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구속사적 설교의 표본을 가진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교회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듯 교회의 설교가 멈추었다. 그래서 하루속히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료제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읽게 된 이 책은 어쩌면 설교에 대한 치료제와 같이 느껴져 매우 반갑고, 설교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 같은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저자는 무엇보다 성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성경은 또한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난 신탁의 책이어서 해독하기 힘든 공식이나 심오한 잠언이 담긴 것이 아니다. 목사는 마술사, 마법사, 혹은 점쟁이 노릇을 할 필요가 없다. 목사는 신비주의자도 아니며, 알레고리나 예측을 하느라 느슨한 로프 위에 서 있는 곡예사도 아니다. 목사의 사역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 목사가 할 일은 단지 옛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일 뿐이다.”(30p) 그렇다. 성경은 하나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교회의 구속(救贖)을 위한 하나님의 옛 이야기를 계시하는 책이다. 하나님은 옛 이야기를 전하고 해설할 목적으로 교회 안에 구별된 봉사직을 제정하셨는데, 이런 봉사를 “말씀의 봉사”(22p)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말씀의 봉사를 맡은 설교자는 “하나님과 인간이 함께 가는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구속 받은 백성들의 미래 영광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 “자신이 이름을 나타내시고, 자신의 계획과 전략, 뜻과 결심을 드러내시고…이 모든 하나님의 계시”(25p)에 익숙해야 하며, 영지주의나 알레고리적 해석에 의해서 이러한 하나님의 계시를 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33-51p). 오히려 구속사에 익숙해야 한다. 그러므로 구속사는 하나님께서 역사의 과정에서 이 땅에 자신의 구원을 실현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67p).
오늘날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구원과 계시의 역사적 특성을 상대화의 원리로 사용하는 방식”(74p)을 경계해야 하며, 또한 모범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상대화의 위험은 그 시대에는 진리였지만, 오늘날은 진리일 수 없다고 보는 신조다. 그리고 모범주의의 폐해는 “모든 가난한 자는 사실상 예수의 화신으로, 예수는 사람으로서 가난한 자들과 동일시하고 노예와 같은 신분으로 낮추시며 이러한 방식으로 모든 버림받은 자와 연대하여”(77p), 위대한 구속의 역사를 이루신 구주가 아니라 역사적 예수로 보는 위험이다. 또한 우리는 성경을 마치 “전통적 교의학을 위한 일종의 증거본문을 수집한 책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처럼 합리주의적 방식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81p)
윤리적 그리스도 상(象)의 관점에 따르면, “예수는 심지어 불자가 수행하는 인내의 예시, 고통받은 인간의 대표자, 자선가의 원형, 사랑의 화신, 슬픈 영혼이 겪은 시련의 상징, 순수한 인간의 표본으로도 그려질 수 있다.”(102p) 구속사적인 설교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객관적인 역사와 계시를 주관주의로 해석하거나, “알레고리를 포함한 신플라톤적 신비주의”(104p)로 취급해선 안된다. 성경의 역사와 이야기를 전체 하나님의 구속사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에서 떼어내어, 단지 교훈적이고, 모범적인 예화로 사용하게 되면, “성경 역사를 파편화시켜 원자론적 취급을”(115p)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의 위대한 구속사역의 이야기를 “작은 조각으로 파편화시켜서 우리 입맛에 맞게 또한 우리의 제한된 지평 안에 끼워”(123p) 넣게 될 것이다.
구속사적으로 설교하는 자는 “구약과 신약의 성경의 통일성을 믿어야 하며…옛 이야기에 어떤 가치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내포된 가치를 끌어내야” 한다. 또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하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시면서 그들을 미래 영광으로 이끄셨던 “구속사의 추진력과 역동성”을 도출해내고,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하신 동일하신 하나님은 또한 구약 백성의 역사 속에서도 자신의 흔적을 새겨 놓으신…구약의 사실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움직이는 역사적 역동성”(88-89p)을 발견하여, 교회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렇게 구속사적 설교의 표본을 가져야 한다. 구속사적 설교의 표본을 가진다는 것은 결국, 설교의 수준을 보증하고, 그리스도의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감동적 사역을 이해하고 배우게 하며, “하나님은 우리의 인간 역사와 우리의 지면에서 자신의 구원 사역을 성취하셨음”으로 인해서(123p) 우리를 구속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경배를 올리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구속의 역사를 이루신 영광의 하나님을 경배하는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덧입고 영광스러운 교회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섬기는 봉사로서 설교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