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신실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 안에서의 언약과 순종
신실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 안에서의 언약과 순종
그리스도인의 신앙에서 '칭의'는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죄인이지만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는 신앙고백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나의 주요한 논점은 하나님의 은혜로서의 '칭의'와 인간의 반응으로서 '믿음' 혹은 '순종'을 어떻게 연결하는가의 문제다. 이 문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거룩한 삶' 즉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마땅한 '행위'를 어떻게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결부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성경 연구에 관심이 많은 평신도로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이 문제로 17년간 씨름했다. 그리하여 성경에서 말하는 '칭의'의 의미를 다각도로 살핀다. 결국 칭의는 그동안의 도식처럼 여겨졌던 '믿음 대 행위'의 문제가 아님을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다양한 자료들을 종합하고, 그간 성경을 연구하며 정리한 '언약과 의'에 대한 주제를 풀어낸다. 흥미로운 지점은 팔머 로벗슨(O. Palmer Robertson, 1937~), 브루스 데머리스트(Bruce Demarest, 1935), 앨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McGrath, 1953~)로부터 N.T 라이트(N.T Wright, 1948~)와 제임스 던(James D.G. Dunn, 1939~ 2020), 김용규까지 그야말로 폭넓은 스펙트럼의 자료를 토대로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저자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료의 취합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자신이 선택한 결론을 주장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노아 언약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노아 언약의 역사성에 대해 꽤 많은 분량을 들여 진지하게 논의한다. 더불어 '창조, 타락, 회복'의 구원사관보다는 '창조, 타락, 새 창조'의 구원사관에 동의함을 직접적으로 밝힌다.
놀라운 점은 저자가 어떤 노선의 견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성경을 연구하고 폭넓고 깊은 주제 연구를 통하여 도출된 결과를 통해 자신만의 결론을 주장한다. 때로는 그것이 개혁파의 입장이 될 수도 있고, 새 관점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전제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성경에서 사용된 '언약'뿐만 아니라 '언약'을 이해하고 풍성하게 하기 위한 여러 개념들을 명확하게 하길 원한다. 그리하여 '죄', '죄 사함', '속량', '칭의' 등의 단어의 개념과 용례들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이 단어들이 성경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칭의론', '해석학', '언약과 의', '칭의론의 역사' 등 '칭의와 언약' 안에 논의될 수 있는 여러 질문들을 아우른다. 성서신학과 조직신학, 역사신학 등의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주어진 질문에 세밀하게 접근한다. 칭의와 언약,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와 인간의 반응에 대한 성경의 핵심적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라면 많은 통찰을 얻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