다. ‘우리는 얼마나 용서하는가?’ 혹시 상처와 고통을 주었던 과거의 원수들 때문에, 혹은 아주 가까이 있는 원수들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는 날마다 주기도문을 암송한다. 주기도문 중에 “하나님,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은 우리에게 먼저 용서의 책임을 부각시켜 준다. 우리는 예수님 때문에 하나님으로부터 용서 받은 사람들이다. 용서를 실천하자. 때늦은 회한이 아닌 말이 나왔을 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사랑하자.
그러나 잊지 말자. 사랑과 용서가 일순간에 되는 것은 아니다. 손양원 목사의 사랑과 용서라는 삶의 뒷자리에는 아버지 손종일 장로가 있다. 성품이 강직하고 옳은 일이라면 결코 타협하지 않던 손장로의 일화는 하나하나가 경이로울 뿐이다. 하지만 손 목사의 사랑도, 용서도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았으리라. 사랑과 용서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배경에서 그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끊임없이 견디고 인내하고 사랑하고, 또 용서했다. 그는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었다.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임했다(막 1:16)고 선포하시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의 모습으로 사신 예수님처럼 그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았으며 그의 삶의 목표는 분명했다.
주님은 어떤 사람도 원수가 될 수 없음을 가르치셨다.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가? 그래서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가? 잊지 말자. 우리는 믿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은혜와 용서, 사랑과 선의 영향력을 믿어야 한다. 바로 손양원 목사처럼.
저자 유현종
- 전주출생, 서라벌예술대 졸
- 1961년 문예지 <자유문학> 추천, 작가생활 시작
- 1974년 MBC-TV창사기념 대하 TV역사드라마 당선
- <현대문학상>,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서울문학대상>,
<자랑스런 한국인상(문학부문)> 등 수상
- 한국방송위원회 제1심의위원장, 중앙대 국문과 겸임교수
- (사)한국문학예술진흥회 회장, 서울홀리클럽 상임회장
주요 작품
- 단편집 <그토록 오랜 망각>, <여름에도 잎이 없는 나무>, <무도회의 권유>
- 중편집 <섬진강>, <두고 온 헌사>
- 장편<들불>, <불만의 도시>, <연개소문>(전7권), <대조영>(전5권), <임꺽정>(전5권), <천추태후>(전3권), <사설 정감록>(전3권), <천산북로>(전3권), <해왕 장보고>(전3권), <달은지다>(전3권), <사랑과 용서의 성자 손양원목사>, <유다행전>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