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둘로스호 최초 한국인 단장 최종상 목사의 기도 승전보
둘로스호 최초 한국인 단장 최종상 목사의 기도 승전보
현재 가장 오래된 해양 여객선, 둘로스.
‘떠다니는 유엔’, ‘복음 실은 21세기 노아방주’로 불리는 둘로스가 지난 6월 22일부터 8월 28일까지 포항, 부산, 목포, 인천을 방문한다. 둘로스는 타이타닉호보다 2년 늦은 1914년에 건조된 이래 화물선․이주자수송선․여객선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이후 1978년 독일에 본부를 둔 비영리국제구호단체인 ‘GBA’(Good Books for All: 좋은 책을 모든 사람들에게)가 이 배를 구입, ‘둘로스’라고 명명하고 현재까지 약 103여 개국 560여 항구를 방문하여 3가지 나눔사업(지식, 구제, 소망)을 펼치고 있다.
둘로스의 방한기간에 맞춰 둘로스 최초 한국인 단장 최종상 목사의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꾸준히 성장하던 영국인 교회 사역을 뒤로 하고 복음선에 헌신하게 된 저자의 신앙 간증과 2004년 9월부터 둘로스의 단장으로 재직하는 2년 동안 전 세계를 직접 돌아다니며 경험한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따라서 본서는 50여 개국 350여 명의 둘로스 선원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나라와 인종, 문화를 초월해 서로 연합하여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벅찬 감동의 이야기와 함께 현지 선교 정보와 경험․문제 해법 등을 맛볼 수 있는 선교 사역 보고서이기도 하다.
‘둘로스’는 정말 특이한 공동체다. 일단 이곳에 승선한 약 350명의 선원들은 모두 무보수로 일한다. 한 달에 20달러라는 용돈이 전부다. 게다가 18세가 되면 승선할 수 있어 선원들의 평균 연령이 26세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 2년 단기로 승선하기 때문에 9월에 90여 명, 2월에 60여 명의 사역자를 매년 교체한다. 만일 3백 명을 거느린 기업이 매년 절반의 직원을 교체하면서 회사의 비전과 정신, 기술과 품질, 고객관리와 판매망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둘로스는 이런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29년이나 지속해 왔으니 얼마나 특이한 공동체인가.
이런 한계와 어려움을 지닌 둘로스를 많은 나라들이 환영하는 이유는 50여 나라에서 모인 사역자들의 구성이 국제적이기 때문이다. 인종․나라․종교를 불문하고 정치성 없이 여러 나라에 봉사․이해․평화를 심으려는 정신이 국제적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배가 아닌 기도로 가는 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둘로스를 ‘떠다니는 그리스도인 유엔’이라고 말한다.
둘로스호의 길이는 130.35미터, 폭은 16.54미터, 그리고 무게는 6,804톤이다. 둘로스의 최대속도는 13노트(Knot)이지만 기름을 아끼고 기계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보통 경제 속도인 10노트로 항해한다. 노트는 바다에서 배의 속도를 재는 단위이다. 1노트는 시속 1.15법정마일과도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배가 10노트로 항해하는 것은 육상 차량이 시속 18.5㎞로 달리는 것과 같은 속력이다.
둘로스가 항해할 때 하루에 기름 13톤이 소요되며, 항구에 정박하고 있을 때에도 3톤 가량의 기름이 필요하다. 그동안 기름값이 여러 배 올랐으며 지난 2년 사이에도 두 배나 올랐다. 하지만 기름 살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항해를 멈춘 적은 없었다. 저자는 이것도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산 증거’라고 고백한다(251쪽).
둘로스에는 배의 밑바닥에서 기름으로 범벅이 돼 일하는 신실한 형제들이 있다. 저자는 그들이 둘로스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한다. 아마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형제들의 충성심을 보시고 둘로스호를 축복하시는 것이리라.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작은 일을 위대하게 받아들이는 자가 위대한 일을 하도록 초청을 받는다.” 토마스 제퍼슨도 같은 말을 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세계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가 하나님의 위대한 세계에서 가장 큰 일을 한다.”
이 책에는 동력축이 없어서 물을 전혀 쓸 수 없었던 둘로스가 기적적으로 동력축을 가진 러시아 배를 만난 사연, 아프리카의 가난하고 아픈 나라에 직접 들어가 그들의 마음을 만지고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이 머물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준 무궁무진한 둘로스 스토리가 가득 담겨져 있다.
