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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존 레녹스/홍병룡/아바서원/조정의 편집위원
어느덧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이라 불리는 세상에 살면서 많은 그리스도인은 이 사태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영적 거장을 만나고 싶어 한다. 물론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분명히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하실 수 있지만, 종종 그분은 세우신 일꾼의 입술을 통해 그 일을 하신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변증하기 위해 삶을 바친 존 레녹스는 단지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 대표적인 무신론자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일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위기의 순간에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왜곡되지 않고 납득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는 탁월한 변증가이다.
86페이지의 짧은 책이지만, 레녹스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이 주제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시간을 투자했다. 그는 “껄끄러운 면과 부족한 면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널리 양해해 주길 바란다”라고 겸손히 이 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독자 여러분은 이 책을 이런 식으로 봐주면 좋겠다. 나는 어느 커피숍에 당신과 함께 앉아 있고 당신이 표지에 나온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커피 잔을 내려놓고 당신에게 솔직한 답변을 준다. 다음 내용은 약간의 위로와 지지와 희망을 전달하려고 쓴 것이다(10페이지).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 계실까?”라는 당신의 질문에 존 레녹스가 친절하게 답변한다. 그 목적은 성경에 기반을 둔 기독교 세계관으로 지금 사태 속에서 위로와 지지, 희망을 주려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 세계관이,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오직 기독교 세계관만이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단단히 믿고 있다.
변증가로서 레녹스는 세계관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유신론으로 “세계를 창조해서 지탱하는 하나님, 인간을 자기 형상으로 창조한 하나님이 있다고 가르치”는 세계관이다. 둘째, 무신론으로 “우주가 존재하는 전부”이고 “초자연적 차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셋째, 범신론으로 “하나님의 개념과 세계의 개념을 하나의 비인격적 실체로 융합하는 세계관”이다(29페이지). 회의론이나 불가지론도 있지만, 레녹스 말처럼 모든 것을 회의적으로 보거나 알 수 없다고 믿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궁극적으로는 이 세 가지 세계관 중 하나를 모든 사람은 의지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저자가 묻는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서 무신론은 무슨 희망을 줄 수 있는가?’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대표적 무신론자의 세계관을 지지하는 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악하고 나쁜 것이라 말하지만, 정작 그 세계관은 악하고 나쁜 것을 규정하기 무척이나 어려운 세계관이다. 초자연적 차원이 존재하지 않고 우주가 존재하는 전부라면(물질이 전부), 과연 누가 악하고 나쁜 것의 기준을 정할 수 있을까? 이것은 유신론적 세계관이 무신론을 공격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 아니다. 정직하고 독실한 무신론자가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신이 없으면 도덕도 없다고 그들은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신론의 관점에서 악하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위해 우주 만물 속에서 투쟁하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병들고 죽는 숙주들이 생기는 것뿐이다. 물론 인간은 바이러스와 약육강식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격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아는 것만으론 팬데믹에 빠진 이들에게 충분한 위로나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독교 세계관은 다른가? 데이비드 흄이 주전 3세기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질문을 이용하여 기독교인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하나님은 악을 방지하고픈 마음이 있지만 그럴 능력이 없는가? 그렇다면 그는 무능하다. 그는 그럴 능력이 있지만 그럴 마음이 없는가? 그렇다면 그는 심술궂다. 그는 그럴 능력도 있고 마음도 있는가? 그렇다면 악은 어디서 오는가?”(36페이지).
기독교 세계관을 공격하는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악의 문제’이다. 초자연적인 신, 인격적이고 전능하며 사랑이 많은 하나님이 계신다면, 왜 악이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레녹스는 신중하게 악을 구분하여 설명하고(자연 재앙과 질병의 결과로 생기는 고난, 직접 책임을 져야 할 고난), 함부로 죄를 지적하여 불필요한 비방과 분노를 일으키지 말라고 권면한다. 동시에 그는 악의 원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의 죄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로봇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가진 사람이 하나님이 세우신 선하신 뜻을 거부하고 악을 택한 것이 모든 고통,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레녹스는 이를 통해 지금 겪는 고통의 책임이 하나님께 있다는 잘못된 고발에서 하나님을 변호한다.
이어서 저자는 하나님께서 도리어 인간이 자초한 죄의 결실, 고통과 악에서 어떻게 그들을 건지셨는지 소개한다. 성경의 세계관이 제공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복음을 선포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이 겪은 수많은 질병과 고통 중 하나에 불과하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수천만 명의 사람 목숨을 빼앗아간 질병과 전쟁, 독재를 경험했다. 하나님은 단지 그들 중 하나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쳇바퀴처럼 계속해서 인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모든 굴레에서 완전히 구원하기를 원하셨다. 그 일을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그분은 모든 질병과 고난 심지어 죽음도 이기는 권능을 보여주심으로 고통스러운 세상의 참된 위로와 희망이 되심을 입증하셨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심으로 인류를 묶은 죄의 사슬을 완전히 벗겨내셨다. 고통의 문제를 뿌리째 뽑아내신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기독교 세계관을 지지하는 이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것이 저자 존 레녹스가 이 책을 통해 결론적으로 권면하는 내용이다. 기독교 세계관을 가지고 지금의 사태를 바라보는 것,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를 기억하는 것. 그것이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며 그분의 뜻을 이루고 계신다고 믿는 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어쩌면 2021년 베리타스 포럼 주 강사로 존 레녹스가 한국을 방문할 때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많이 잠잠해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고통의 문제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되고, 모든 인류는 질병 그리고 종국엔 죽음을 운명으로 가지고 태어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밝힌 것처럼 기독교 세계관이 참으로 세상의 위로와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기독교인이 더 당당하게 믿고 살아내고 선포하여 변증할 책임이 있다. 이 짧은 소책자가 우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벧전 3:15).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바로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우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은 우리 속에 계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우리를 통해 세상의 참된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를 크게 선포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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