저자가 말하는 가장 아프면서도 보람 있었던 경험은 지부티의 소말리아 난민촌 아르히바에서 가졌던 의료봉사다. 이때 둘로스 간호사들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하는 외국 의사를 도와 이틀간 이 난민촌에서 수백 명을 진료했는데 아르히바의 상황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짚과 종이상자, 비닐로 더덕더덕 기워진 수백 개의 움막이 무질서하게 모여 있었고 바닥의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는 온갖 오물이 썩어 악취가 진동했으며 공터에는 갖가지 쓰레기들이 뒹굴었다. 그리고 세수 한 번 해 본 적 없는 아이들이 그곳에서 맨발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수백 명을 진료하였지만 둘로스 선원들은 가져간 약품이 태부족이었다. 또 약을 주고는 왔어도 사람들이 과연 그 약을 제대로 사용할지도 미지수였다. 둘로스의 비디오 촬영 담당 선원은 이 세상의 어떤 카메라도 자신이 본 것 같은 장면을 찍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 비싼 카메라를 내려놓고 몇 사람이라도 더 도와야 한다는 충동을 수없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이들의 실상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비디오 카메라를 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둘로스는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가난한 나라에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찾아간다. 풍족하게 가졌지만 영혼이 목마른 이들에게 평생 마르지 않는 샘물을 제공한다.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에는 우연히 둘로스를 방문했던 프랑스의 유명 사진작가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둘로스를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이 여러분 같다면 이 세상의 문제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최종상 단장이 말하는 둘로스는 온전한 사람들이 모인 아무 문제도 없는 천국이 아니다. 오히려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들이 모여 아옹다옹 하며 작은 소리를 내면서도 단지 ‘둘로스’라는 동일한 배를 탔기에 서로 이해하며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 참된 연합의 모습을 보여 주는 그런 곳이다.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에는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불가능하게 여겼던 연합의 모습을 온전하게 이뤄 주시는 하나님만의 둘로스 스토리가 가득하다.
둘로스는 운항 중인 세계 최고령 여객선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세계 최대 선상 서점을 가진 둘로스는 어린이 도서에서부터 취미, 건강, 요리, 컴퓨터, 종교, 사전, 세계지도, 고전 소설과 전문 서적에 이르기까지 세계 언어로 된 6천여 종의 책 50여 만 권을 적재· 판매하고 있다. 지난 29년 동안 약 2천만 명이 둘로스 선상 서점을 방문하였다.
둘로스는 ‘둘로스 크리스투’(Doulos of Christ, 그리스도의 종)의 약자로서, 둘로스의 모든 사역자는 종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인종과 국가, 문화와 피부색을 초월해 남을 존중하며 섬기려고 노력한다. 둘로스 사역은 지식·구호·소망 세 가지로 나뉘어 있으며 전 세계를 돌며 구호물자 공급, 의료, 교육, 도서 기증의 활동 등을 펼치면서 국제 문화 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둘로스 사역의 중심은 현지인들의 영적·육적 필요를 채우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은혜, 동역자들의 헌신적인 기도와 지원으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1998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존 흄은 말하기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여러분이 한 지붕 아래서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현대 세계에 주는 엄청난 메시지입니다”라고 했다. 20세기 세계적 전도자 빌리 그레이엄도 둘로스 사역을 격려하면서 말하기를, “많은 선상 수양회와 사역을 통해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고 성도들이 지상명령을 이해하고 헌신하게 되길 기도합니다”라고 했다.
본서의 저자 최종상(Daniel Chae) 목사는 2004년 9월, 비서구인으로는 최초로 둘로스 국제공동체 단장으로 취임했다. 1952년 강릉에서 태어나 1971년에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그는 한국에서 경영학과 무역학을 공부했으며 런던 신학교(London School of Theology, 옛 런던바이블칼리지)에서 신학사와 철학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에서 신약학 객원교수와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8년에 한국을 방문한 오엠선교회의 로고스호(號)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선교 사역에 뛰어들었고, 그 후 로고스와 둘로스에 승선하여 세계 순회 사역에 참여했다. 둘로스 단장으로 사역하기 전에는 1997년부터 약 6년 반 동안 영국 런던 외곽에 이스트버리 교회를 개척하여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목회했다.
박사학위 논문 <Paul as Apostle to the Gentiles>는 로마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국내외 학자들에게 찬사를 받았으며 영국 파터노스터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방인의 사도가 쓴 로마서》(아가페)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사도 바울을 본받아 선교사, 목회자, 신학자의 경험을 갖춘 영원한 전도자가 되기를 소원하는 최종상 목사는 둘로스 단장직을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 주신 사명으로 알고 온전히 기도로써 감당하고 있다.
강준민 목사(동양선교교회)는 본서를 추천하면서, “이 책은 둘로스의 단장으로서 전 세계를 방문하며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최종상 선교사의 선교 보고서이자, 하나님이 둘로스를 통해 일하신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다. 나는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를 글로벌 시대에 쓰임 받기 원하는 젊은이들, 예비선교사, 선교동원가, 선교전략가와 각 교회 선교를 책임지고 있는 리더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극동방송 사장 김장환 목사는 “사도 바울을 배에 태워 선교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이 시대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을 둘로스로 불러 103개국 560여 항구도시에서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다양한 선교현장의 생생한 모습과 기도의 승전보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성도들이 직접 나가거나 보내는 선교사로 헌신하게 될 줄 믿는다”는 말로 본서를 추천했다.
지난 29년 동안 둘로스를 방문한 세계 각국 사람들의 수가 2천여만 명에 이른다. 둘로스는 한마디로 ‘떠다니는 성령 사역의 무대’였고, ‘속사도행전 속의 작은 거인’이었다. 종교와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넘어 수많은 갈급한 영혼들을 위한 구원의 방주였다. 본서를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평신도, 그리고 선교의 장래를 짊어질 차세대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적극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